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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증인’ 정우성, “결핍에서 비롯된 다름…장애에 대한 편견 없었다”

  • 한수지 기자
  • 승인 2019.01.2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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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지 기자] ‘증인’ 정우성이 자폐에 대한 솔직한 견해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증인’의 주역 정우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다.  

정우성은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증인 같은 영화를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고, 한동안 한국 영화계 그런 시나리오를 찾아 보기 쉽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전해주는 잔잔한 마음의 동요가 관객들도 고스란히 느껴졌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시나리오가 갖는 담담히 훼손될 수 있는데 다행히 내가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서 안도했다”고 답했다.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앞서 김향기는 이미 17년 전 광고를 통해 정우성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어린 꼬마였던 김향기는 어느덧 올해 스무살이 돼 정우성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로 성장했다. “인연의 연결 고리일 뿐 그때와 지금의 향기 씨는 비교할 수가 없다. 잊고 살다가 향기 씨가 전해준 얘기를 듣고 알게 됐다. 그전엔 향기 씨의 작품을 보면서도 인식 못하고 있었다가 그 얘기를 듣자 신기한 대상인 거다. 감회가 새롭다. 현재는 그때처럼 마냥 어린아이처럼 볼 수 없고 동료 배우이자 프로로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향기가 출연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과 ‘신과 함께’를 보면 눈빛이 깊다. 조숙한 생각을 가질법한 그런 눈빛을 가진 배우구나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보니 정말 진지하고 사고를 성숙한 방향으로 하려고 하는 친구다. 말수도 적고 진지하고 맡은 배역이 사회에 노출됐을 때 부수적인 작용까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거듭 상대 배우인 김향기를 칭찬했다.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은 ‘증인’을 소개하는 내내 ‘따뜻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어떤 부분이 가장 그에게 와닿았을까. “아버지와의 일상. 그 안에 놓여있는 무덤덤하고 틱틱거리는 모습들 속에 사랑의 온도가 존재하는지 당사자들은 모른다. 무덤덤하게 서로 내뱉는 교감이 따뜻함을 전한다. 또 지우와의 소통 방법, 지우에게 다가가려는 노력과 지우가 순호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삼자입장으로 보게 되니까 담담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영화의 베이스는 따뜻하고 감동적이지만 부분부분 웃음이 터지는 개그 코드들도 존재한다. “유쾌한 부분은 톤으로 의도했다. 일상생활 속 반응들 엉뚱하지만 귀여운 모습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모르고 지나가는 부분도 많다.  삶의 선택에서의 갈등 고민 안에서 마냥 무겁게 가져가는 것보다는 그가 가지고 있는 성격 안에서의 리액션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 부분은 엉뚱할 수 있는 부분 있겠다고 생각해서 조금 가볍게, 조금 유쾌하게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향기가 증인으로 선 법정 신은 자칫 감정 과잉될 수도 있는 중요한 장면. 그러나 정우성은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덤덤하게 연기했다. 그는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캐릭터다. 그 정도 연기를 하면서도 드라마틱 한 연기를 하는 건 아닐까 경계했다. 법정 재판 과정을 보면 굉장히 심각하지만, 실제 사건 속 법정의 온도 역시 더 담담하고 감정이 섞이지 않을 것 같았다.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과하게 표현함으로써 관객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며 캐릭터를 표현해 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이 연기한 순호는 끊임없이 현실과의 타협 안에서 갈등하고 지우를 만나면서 점차 변화해 가는 인물이다. 그가 생각한 순호의 매력에 대해 묻자 “실리와 합리를 앞세워 타협이라는 걸 한다. 인간적 갈등을 겪고 있는 순호의 딜레마가 매력일 수 있겠다. 캐릭터 만의 매력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교감이 사실 더 매력 있게 다가왔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누구나 현실과 타협 사이에서 고민했던 순간이 분명 존재할 것. 정우성의 극복 방법이 궁금해졌다. “타인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온정한 존중과 예의가 관계를 만드는 것이고 관계가 결국 사회를 만들고 국가가 된다. 내 자리에서 본분을 지키며 타인을 대할 때 얼마나 정중하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순호는 지우가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실제 정우성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편견은 없었다. 관련 다큐들을 보면 발달장애라는 것이 어떤 결핍으로 비롯된다. 일반화되는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발달장애라고 표현하는 것. 사실은 엑스맨에 나오는 히어로들도 발달장애가 극대화되서 초능력이 된 것이다. 단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닌 그가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 했을때 더 아름다운 사회 일원으로 공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자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의 이야기인 것 같다. 문제는 그들의 존재가 아니라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다. 그들을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 지우가 던지는 질문은 순호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많은 관객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정우성은 “거창하거나 클 필요는 없다. 사소한 게 습관이 되는 것 처럼 누군가를 대할 때 감정 교류가 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상대적이고 얼마만큼 상대를 존중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에 대한 신념을 전했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정우성, 김향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증인’은 오는 2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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