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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돌학개론] ‘사회적 걸그룹’ 플로어스의 회사 엶엔터테인먼트와 만남…‘가치와 성공 사이’

  • 이정범 기자
  • 승인 2019.02.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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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정범아 일해라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덕질을 하네
 
일을 해야지 취미생활을 하네^^
 
정범이는 취미생활 하는데 돈을 주네 
 
잡덕정범 잡정범이라 불러야 겠네요
 
by MLB파크(엠엘비파크), 클리앙, 루리웹, 킥오프, FM코리아(에펨코리아) 등

이런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간만에 일을 좀 하러 갔다.
 
최근 톱스타뉴스는 사회적기업 엶엔터테인먼트에서 이 회사의 이철우 대표를 만났다. 다소 급작스럽게 성사된 만남이었던 관계로 주인공인 플로어스와 만나지는 않았다.

플로어스의 뜻 / 엶엔터테인먼트

 
플로어스(flor_us)는 지난 1일 31일 학교폭력 피해자를 위로하는 신곡 백일몽(白日夢)을 발표한 바 있다.

소속사 엶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12월 18일 발매된 플로어스(flor_us)의 첫 번째 미니앨범 플로어[스]쿨(flor_u[s]chool)의 미발표 수록곡 ‘백일몽(白日夢)’이 1월 31일 정오에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플로어스 / 엶엔터테인먼트

플로어스(flor_us)의 첫 번째 미니앨범 플로어[스]쿨(flor_u[s]chool)은 학교폭력 문제를 노래하는 앨범으로 학교폭력 방관자에게 이야기하는 ‘Voice(부제: 슬픈 이의 목소리)’와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전하는 ‘Masquerade(부제: 파티는 모두 끝났어)’로 구성됐다.
 
이번에 발표한 ‘백일몽(白日夢)’은 학교폭력 피해자를 위로하는 이야기로 플로어스(flor_us) 멤버 수화가 어릴 적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하여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그룹에 기자가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다소 단순하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이 생산한 가장 상업적인 문화상품인 K-POP아이돌에 ‘사회적 가치’를 담는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 글 마지막 즈음에 언급하겠다. 이게 이번 여돌학개론의 주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엶엔터테인먼트는 꽤나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회사였다. 소규모 사회적 기업이라 사무실과 연습실의 구분이 없었고, 사무실 여기저기에는 각종 인형과 대표 이하 직원들의 ‘덕질 이력’을 짐작케 하는 책들도 다수 있었다. 사무실보단 카페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하면 정확할 것이다.
 
이번에 대화를 나눈 이철우 대표는 본래 이벤트업에 종사했었다고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홍보 관련한 업무도 했었다고.
 
이런 그가 사회적 걸그룹을 런칭한 이유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공기관 입찰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영세한 사회적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일이 바로 행사 대행이다. 일단 사회적 기업으로서 인증이 된 회사인 경우 입찰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실제로 그 역시 그런 식으로 많은 행사들을 대행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행사 대행만 계속해서는 ‘사회적 기업’의 본질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래서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고 그 방향이 바로 ‘사회적 걸그룹 만들기’였다.
 
상대적으로 걸그룹 런칭보단 행사  대행이 지금 당장은 수익에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이쪽에 전력투구를 하기로 했다는 이 대표. 사람이 적기 때문에 행사와 걸그룹 운영을 동시에 진행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플로어스 / 엶엔터테인먼트

 
물론 현실적인, 당장은 아니라 할지라도 미래에는 반드시 닥쳐올 어려움은 있었다. 일단 행사 시장 자체가 예전에 비해 위축됐는데 경쟁은 더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벤트 시장도 예전보다 정말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가 기획사와 직접 컨택하는 분위기라 이윤을 잡을 수 있는 게 적어졌다. 컨택 범위도 축소됐다. 또한 사회적 기업 자체 2천개 가량 된다. 행사 자체가 전문성 없이도 들어오기도 쉬워서 신생기업들에게 기회 주려다보니 경쟁도 심해진다”
 
어느 아이돌이 쉽게 데뷔하겠냐만(심지어 현존 최정상 걸그룹인 트와이스도 데뷔 스토리를 살펴보면 구구절절하다) 영세한 사회적 기업에서 데뷔라는 것은 험난함 그 자체였다. 이날 만남에서 이철우 대표는 런칭 전까지 팀이 여러 차례 엎어졌었다고 고백했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의타의로 팀이 많이 깨졌을 때

 
이 말은 실로 진심, 그리고 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이 대표에겐 행사 대행이라는 ‘카드’가 한 장 있었으니까. 이 방향을 포기만 하면 다시 하던 것을 하면 됐다. 그는 이에 대해 “입찰하고 대행하면 노력하는 거만큼 기업이 지속은 되니깐”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그럼에도 결국 런칭까지 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2016년 오디션부터 들어와 데뷔까지 했다는 플로어스 지송. 이정도면 플로어스의 단군 아닐까  / 엶엔터테인먼트

 
이 대표는 “2016년부터 오디션 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들어와서 지금 데뷔까지 한 멤버가 있는데, 지송이라는 멤버다”라고 했다.
 
이어 “연습생으로서 혼자 남았을 때도 있었는데, 매일 나와서 연습했다. 물어보니깐 계속 연습을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자체가 엎어 질 것이란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 친구도) 끈을 계속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그 친구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던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플로어스 / 엶엔터테인먼트

 
사실 중간에 나간 연습생들을 탓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긴 하다. 영세 기획사, 어려운 환경, 불안한 미래 이런 걸 다 감수하고 데뷔라는 ‘선택’을 하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니.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면 후퇴라는 선택지도 당연히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기획하는 사람 입장에선 충격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 이야기.
 
이처럼 안팎으로 모든 것이 불안 투성이이며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게 피부에 와 닿는 것이 자영업의 세계. 그래도 그는 어려움보다는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다큐멘터리 영상 찍은 경험이 있다 보니 일부 영상은 직접 찍기도 하고, 지인 도움도 받는다. 뮤직비디오나 인터뷰 영상은 도움 주는 분들이 있다. 트레이닝비, 프로듀싱 등을 실가보다 저렴하게 해주는 분들이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통해 쌓은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그. 다만 중소기획사의 기적이라고 하는 쏘스뮤직(여자친구 소속사)의 소성진 대표나 MNH(청하 소속사)의 이주섭 이사 정도의 인적 인프라까진 없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소성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매니저 출신, 이주섭 이사는 JYP엔터테인먼트 매니저 출신으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자신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해 현재 공부 중이라고 말했다.

플로어스 / 엶엔터테인먼트

 
공부를 할 때 좋은 소리만 들을 수는 없는 노릇. 아이돌 전문 매거진인 ‘아이돌로지’에서는 플로어스의 ‘플로어[스]쿨 (Flor.u[s]chool)’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아이돌로지 ‘1st Listen : 2018년 12월 중순’ 콘텐츠 참조)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걸그룹이기는 하지만, 그게 시장과 평단의 냉정한 평가에서 빗겨나갈 명분이 되지는 못한다. 사회적 걸그룹이라 할지라도 ‘매력적이고 시장성이 있어야’ 살아남을 게 분명하므로.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오히려 우리 음악에 대해 ‘아이돌로지’가 관심을 준 것이 감사했다. 예산 문제 등으로 타협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지적을 받으니 뜨끔하기도 했다. 다음 앨범은 좀 더 보완 해야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는 그 역시 이 플로어스의 활동이 상업 활동임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긴 하지만 일단 기업에 초점을 맞춰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어떤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먹어도 맛이 있고 영양도 좋다. 옷 역시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다. ‘가격은 비싼데 제품은 좋다’ 이런 편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상품이라고 해도 시장 가치가 떨어져선 안 된다는 이야기. 그는 아래의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대신했다.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도 있고 비즈니스적으로 성공을 해야 한다”
 
이들이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무기는 뭘까. 대체로 이런 질문을 하면 나오는 상투적인 문장이 있지만 이 대표 말은 약간 달랐다.
 
그는 “일단 모두 성인이 된 이후 만난 친구들이다. 그렇다보니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면이 있다. 이 친구들은 되는 곳 막 찔러서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 회사가 어떤 곳인지 충분히 안 상태에서 당사자들이 선택한 팀이다”라고 전했다. 그냥 데뷔가 하고 싶어서 충분한 정보 없이 발을 들인 친구들이 아니란 이야기.

이어 “회사 차원에서 성격을 만든 것이 아니라 대외 활동할 때와 평소 성격이 비슷한 편이다. 그런 게 친근함을 유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플로어스 진현. 본래는 사회복지사가 꿈이었다고 한다. 특이사항에 사회복지사 1급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 엶엔터테인먼트

 
이어 “멤버 중 진현이라는 친구가 23-24살에 계약해 31살까지 함께 한다. 20대를 저희와 함께 투자 하는 것이다. 불안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잘돼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사실 진현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친구다. 그래서 부모님이 아이돌을 전혀 생각 안 했는데, 졸업할 때 쯤 우릴 만나서 데뷔까지 한다고 하니 놀라셨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지지해주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 대표 스스로 ‘어느 정도 나이가 찬 사람의 절실함’이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플로어스 / 엶엔터테인먼트

 
그는 “엶을 할 때 소셜벤처로 시작했다. 함께 많은 팀들이 소셜벤처를 하게 된다. 그중 대학생팀이 있어서 그분들이 아이디어가 더 좋고 했지만, 결국 살아남은 건 경력이 있는 절실한 사람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도 정말 절실하다. 다시 취업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지 않나.(이 대표는 40대라고 한다. 굳이 구체적으로 이 이상 나이를 물어보진 않았다) 이걸로 끝장을 보겠다. 엶을 성공시키겠다”고 전했다.

플로어스 수화.  ‘백일몽(白日夢)’은 학교폭력 피해자를 위로하는 이야기로
플로어스(flor_us) 멤버 수화가 어릴 적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했다고 한다/ 엶엔터테인먼트

 
엶과 플로어스의 목표는 뭘까.
 
첫 번째는 상업적 목표.
 
“올해는 멤버들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 고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고 싶다. 흑자 전환까진 아니지만 흑자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라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사회적 목표.
 
“테일러 스위프트가 문신, 마약 안 하는 게 팬들에게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방탄소년단(BTS)이 그런 역할을 잘하고 있더라. 목표는 가질 수 있지만 이루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방향은 그렇게 잡고 가려고 한다”
 
소박한 바람이기는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아이돌들과 기획사들이 이 정도의 상업적 목표를 이루지 못해서 꿈을 접는다. 그나마 비슷한 규모의 기획사들에 비해서 엶은 ‘사회적 걸그룹’을 런칭했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받은 편이긴 하다. 이 대표 역시 “비슷한 규모의 다른 회사들에 비해 자신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그럼에도 분명 한계는 존재한다고.

플로어스 진혜정. 대표 공인 팀에서 가장 ‘힙한 멤버’.
여중 찬조공연 갔을 때 가장 큰 반응을 얻은 멤버라고 한다  / 엶엔터테인먼트

 
이 대표가 주 수익원으로 기대한다는 행사 시장은 지금 걸그룹에게 그다지 유리한 시장이 아니다. 2013년 걸스데이가 ‘기대해’로 행사시장을 휩쓸던 때와 비교하면 시장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현재는 힙합 뮤지션, 여성 솔로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행사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멜론 실시간 차트가 행사 시장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대체로는 이들이 인원수도 걸그룹보다 적기 때문에 단가도 더 싸다.
 
광고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 다른 영세 소속사보단 출발점이 좋다고는 하나, 아직 이들 역시 ‘상업적 이익을 얻을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체급이 오른다고 해서 꼭 광고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현실의 냉엄함을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이야기로 텍스트를 채울 생각이었다면 이번 여돌학개론은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슬슬 앞서 이야기했던 ‘이 팀에 관심을 가진 이유’ 두 번째 이야기를 해야 될 타이밍이 된 것 같다.
 
기자는 약 한달 전 정도에 “[여돌학개론] 아이즈원 미야와키 사쿠라-이채연, ‘프로듀스48’과 ‘컬러라이즈’와 ‘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글의 주제는 ‘지음’(知音)이었는데, 이 주제는 보통 기자가 글을 쓸 때 즐겨 다루는 이야깃거리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보통 ‘존재의 확인’이라고 표현하는 편이다.
 
‘잘하고 있느냐’는 둘째 치고, 기자는 스스로를 ‘걸그룹 글을 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정의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최초의 사회적 걸그룹’이 탄생했다는 사실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때에도 나에 대한 정의가 흔들리지 않을 것인가. 이를 스스로에게 물었고 답은 ‘노’라고 나왔다. 심지어 ‘지음’(知音)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이런 팀을 외면한다면 일종의 ‘자기 배신’이 될 수 있다고도 느꼈다. 그래서 이번 편을 추진하게 된 것.
 
앞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콘텐츠로서 ‘사회적 걸그룹’을 선택했다고는 했지만, 엶의 이 대표 역시 원래 걸그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사회적 걸그룹’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한 이유 중에 이 부분도 적잖이 포함됐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번 만남은 걸그룹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감정에서 출발해 ‘그래서 걸그룹을 만든 사람’과 ‘그래서 걸그룹 글을 쓰는 사람’이 된 아저씨들의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람이 너무 ‘자신이 선의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주장할 때는 어느 정도 의심을 해봐야 한다. 그냥 단순히 가면을 쓴 경우야 상관없지만 가식과 가면으로 자신을 숨긴 뒤 나쁜 행동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정치인, 언론, 사회단체 누구 하나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이 대표와 만남에서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대표의 ‘눈’ 때문이었다. 이 대표의 눈에는 우리 안에도 늘 존재하는 혼돈과 불안감이 있었다.

엶엔터테인먼트

 
그 눈빛은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이 길 끝에 정말로 좋은 미래가 있는지 확신이 안 설 때 나오는 눈빛이었다. 초특급 금수저를 문 게 아닌 이상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눈빛이었던 것.
 
기자가 특별히 별 거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걸그룹’으로서 플로어스의 포지션과 가치,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는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마 이 대표 역시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인정이 절실했던 모양이다.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공인인증서’가 돼 줄 수는 없어서 미안했으나, 기자 역시 딱히 이 대표에게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다. 느낀 그대로 플로어스와 엶이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플로어스는 적어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확실한 팀이다.
 
플로어스를 보면 “아직 미혼인데, 자식이 있으면 이런 기분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그.

이 대표는 “실력, 인성 같은 것이 성장한다는 걸 느끼는 게 굉장한 보람”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어제 그제 (플로어스) 친구들하고 얘기할 때 ‘저쪽 어딘가 길이 있다. 굉장히 밝은데 뿌옇다. 뿌옇지만 밝은 거 같으니 조그만 가면 될 수 있을 거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상업 활동은 치밀하고 정교해야하기도 하지만, 이런 막연한 희망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냉엄한 세계이긴 해도 어쨌건 인간이 주체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변수야 어쨌건 간에 ‘희망’을 품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 ‘희망’ 안에서 먹힐만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뿐.
 
기자는 질문을 하는 직업이니 답까지 제시할 수는 없었다. 뭐 경제와 사업에 대해 그렇게까지 잘 알았으면 내가 사업을 하지 않았겠는가. 다만 세상에 이런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꿈을 가진 걸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 뿐이다. ‘걸그룹 글을 쓰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배신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 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아주 뜨거운 열망들을 스쳐지나가 듯이 담담하게 내뱉었는데, 이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번 여돌학개론을 마무리 하겠다.
 

해볼 만은 하다. 할 수 있다. 하고 싶다. 아무것도 없지만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싶다

 

P.S : 이야기가 마무리 될 때 쯤 플로어스 멤버들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연습하러 왔다. 너무도 담담히 연습을 준비하는 그 모습에서 진심으로 ‘존경심’이 생겼다. 기자보다 한참 어린 소녀들이지만 ‘인간으로서는’ 이미 그들이 본인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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