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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학대 견디지 못한 사우디 자매, 자유 찾기 위해 홍콩行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9.02.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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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기자] 가족 학대를 피해 해외로 달아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잇따르는 가운데 자유를 찾길 원하는 사우디 자매가 홍콩에 체류하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 사우디 자매는 지난해 9월 스리랑카로 가족 여행을 갔다가 경유지인 홍콩 국제공항에서 사우디로 돌아가지 않고 호주 멜버른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려고 시도했다.

아버지와 형제들의 육체적 학대에 시달리던 이 사우디 자매는 이슬람 종교를 버리고 자유를 찾길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을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로 데려다주겠다고 말한 스리랑카항공 직원은 약속과 달리 이들을 에미레이트항공 카운터로 데려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행 항공권을 건넸다.

이 자매가 예약했던 캐세이퍼시픽 항공권은 이미 취소된 상태였고, 현장에는 주홍콩 사우디 총영사가 나타났다.

직원들과 함께 온 사우디 총영사는 자매를 억지로 끌고 가려 했지만, 이 자매는 실랑이 끝에 간신히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사우디의 교도소 관리인 자매의 아버지와 내무부 직원인 삼촌은 즉시 홍콩으로 와서 이들을 데려가려 했고, 자매는 다섯 달 동안 13번이나 거처를 옮기는 도피 생활을 해야 했다. 

이 자매는 제3국행 긴급 비자를 신청한 상태이며, 이들의 체류 허용 기간이 끝나는 오는 28일까지 그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자유를 찾아 고국을 떠났으며, 여성의 권리와 평등이 보장되는 나라로 망명이 허용되길 원한다"며 "평범한 젊은 여성으로서 폭력과 압제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가족의 통제와 학대를 피해 달아나려는 사우디 여성이 잇따르면서 이 자매의 향방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족 학대를 피해 해외로 달아나려다 경유지인 태국 공항에서 강제송환 위기에 처했던 사우디아라비아 10대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은 캐나다 망명이 허용돼 지난달 캐나다로 향했다.

이어 아버지의 통제와 학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노주드 알만딜이 트위터로 '구원'을 요청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 여성의 잇따른 '가출' 시도는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와, 가족 중 남성 보호자가 출국, 교육, 취업, 결혼 등 여성의 법적 행위를 승낙하는 권한을 갖는 '마흐람 제도'의 부작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서방은 물론 사우디 내 개혁적인 인권 단체들도 이 제도를 여성의 권리를 가장 크게 침해하는 구시대적 관습으로 지목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 자매가 지난해 9월 홍콩 국제공항에서 끌려갈 뻔한 사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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