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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루팡] 설 연휴에 일하면서 러블리즈 브이앱 시청하다 느낀 점 6가지

  • 이정범 기자
  • 승인 2019.02.09 03:23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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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사족을 좀 붙이자면, 이번 월급루팡은 좀 도둑질 지수가 낮다. 왜냐면 이게 설 연휴에 근무하면서 도둑질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월급루팡이 에스프레소 수준이라면 이번 건 모 프랜차이즈 카페의 물 많이 들어간 아이스 아메리카노 정도 수준이다.
 
담당하는 분야가 분야다보니 아이돌 관련 브이앱을 종종 시청하게 된다. 시간이 맞아서 생방송 시청을 할 때도 있고, 재방송을 볼 때도 있고, 브이픽이 요약해준 것을 보기도 한다.
 
근데 개인적인 성향 상 어떤 식으로 시청을 하던 간에 채팅창은 좀 꺼두고 보는 편이다. 채팅에 참여할 의사가 없어서 그런 것도 있고, 인기아이돌 브이앱의 경우에는 글이 워낙 빨리(그리고 많이) 지나가서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해도 그게 뜻대로 잘 안 된다.

러블리즈 브이앱 홈페이지

 
다만 이번 설에는 좀 예외적으로 채팅창을 켜두고 브이앱을 시청했다. 주 대상은 러블리즈의 개인 브이앱이었는데, 근 며칠 연속으로 보다보니(멤버들이 돌아가면서 개인 브이앱을 진행했다) 재밌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 이번 기사는 그에 대한 이야기다.
 
1. 이름 불러달라는 댓글이 매우 매우 매우 많다. ‘너의 이름은’을 감명 깊게 봤거나 김춘수 시인의 ‘꽃’을 매우 좋아하는 모양이다. 스타와 쌍방향 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브이앱인데 그냥 ‘이름이 불린다는 이벤트 자체’에 집착하는 경우가 적잖이 보인다. 팬들끼린 하지 마라고 채팅을 하긴 하는데 워낙 채팅창에 글이 많이 올라오다 보니 지적하는 글들도 금방 휩쓸려 간다.
 
그리고 어느 국가 팬이라고 어필하는 해외팬들도 무척 많다.
 
ex) xx 이름 불러 주세요!, 왜 내 이름 안 불러줘요, 내 댓글 안 읽혔다ㅠㅠ


2. 누가 브이앱을 켜도 ‘스카이캐슬’ 봤냐는 질문이 똑같이 올라온다. 인기가 워낙 대단했던 드라마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현상이긴 한데 꼭 이걸 모든 멤버들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었냐 하면 그건 아닌 듯.
 
 
3. 누나 혹은 언니라고 부르는 네티즌들이 많다. 반대의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실제로 멤버들보다 어리거나 마음만은 급식인 어르신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
 
ex) 누나 사랑해! 나 17살이야.

러블리즈 케이 / 러블리즈 브이앱

 
 
4, 브이앱 주인공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질문이 많다. A라는 아이돌이 브이앱을 하고 있을 때 A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고 A의 동료들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아니면 타 아이돌과 친목을 많이 물어본다.
 
물론 물어볼 수 있긴 하지만 그 브이앱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망각한 듯한(혹은 주인공이 누구인지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네티즌들이 보이는 것도 사실.
 
상기한 형태의 질문들로 채팅창이 도배되는 타이밍엔 ‘이거 뭐 기자간담회냐?’는 혼잣말이 나왔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채팅창에 연예부 기자 몇 명 섞여있는 줄 알았다. 실제 가요 파트 기자간담회를 하거나 라운드 인터뷰를 하면 이런 질문들이 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ex) xx 언니 어딨어요?, xx 지금 뭐해요?, 친해진 아이돌이 있나요?, xx랑 친해요?, 친목하고 싶은 아이돌 있어요?

러블리즈 진 / 러블리즈 브이앱

 
 
5.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타의 실제 관심사와 맞닿아 있는 분야로 이야기가 전개돼야 ‘대화’에 가까워진다. 미주, 진의 브이앱 같은 경우에는 (여성) 뷰티&뷰티 아이템 이야기할 때 그러했다.
 
러블리즈의 팬클럽이 대표적인 남초 팬덤이고 실제 시청자 중 남자 시청자가 많았을 것인데도 그랬다. 덕분에 남성 시청자들은 시청 도중 여성 뷰티 관련 지식이 상승했다. 물론 실제로 써먹을 수 있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6. 누구나 접속해서 채팅을 참여할 수 있다 보니 악플러가 당연히(?) 존재한다. 근데 가만히 지켜보니 일반 가입자 말고 유료 가입자인 채널플러스 사용자 중에서도 악플러가 있었다. 채널플러스의 경우에는 채팅창에 채널플러스 유저라고 표시가 뜬다.
 
직접적인 악플 외에도 스타의 멘탈을 깨기 위한 용도로 날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멘트들도 간간히 보게 된다. 주로 ‘노잼 드립’이나 ‘나이 드립’이 여기에 해당한다. 명명백백한 악플러도 있고, 팬은 팬인데 본인 생각엔 이런 멘트들이 재밌다고 여겨서 날리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예능감이 부족하거나 기믹 상 ‘노잼 기믹’인 아이돌들이 있기는 한데, 어느 쪽이 됐던 간에 이런 멘트를 반복적으로 보는 것이 당사자로선 그리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러블리즈 서지수 / 러블리즈 브이앱

 
서지수 개인 브이앱 때는 나이 먹었다는 식의 채팅이 올라와서 이에 서지수가 다소 유머러스한 톤으로 일침을 놓기도 했다.
 
여기까지 읽는 분들은 눈치 챌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언급한 브이앱 중 하나가 설 연휴 논란이 있었던 브이앱이다. 이미 관련 기사가 여러 매체에서 많이 나갔으니 굳이 여기서 더 해당 이슈를 언급하진 않겠다.(생방송 중엔 해당 부분을 제대로 못 보기도 했다) 여기서 특별히 더 옹호하거나, 뭘 더 끼얹어서 비판할 생각도 없다.
 
다만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있다. 바로 브이앱 정도 되는 대형 콘텐츠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작동하는 안전장치가 ‘스타의 조심성’과 ‘강력한 멘탈’ 밖에 없다는 것이다. 본인이 브이앱을 진행하는 스타라 생각하고 위에 언급한 상황들(1번, 4번, 6번)을 가만히 상상해보시라.
 
위험이 도사리는 공사판에서 근무하는 것이 비록 본인 선택이라 해도 안전장치와 안전장비는 챙겨줘야 한다. 못해도 안전모는 꼭 착용하게 해야 한다. 리스크가 존재하는 직업이라 할지라도 그 리스크를 통으로 얻어맞는 것이 순리는 아니란 얘기
 
아프리카tv 같은 개인방송 플랫폼의 경우에는 매니저가 그 안전모 역할을 한다. 그들에겐 악플러의 채팅을 차단하는 권한이 있다. 뿐만 아니라 아예 방에서 내보낼 수도 있다. 물론 매니저가 있다고 해서 100% 클린한 채팅창이 되진 않고, 돌발 상황이 생길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나 그래도 최소한의 필터링은 된다. 현재의 브이앱은 그게 없다.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채널플러스도 딱히 안전장치로서 기능은 못한다고 봐야한다. 인간은 남을 욕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쓸 수 있는 생물이다.
 
브이앱이라는 플랫폼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는 한 비슷한 사건사고는 계속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례가 누적이 돼서 이득을 얻는 이해관계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명한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여담으로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다음 주 월요일 사무실에 출근해서 대표님과 마주할 상황을 대비 해 안전모를 챙겨 갈 예정이다.
 

P.S : 참, 유사한 질문이 많이 나오는 것은 팬들이 스타와 대화는 계속 이어가고 싶은데 질문 소재는 고갈이 되서 생겨난 현상일 수도 있다.
 
브이앱 속 대화는 질의응답 형태로 많이 진행되는데, 질문하는 팬 역시 질문을 어디 따로 비축해놨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쏟아내는 것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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