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장필구 기자)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자타공인 만능 엔터테이너 가수 박일준을 만났다.
19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아빠가 돌아왔다, 가수 박일준’ 편이 방송됐다.
1980년대 인기 혼혈 가수인 박일준의 그 화려한 이면에는 남모를 아픈 사연이 있다.
박일준은 6.25전쟁이 끝난 직후에 태어났다. 미군이었던 아버지는 그의 존재도 모른 채 고국으로 돌아갔고 친어머니는 혼혈아라는 이유로 세 살이었던 그를 고아원에 맡겼다. 어릴 때부터 까만 피부 탓에 늘 놀림의 대상이었고, 이후 양부모 밑에서 자랐으나 유일한 가족이었던 그들마저 박일준이 가수로 성공할 무렵인 1970년대 후반에 세상을 떠났다.
유명인이 된 뒤에도 편견과 차별은 끝없이 이어졌고, 그 이유로 결혼도 어려웠다. 사람들은 그를 가까이하기보단 멀리했다. 어렵게 가정을 꾸렸지만 출생으로 빚어진 고통은 가족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박일준의 상처는 그를 똑 닮은 아들 박형우(38)와 딸 박혜나(35)에게 대물림됐다. 자녀들도 박일준이 그랬듯 놀림감의 대상이 된 것이다. 결국 박일준은 어린 아들 박형우를 친척이 사는 볼리비아로 유학 보냈다. 편견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훗날 가장이 된 아들 박형우는 “하루는 딸이 와서 ‘아빠는 얼굴이 왜 한국인과 다르게 생겼어?’라고 묻더라. 그제야 딸 친구들이 아빠가 외국인이라고 놀린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늘 이방인처럼 살아온 박일준에게 인생길의 유일한 친구는 술이었다. 돈만 벌어다 주면 되는 줄 알았던 가장 박일준은 가족을 챙기기보단 밖에서 술과 함께 한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다가 2002년 간경화로 인한 식도정맥 출혈로 쓰러졌다. 생사의 갈림길에선 그는 여섯 번의 대수술 끝에 가족들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뒤늦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은 박일준은 일이 없는 날엔 아침 일찍 손녀를 등교시키는가 하면, 동갑내기 아내 임경애(66) 씨를 따라 장 보는 나날이 즐겁기만 하다. 가족들은 달라진 박일준의 모습이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아내 임경애 씨는 “자식 생각을 안 했으면 (과거에) 이혼 했을 거다. 우리 애들한테 상처 안 주려고 산 게 벌 써 40년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그들 3대 가족은 똑 닮은 외모처럼 서로를 아끼는 마음도 끈끈하고 이제는 웃음 잘 날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박일준의 나이는 1954년생으로 66세다.
MBC 교양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매주 화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