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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엑스팩터 우승 임다미 (DAMI IM)의 데뷔 앨범 'DAMI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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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지난 가을, 세계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호주 '엑스 팩터'(The X Factor)' 에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한 여인이 등장했다.
 
'한국 출신'의 검은색 머리 동양인인 '임다미'가 머라이어 캐리 '히어로'를 부를 것이라고 소개했을 때만해도 심사위원들은 시큰둥했다. 
 
임다미 (DAMI IM) / 소니뮤직
임다미 (DAMI IM) / 소니뮤직
노래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반전됐고, 관중들은 열광했다. 평범한 외모의 동양계 여성의 등장에 시큰둥했던 심사위원들은 임다미의 파워풀한 가창력과 남다른 실력에 테이블 위에 올라서기까지 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동양인이 소화할 수 없을 거라는 자유로운 화음과 아름답고 깊이 있는 목소리는 모두를 감동 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고, 마치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의 꾸을 이룬 수잔 보일이 처음 등장해 노래를 했던 상황과 비슷하다고 하여, 호주판 수잔 보일 이라는 닉네임이 붙기도 하였다.
 
임다미 (DAMI IM) / 소니뮤직
임다미 (DAMI IM) / 소니뮤직
그리고, 2013년 10월 28일, 임다미의 기적 같은 스토리가 펼쳐졌다. '엑스팩터–그랜드 파이널' 에서 임다미와 함께 '톱3'에 오른 빅토리아주 출신 테일러 헨더슨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캠벨타운 출신 자이 웨이포드가 출연, 우승을 놓고 열띤 경연을 벌였다. 그녀는 자신을 있게 해준, 머라이어 캐리의 'Hero', 뮤지컬 드림걸스 삽입곡 'And I’m Telling You', 신곡 'Alive' 등을 불러 함께 참여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평범한 외모의 동양계 여성으로 등장한 임다미는 동양인 최초로 호주 엑스팩터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녀는 우승 직후, "우승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면서 "나처럼 특별히 멋지거나 돋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불렀던 머라이어 캐리의 'Hero' 의 노랫말처럼, 두려움을 던져 버리고, 내면의 마음을 보며 진심 어린 노래로 다가왔던 임다미! 그녀 자신은 지금 이순간, 세계가 사랑하는 감동의 주인공, 우리들의 ‘영웅(Hero)’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제는 흥미와 관심이 한풀 꺾였다 해도 오디션이 주는 변함없는 드라마와 카타르시스가 있다. 평범한, 혹은 불안한 인상의 출연자가 돌연 폭풍 같은 노래를 터뜨리는 순간이 대표적이다. 
 
임다미 (DAMI IM) / 소니뮤직
임다미 (DAMI IM) / 소니뮤직
그 의외성이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한다. 아직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재능의 싹이 갑자기 우리를 찾아와 발견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하고, 반대로 그 경험이 아직은 부족해 경연이 이어질수록 무대 완성도가 헐거워지기도 한다. 도전자들의 편차 큰 무대를 바라보는 우리는,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거듭해서 역할을 바꾼다. 우리가 까다로운 심사위원이 되고, 반대로 심사위원이 순박한 감상자가 된다. 도전자가 너무 잘해도 재미없다. 실력과 함께 긴장이 함께 따라야 한다.
 
호주 엑스팩터 다섯 번째 시즌의 우승자 임다미는 오디션의 전형을 두루 겪은 인물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녀는 처음 사전 인터뷰를 통해 한국 출신으로 K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미팝 친화적인 프로그램의 특성상 딱히 흥미로울 것 없는 출신이자 취향이었다. 선곡도 주목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머라이어 캐리의 ‘Hero’를 준비했다고 말한 순간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영 시큰둥했다.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제대로 소화하기엔 어려운 노래, 그래서 디바를 흠모하는 꿈나무들의 상투적인 도전 과제이지만 결과가 미흡하다면 소음의 나열에 지나지 않을 노래라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지극히 오디션적이다. 머라이어 캐리 같은 절제의 도입부, 그리고 머라이어 캐리 같은 발산의 후렴구가 제대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인물에게서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던 실력이 나온 것이다.
 
그녀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두루 겪은 변화 또한 오디션의 전형적인 극적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Hero’를 통해 네 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다음 단계로 진입했지만, 중간에 가사를 까먹는 바람에 탈락 위기를 맞았다([슈퍼스타K]의 존박과 유승우가 생각난다). 임다미 스스로도 자신의 운이 여기까지라고 믿었다. 그러나 예정된 도전자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면서 어부지리 격으로 다시 기회를 얻게 된다([슈퍼스타K]의 버스커 버스커가 생각난다). 그리고 이후의 결과는 우승이다. 우승에 도달하기 전까지 실수 때문에 당황한 순간도 있었지만 반대로 뛰어난 노래와 무대 연출로 끝없이 이어지는 기립 박수를 얻어낸 순간이 있었고([슈퍼스타K]의 강승윤이 생각난다), 처음엔 단정하고 단아했던(그래서 평범했던) 그녀의 스타일은 회를 거듭하면서 화려하고 과감해지기 시작했다([슈퍼스타K]의 장재인과 김예림이 생각난다).
 
결승전에서 소개했던 신곡 ‘Alive’는 호주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곡이다. 프로그램에서 소화했던 노래들, 제니퍼 허드슨의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29위)과 머라이어 캐리의 ‘Hero’(62위) 또한 차트를 경험했다. 임다미의 첫 앨범 [Dami Im]은 오디션을 통해 우리와 만났던 친숙한 노래, 그리고 대회 직후 차트에 진입한 노래들의 모음이다. 덧붙여 그녀 음악의 풍요로운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료집의 성격까지 갖는다. 차트에 진입한 노래들은 그야말로 디바 지향적이다. 믿음직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터뜨리는 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임다미의 색깔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노래들이 있다. 푸 파이터스의 원곡을 해석한 ‘Best Of You’, 유투의 ‘One’, 프린스의 ‘Purple Rain’이 대표적이다.
 
어디서나 막히지 않고 시원스럽게 터뜨리는 보컬은 임다미의 강점이다. 시작부터 강하게 노래하는 ‘Best Of You’가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힘을 비축해둘 줄 안다. ‘One’에서 드러나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태도가 그렇다. 결국 ‘Hero’에서 처음 보여줬던 빼어난 강약조절을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각각의 노래에 적용하는 것이다. 앨범 이력이 지속된다면 일관성을 찾아야 한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검증된 팝과 록의 재해석이 아니라, 자신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노래에 대한 갈망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막 오디션의 품을 벗어난 그녀는 대회를 통해 보여줬던 다채로운 능력과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그녀는 젊다. 소화의 폭도 넓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일찍부터 음악을 접하고 오랜 기간 훈련해왔던 믿음직한 과거가 있다.
 
1988년생 임다미는 아홉 살에 엄마와 동생과 호주를 찾았다. 지금은 함께 살지만 당시에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가족을 지원했다고 하니 기러기 가족이었을 것이다. 독실한 크리스찬 가정에서 태어나 교회에서 음악을 만나 현지와 한국에서 가스펠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어린 날 처음 교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던 날 황급히 무대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부끄러워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긴장의 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친숙한 교회와 집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녹음하면서 목을 틔웠고,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함께 배웠다. 노래는 오랜 연습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 유전자의 영향이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어머니와는 닮은 듯 다른 길을 걸었다. 그녀도 역시 전공으로 노래를 택했지만 분야가 좀 다르다. 재즈 보컬이다. 대학 친구들과 함께 보컬 그룹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크고 작은 노래 경연을 전전하다가 마침내 엑스팩터에 도전해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결혼해 브리즈번에 살고 있지만, 대회 이후 부르는 곳이 많아져 멜버른이나 시드니 같은 호주의 중심도시로 집을 옮겨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이야기한다. 이사를 고민하는 것 이상으로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일례로 호주 사회에서는 ‘다미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전세계 오디션의 전형적인 기승전결을 경험한 주역이지만, 출신과 생김새 등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이 예사와 달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동양인 최초의 비-아시아 오디션 우승자라고들 하지만, 대회 이후 이루어진 한 인터뷰를 통해 임다미는 인종 이전에 이민자 이야기를 한다. 호주에서 이민자가 주류 사회에 진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자신의 우승이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녀는 대회를 통해 노래를 표면적으로는 노래를 남겼다. 그리고 그녀의 우승은, 그 이상의 변화를 남겼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오디션의 진짜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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