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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 수상자, 노벨평화상 코스타리카 前대통령 성추행 고소하며 미투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2.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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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78)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에게 성폭행 또는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스 사이트인 아멜리아루에다 닷컴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스 코스타리카 출신 야스민 모랄레스의 변호인은 전날 아리아스 전 대통령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소장을 보면 성추행 사건은 2015년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랄레스에게 연락해 책을 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가운데 일어났다.

모랄레스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법적 자문을 구했지만 3명의 변호사가 코스타리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리아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걸지 말 것을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는 그러나 최근 아리아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연이어 나온 피해 폭로에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 2명의 변호사가 법률 대리를 거절한 끝에 현재의 변호인을 찾았다고 한다.

성추문에 휩싸인 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78)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성추문에 휩싸인 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78)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는 "내가 존경하는 유명한 인사의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이었기에 충격을 받았다"며 "미투(#MeToo) 운동과 새로운 여성들이 성추행 폭로를 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 습관적인 행위였기 때문에 용기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된 성폭행 및 성추행 고소는 2건으로 늘었다. 검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핵 군축 활동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알렉산드라 아르세 본 에롤드는 지난 4일 검찰에 성폭행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아르세는 현지 일간 세마나리오 우니베르시다드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2014년 12월 수도 산 호세에 있는 자택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홍보국장 에마 데일리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재직 시절인 1990년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에 방송 기자로 일했던 노노 안티욘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1986년 대선 때 아리아스 캠프에서 언론 보좌관으로 일하던 중에, 책 편집자인 마르타 아라야는 2012년 한 회의에서 아리아스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각각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까지 모랄레스를 포함해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최소 6명이라며 중남미 미투 운동의 가장 두드러진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폭로가 잇따르자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 "어떤 여성의 의지를 거슬러 행동한 적이 없으며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양성평등을 제고하기 위해 싸웠다"며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아리아스는 1986∼1990년과 2006∼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중미 좌·우파 간의 내전 종식을 중재한 공로로 198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아리아스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자신의 이름을 딴 평화재단을 설립해 평화 증진과 군비 축소 운동을 펼치는 등 현지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 외에 2008년에 체결된 금광 개발 사업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