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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항거: 유관순 이야기’ 만세운동 그 1년 후, 또 한번의 만세가 있기까지 (종합) 

  • 김현서 기자
  • 승인 2019.02.1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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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서 기자] ‘항거: 유관순 이야기’ 출연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항거: 유관순 이야기’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번 시사회에는 조민호 감독, 고아성,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스크린을 빛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실존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터. 출연진들에게 영화 출연 계기를 물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컷

먼저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유관순 열사님의 이야기라는걸 알았지만 예상했던 일대기가 아닌 1년이라는 시간을 다룬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며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해 겁을 많이 먹었다. 감독님과 첫 미팅을 가지고 엄청난 신뢰를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김예은은 “되게 뜻깊은 영화다. 영광이었지만 자료가 많지 않아 걱정이 됐다. 그러던 중 배우들을 만나보고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류경수는 “배우 생활을 하며 두번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역할이 악하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영광스럽게 참여했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영화화가 시도되지 않았던 유관순 열사와 관련, 조민호 감독에게 제작 이유를 물었다. 

그는 “유관순 열사에 대해 남들처럼 피상적으로 신화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저 의지가 강하고 신념이 뚜렷한 여성으로 느꼈다”며 “우연히 서대문형무소에 갔다가 유관순 열사 얼굴을 봤다. 새삼 17살이라는게 다가왔다. 지금으로썬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눈빛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눈빛에 호기심이 생겼다는 조 감독은 “17살 소녀의 마음을 느끼고 파헤치고 덮여있던 소녀의 정신을 한번 살아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히 들었다”고 답했다.

극 중 담담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유관순 열사의 고문장면을 그려낸 점을 든 감독은 “가장 큰 고문 세가지었다. 엄청난 고문들이었다. 계속적으로 고통을 상상할 수 있게 연출하는게 더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자칫하면 가학적이고 피학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유관순 열사를 제대로 다룬 작품은 거의 처음이다. 때문에 배우가 가진 부담감이나 사명감이 남달랐을 터. 고아성은 “가장 처음에 했던 일은 멀리 있던 유관순 열사님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었다. 굉장히 성스럽고 존경스러운 분이다. 그 이외의 감정은 느껴본 적 없었지만 한 사람으로 표현해야했다. 다가가는 작업이 되게 죄책감도 있었지만 재밌기도 했다”고 답했다. 

그를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3.1 만세 운동’이 아닌 형무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유를 물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컷

조민호 감독은 “유관순 열사의 경우 4.1 아우내 만세 운동과 3.1 만세 운동에 모두 참가했다. 개인의 신분으로 나갔던 3.1운동과 달리 아우내 운동의 경우 주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 어떻게 활동을 했는지는 모두 의견이 다르다. 그가 감옥에 들어가고부터 일년동안의 사건이 있었을 거다. 8호실 감방 안 삶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살아왔던 18년동안의 삶을 훨씬 효과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고아성은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는 내내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이와관련 유관순 열사에게 연기적으로 어떻게 접근했는지 물었다. 고아성은 “익히 봐왔던 열사님의 사진 말고 어떤 표정을 지었을 지 생각했다. 영화 속에서는 후회도 하고 고민도 하는 모습이 보인다. 관객들이 볼 때 낯설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있었다”며 “원래 밖에서 잘 울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많이 울었다. 뭉클했던 시간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유관순을 비롯해 실존 인물들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북박친 장면이 있었는지 물었다.

류경수는 “이 인물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고민을 했다. 조선인으로써 왜 이렇게까지 해야할지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며 “힘들었던 장면은 고문장면이다. 촬영 중에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고 답했다.

이어 정하담은 “실제 일어난 사건이고 내 나이보다 어린 사람이 그런 일을 겪었다. 때문에 잘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예은은 “‘그때 그 시절의 그런걸 감히 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고 있는지 죄책감에 힘들어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고아성은 “처음 촬영 스케줄을 받고 영화 중후반에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장면이 있는 날을 카운트를 했다. 지금까지 해본 연기 중 대사가 가장 길었지만 결국 외웠다. 그 감정이 어렵고 부담도 됐다”며 “그 장면을 촬영하는데 오디오 감독님이 심장소리때문에 대사가 안들린다고 하셨다. 긴장 많이했다”고 답했다. 연기를 하며 모두와 눈을 마주쳤는데 컷 하자마자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고.

극 중 헌병 보조원 정춘영(니시다) 역을 연기한 류경수에게 촬영 내내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 묻자 “촬영 시작에 앞서 유관순 열사 묘를 방문해 절을 드렸다. 뭐 그렇게까지 하나라는 말도 들었는데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괜히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답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컷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컷

여성들의 옥사를 연출했던 점에 대해 조민호 감독은 “그 당시 여옥사 8호실이 개방됐다. 들어갔을 때 그 안에 많아봐야 10명이나 들어갈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사는게 불가능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 때문에 영화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25명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때문에 시나리오 집필 내내 좁은 방을 사용했다는 그는 “폐쇄공포증을 느끼며 작업했다. 그 안에 수감된 상황에서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찍을 때는 25명의 배우들이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그들이 아니었으면 8호실을 재현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영화 대부분이 흑백 화면으로 이루어진 ‘항거: 유관순 이야기’. 이와관련해 감독은 “좁디좁은 감옥에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희노애락을 표현해야했다. 당시의 형무소는 축사와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그걸 컬러로 촬영했을 때 가학적이고 피학적이기 때문에 못 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오는 27일 전국 극장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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