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여돌학개론] 아이유 10주년 콘서트에서 은퇴한 大 ‘마쉬멜로우’ 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

  • 이정범 기자
  • 승인 2019.01.10 12:49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범 기자] ‘빙봉’을 보내는 ‘인사이드아웃’ 관객의 마음으로 大 ‘마쉬멜로우’ 선생님의 은퇴 길을 정중히 배웅하옵니다.
 
카카오엠에 따르면 아이유는 지난달 17~18일, 양일에 걸쳐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8 데뷔 10주년 투어콘서트- 이 지금’을 열고, 전국투어 중 서울지역 공연을 ‘퍼펙트 성료’했습니다.
 
서울지역 공연 중 페이크 다큐와 애니메이션 장르 코너에서 아이유는 ‘스물셋’, ‘삐삐’, '팔레트', ‘너랑 나’등을 열창, 본무대와 돌출무대, 관객석 사이사이를 누비며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했습니다.
 
‘마시멜로우’, ‘러브어택’, ‘Boo’로 이어진 무대에서는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오랜 마스코트로 활약해 온 캐릭터 大‘ 마시멜로우’ 선생님의 은퇴무대가 거행되는 등 센스 넘치는 연출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그리고 얼마 전 아이유는 마지막 투어지역 제주에서 대대적인 10주년 투어의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그는 지난 주말,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10주년 투어콘서트 이 지금- 커튼콜’을 개최하고 제주지역 팬들과 함께했습니다.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이처럼 아이유의 콘서트와 가수로서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이제 ‘마쉬멜로우’ 선생님은 볼 수 없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가득 찹니다.
 
이에 이렇게 귀한 분께 누추한 편지를 보냅니다.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마쉬멜로우’ 선생님께
 
제가 선생님의 존안을 뵌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강원도 모 부대의 TV브라운관 앞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옆엔 노래하는 목소리는 달달한데 말하는 목소리는 다소 허스키하고 웃음소리가 호탕하며 스모키 화장이 진한 소녀가 한명 서 있었지요.

엠넷 ‘엠카운트다운’ 영상 캡처
엠넷 ‘엠카운트다운’ 방송 캡처

 
그 해 그 소녀는 ‘Boo’라는 노래로 ‘엠카운트다운’에서 컴백 무대를 가진 적이 있는 아이였습니다. 데뷔한 줄도 몰랐는데 저 어린 친구가 무려 컴백을 했다고 해서 매우 놀랐습니다.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그 친구가 나중에 엠알제거 열풍에도 살아남아 무서운 신인으로 알려지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는 비주얼을 담당하는 MC로부터 ‘매의 눈빛’을 받아 화제가 되었지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 캡처

 
그때 당시 활동곡은 ‘있잖아’였지요. 백댄서 분들이 치어리딩을 하면서 IU라는 글자를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kbs2 ‘뮤직뱅크’ 영상 캡처
kbs2 ‘뮤직뱅크’ 방송 캡처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뜰 것 같았던 그 소녀는 기타 한 자루 꼬나들고 ‘세바퀴’, ‘스타골든벨’ 등의 예능에서 명곡 메들리를 용맹하게 선보였습니다. 지금 다시 기억을 더듬어 봐도 기타를 들었을 때 그 소녀는 방천화극을 든 여포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mbc ‘세바퀴’ 방송 캡처
mbc ‘세바퀴’ 방송 캡처

 
여튼 제가 선생님을 뵀던 그 해 그 겨울은 지금 다시 떠올려도 참 동상 걸리기 딱 좋을 날씨이고 장소였습니다.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바람이니 습기니 이런 거 다 떼어놓고 그냥 날씨가 영하 10도 이하로 훅훅 떨어졌거든요. 해가 넘어가 2010년이 됐을 땐 영하 20도 근처까지도 종종 떨어졌습니다. 절대 과장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당시에 일기예보에서 우리나라가 시베리아보다 더 추울 것이라는 보도를 봤습니다.
 
그 시절 저는 위병소와 탄약고를 떠도는 냉동만두였습니다. 초소근무->식사->휴식(잠)의 뫼비우스 띠 안에 꼼짝없이 갇혀 지금은 보내고 싶지 않은 젊음이란 시간을 꾸역꾸역 제 곁에서 밀어냈죠.

KBS2 ‘스타골든벨’ 방송 캡처

 
잠시 잠깐 눈 좀 붙이는 것 외에는 하루 종일 근무 근무 근무하던 저에게 당시 낙이라고는 음악방송 감상이 전부였습니다. 그나마도 운 때, 시간 때가 맞아야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자대배치 받아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등병 막내에게 그날 본 음방 소감을 떠들어대는 악독한 행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주요 소재가 바로 ‘마쉬멜로우’ 선생님과 그 옆 소녀였죠.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마쉬멜로우’ 뮤직비디오와 가사의 스토리라인 해석부터 그 소녀가 이 노래를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떤 기교를 부렸는지까지 그냥 제 ‘뇌피셜’ 안에서 떠들었습니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그때는 대단히 뭘 그렇게 알았겠습니까. 그냥 그때는 나 혼자 전문가인 마냥 폭풍 수다를 떨었더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이등병 입장에서는 박찬호 선수의 필리버스터를 냉동창고 안에서 듣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뇌까지 얼어붙을 것처럼 몸도 마음도 피폐한 상태였기에 그 어떤 다른 이유도 아닌 ‘살기 위해’ 선생님의 존안을 뵙고 소녀의 노래를 듣으며 떠들어댔습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등불이고 미소고 위안이었습니다. 이에 언젠간 꼭 실제로 선생님의 존안을 뵙고 ‘말랑 말랑 말랑해 너무 너무나 말랑해’를 우정의 무대 버전으로 외치고 싶었습니다. ‘멸공의 횃불’보다 ‘마쉬멜로우’를 더 우렁차게 외칠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치왕이 사는 얼음왕관성채 레이드를 클리어한 것처럼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전역이란 이름의 자유를 손에 넣은 이후에도 선생님을 자주 뵙지는 못했습니다. 서리한처럼 굶주렸는데 결국 한만 남더군요.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이젠 소녀라고 부르기엔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너무나 커진 ‘아티스트’ 그분의 10주년 콘서트도 가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이지은보단 이선좌(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를 더 자주 볼 팔자인가 봅니다.
 
하잘 것 없는 제 젊었던 날 이야기를 굳이 이 편지에서 꺼내든 것은 굳이 ‘셀프 신상털이’를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이선좌가 아닌 이지은을 만나러 간 10주년 콘서트 속 유애나들(물론 이선좌와 만난 유애나들도 선생님의 은퇴를 아쉬워했겠지만)은 왜 선생님의 은퇴를 아쉬워했을까요.
 
선생님의 말랑말랑한 자태와 치명적인 귀여움를 앞으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랬을까요? 아마 물론 그것도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가 아쉬워하는 것은 선생님이 유애나들의 인생 속 한 부분을 추억하게 만드는 중요한 매개가 됐기 때문입니다.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아이유 ‘이지금’ 유튜브 채널

 
선생님을 보낸다는 것은 인생의 그 어느 한 지점과 이별하는 것과 같습니다. 선생님에게 보내는 이 편지를 통해 저는 2009년 겨울과 이별합니다. 다른 유애나들도 선생님의 은퇴라는 사건이 그렇게 작게 다가오진 않을 것입니다.
 
특히 가능성 있는 보석일 때부터 소녀를 바라봐 온 유애나들은 근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하나 올라간 상태가 아니겠습니까. 10대였던 유애나는 20대, 20대였던 유애나는 30대, 30대였던 유애나는... 그만하겠습니다.
 
여튼 우리는 선생님을 ‘인사이드아웃’ 속 ‘빙봉’처럼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야할 때인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아이유가 더 이상 데뷔 초에 불렀던 귀여운 노래는 안 부르겠다는 결정 한 것도, 이별의 장소로 10주년 콘서트를 선택한 것도 우리는 존중해야만 합니다.
 
장황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 누구보다 아이유 본인에게 선생님의 존재가 클 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이런 소리 저런 소리를 한들 노래를 부른 당사자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선생님이 비운 그 자리에는 새로운 곡들로 채워지겠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 곡들도 ‘아이유답게’ 나올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 곡들이 저에게 있어 선생님 같은 존재로 가슴 속에 자리하겠죠. 우리는 그날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것입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이제 정말 선생님을 보내드려야 할 시간입니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표현 그대로 아쉬워서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2009년도에 뵌 선생님을 2019년 오늘 이렇게 마음으로 보냅니다.
 
지금까지 뭐 해드린 것은 없지만, 선생님 그간 감사했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가수 : 아이유 / 노래 : 마쉬멜로우
 
앨범 :  ‘IU...IM’ 
발매 : 2009.11.12.
 
작사 : 최갑원 
작곡 : 김도훈(RBW) , PJ 
편곡 : 김도훈(RBW) , PJ
 
가사
 
말랑 말랑 말랑 말랑 해

넌 특별해 완벽해 비교 분석 해봐도 다른 애들과는 다르지 (달라 달라 Boy)
난 한심해 부족해 너에게서 떨어져 바라보기만 하는 바보지
내가 왜 이럴까 너만 생각하다 라랄라라 랄라 날아 올라

바로 그때 어떡해 뚜벅 뚜벅 네가 걸어와 Blah Blah 얘기를 하지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가 않아 째깍 째깍 시간이 STOP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 달콤해서 너무 좋아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 사랑이란 이런 걸까
말랑 말랑 말랑해 너무 너무나 말랑해 Girl Girl baby girl Clap Clap & let it go
젤리처럼 통통해 쿠키처럼 촉촉해 Boy Boy baby boy boy 마쉬멜로우

난 소심해 고민해 너를 떠올릴 때면 얼굴이 새빨게 지는 아이인 걸
내가 왜 이럴까 너만 상상하다 라랄라라 랄라 날아 올라

바로 그때 어떡해 두근 두근 네가 다가와 (Say what)
사귀자고 대쉬를 하지 (어떡해 어떡해)
너의 목소리만 듣고 싶어 정말 가만 가만 모두 다 쉿!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 달콤해서 너무 좋아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 사랑이란 이런 걸까
말랑 말랑 말랑해 너무 너무나 말랑해
Girl Girl baby girl Clap Clap & let it go
젤리처럼 통통해 쿠키처럼 촉촉해 Boy Boy baby boy boy

꿈을 꿨나봐 눈을 뜨니까 거짓말처럼 다 사라져 널 만날 거야 다시 잘 거야 몰라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 달콤해서 너무 좋아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 사랑이란 이런 걸까
말랑 말랑 말랑해 너무 너무나 말랑해 Girl Girl baby girl Clap Clap & let it go
젤리처럼 통통해 쿠키처럼 촉촉해 Boy Boy baby boy boy 

마쉬멜로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