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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이트’ 심희섭 “돈 없어 피 뽑는 준호 캐릭터, 대학 졸업한 내 모습 생각나”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9.01.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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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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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심희섭이 달라졌다. ‘메이트’ 속 준호를 연기한 심희섭은 캐릭터와 자신을 완벽하게 동일시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메이트’ 심희섭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정대건 감독의 영화 ‘메이트’는 더 이상 상처받기 싫은 남자 준호(심희섭)와 가진 건 마음 하나뿐인 여자 은지(정혜성)의 연애성장담을 그린 작품.

‘메이트’는 장편 다큐멘터리 ‘투 올드 힙합 키드’(2011)와 단편영화 ‘사브라’(2014)를 만든 정대건 감독의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장편연구과정을 통해 나온 영화다. 

앞서 ‘메이트’는 지난해 5월 열린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개봉 확정이 안 된 상태였다.

전주국제영화제 당시 심희섭은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기운으로 느껴지는데 모호했다. 상업영화가 아니라 관객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많지 않다 보니 자신의 연애를 뒤돌아본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영화제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와 일반 개봉 후가 또 다르다. 그때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긴장감이 흘러서 편하게 뭔가를 못했다. 개봉했을 때 정말 다양한 반응이 나올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전했다.

약 2년 만에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는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다행히 개봉해서 감독님한테 정말 좋은 일이 됐다. 촬영한 지 2년 정도 돼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많이 기대가 된다”며 “준호와 같은 나이대인 20대 또래분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많이 기대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극중 준호는 정말이지 일상적인 20대 남성 캐릭터다. 사회에 처음 나와 돈은 없고, 외롭지만 책임은 지기 싫어한다. 그동안 훈남 이미지로 대표됐던 심희섭은 기존의 이미지가 지워질 정도로 준호 역을 소화해냈다.

심희섭은 ‘메이트’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당시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준호가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딜 때의 막막함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누가 보기에는 비인간적으로 보일 만큼 연애에 무심한 캐릭터다. ‘나 외로운데 필요한 사람 있으면 우리 각자 외로울 때 편하게 만나자’. 모질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또 그러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도 그랬다”며 “착한 사람 콤플렉스 때문에 나쁘게 보일까 봐 쉽사리 그렇게 내뱉지 못한 캐릭터가 아니라 오히려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얘기하는 준호를 보면서 속 시원했다. 은지를 만나면서 그런 부분이 조금씩 다듬어졌다. 마냥 제멋대로가 아니라 그래도 조금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작은 성장을 하는 이야기다. 멜로를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작품 출연 계기를 밝혔다.

영화 속에서는 돈이 없어 피를 뽑으러 가는 준호의 모습이 등장한다. 심희섭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군대에 다녀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하철에 생동성 실험 홍보 문구를 봤다. 신청은 했는데 가보진 않았다”며 “피를 뽑는다는 게 내가 내 몸 한구석을 남한테 단순히 준다는 행동은 상관없는데 돈 때문에 마음 한구석에 스스로 연민이 올라오는 거다. 굳이 이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준호가 젊은데 피를 뽑고 우울해진다. 열심히 일할 생각을 안 하고 생각보다 게으르다. 어머니랑 관계도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만나면 삐뚤게 행동한다. 내가 답답한 건데 부모님한테 전가하는 모습이 바보 같기도 하다. 자기가 잘못한 것도 없고 남한테 피해 받은 게 없는데 나는 하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자꾸 어긋나는 준호의 모습들에 공감했다”고 고백했다.

반면 실제 연애 스타일과 준호의 연애 스타일은 정반대다. 심희섭은 “옛날을 생각하면 완전히 다르다. 상대적인 거지만 준호랑 똑같이 행동하거나 말한 점이 없다. 제가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기억을 지워버린 걸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심희섭의 모습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역을 위해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냐고 묻자 “따로 시간 내서 준비는 안 했다. 아버지가 카메라를 예전부터 좋아하셔서 저도 중학교 때 잠깐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며 “물론 엉성하면 안 되니까 몸에 자연스러움이 배여있게 포즈 같은 걸 참고하고 보긴 했다. 정식적으로 수업을 받으면서 실제로 뭔가를 배우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정혜성은 “촬영을 하면서 저를 찍은 것 중에 잘 나와서 스틸로 쓴 게 있다”며 캘리그래피 인터뷰 장면을 언급한 뒤 “준호는 사진을 찍는 게 단순한 밥벌이라 심희섭이 중점을 안 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희섭은 결말에 대해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났을 때 그 사이에 변화가 있었다. 서로 꿈을 이뤄서 다시 만나는 영화 ‘라라랜드’의 작은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정의했다.

관객들의 예상 반응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심희섭은 “예상할 수 있는 멜로라고 생각하고 보면 살짝 의아할 거다. 남녀 주인공의 행동들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보기 불편한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경계에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정말 편안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보면 귀엽게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조금은 모자랐던 내 모습이 생각날 수도 있으니 편하게 보고 가볍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지난 2013년 독립영화 ‘1999, 면회’로 스크린에 데뷔한 심희섭은 그동안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스크린, 뮤지컬, 예능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했다. ‘메이트’는 ‘1999, 면회’와 ‘흔들리는 물결’, ‘속물들’을 이은 네 번째 독립영화 주연작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SBS ‘사랑의 온도’와 OCN ‘작은 신의 아이들’로 시청자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심희섭은 “처음에 드라마를 했을 때 적응을 못 했다. 제일 처음 독립영화 ‘1999, 면회’를 찍을 때 천만 원으로 13일, 13회차를 찍었다. 그 뒤에 상업영화인 ‘변호인’을 했다. 독립영화에서 상업영화로 갔다가 다시 드라마를 하니 워낙 갭이 다 컸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를 처음 할 때는 많이 어설펐지만 인지도가 필요해서 계속했다. 하다 보니까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더라.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를 같이 병행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요즘 추세가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배우들의 생각도 많이 좁혀졌고 보는 분들도 그런 것 같아서 정말 좋다. 제가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좋은 거 있으면 시켜주시면 뭐든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심희섭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끝으로 심희섭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차기작은 정해진 게 없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빨리 하고 싶다”며 “지난해 5월 작품이 마무리되고 나서 한 게 없다. 더 오래 쉬면 큰일이다 생각해서 올 초에 빨리 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데뷔 7년 차 배우 심희섭에게서는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는 심희섭은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배우가 됐다.

심희섭과 정혜성이 출연한 정대건 감독의 영화 ‘메이트’는 지난 17일 극장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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