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서울대 교수가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 성추행 주장…서울대도 미투 논란 확산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2.07 23:58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기자] 서울대 교수가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해 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된 A 교수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B씨는 6일 각각 스페인어와 영어 그리고 한국어로 쓰인 대자보를 대학에 게시했다. B씨는 이 대학 서어서문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에서 일어난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대학원 과정 4년 동안 성추행 및 여러 성폭력 케이스,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도교수가 스페인에서 열리는 학회에 함께 갈 것을 강요했다"며 해외에서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발했다.

B씨는 "(A 교수가) 호텔 바에서 허벅지 안쪽에 있는 화상 흉터를 보고 싶다며 스커트를 올리고 다리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또 "버스에서 자고 있을 때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수시로 어깨와 팔을 허락 없이 주무르기도 했다"며 "남자친구를 사귀려면 사전에 허락을 받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성추행 피해 학생 기명 대자보 /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학생 기명 대자보 / 연합뉴스

B씨는 서울대 인권센터가 A 교수에 대해 3개월 정직 권고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징계'라며 반발했다.

B씨는 "모든 증거와 17명이 넘는 사람들이 작성한 진술서에도 불구하고 3개월 정직 권고라는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렸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 바람은 그가 파면돼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대 총학생회 학생인권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권력형 성폭력·갑질의 가해자 서어서문학과 A 교수를 파면하라"고 학교에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A 교수는 2017년께 외국의 한 호텔 내 술집에서 제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돼 서울대 인권센터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이후 인권센터는 A 교수의 신체접촉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대학에 권고했다.

이에 대해 A 교수 측은 "제기된 의혹들은 과장되고 왜곡됐다"며 "제자가 화상으로 입은 상처를 걱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접촉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A 교수는 제자들이 자신의 이메일을 무단 열람해 빼낸 자료를 대학 조사기관에 넘겼다며 지난달 중순 석사과정 대학원생 2명과 시간강사 1명 등 총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교수님, 이만 물러가시죠 -서어서문학과 A교수 사건에 부쳐'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공개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학생회는 그달 29일 서어서문학과 A교수에 의해 학생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신고가 있었음을 파악했다. 또한 해당 교수에 인권센터가 정직 3개월 처분을 권고한 것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페이스북 / 뉴시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페이스북 / 뉴시스


이에 대해 학생회는 대학가에 만연한 갑질과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입장문을 함께 게시했다.

학생회 측은 "우리는 또 다시 갑질과 권력형 성폭력을 마주하고 말았다. 교수들에 의한 갑질과 권력형 성폭력은 여전히 대학가 깊숙이에 깔려 있으며, 학생들은 추악한 손아귀에 내던져진 채 자신의 미래를 품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한 해 대학가를 휩쓸었던 미투를 겪고도 교수사회의 인권의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추악한 갑질/성폭력 교수들과 함께하는 교수사회가 진정으로 지성의 축일 수 있는가? 학문을 갈고닦고 미래를 꿈꾸기 위해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을 추악한 손아귀에 내버려 두지 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회 측은 A 교수에 대한 파면을 촉구했다.

학생회는 "사회대 H교수 사건으로 학생사회는 힘겨운 투쟁을 해왔다. 촛불을 들고 문 앞까지 찾아가도, 추운 바람 속에서 천막을 지켜내도, 꿈을 포기하고 자퇴서를 제출해도 정직 3개월 그 다섯 글자는 어찌나 단단한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계속된 징계규정 개정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것은 본부이고, 인권센터가 서어서문학과 A교수에게도 다시금 정직 3개월을 권고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 부임할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과 그가 구성할 징계위원회는 반드시 A교수를 파면하라. 또한 서울대학 본부는 교원징계규정을 개정하여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라"고 덧붙였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