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구스 베이비’ 오마이걸 유아의 성우 연기는 꽤나 진지했다.
드림웍스 제작진의 새해 애니메이션 ‘구스 베이비’가 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오후 4시 30분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무래도 스타마케팅을 한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세 사람 전현무, 박성광, 오마이걸 유아의 성우 연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들의 연기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인상적이었다.
전현무의 경우엔 전현무가 거위 잭 연기를 했다기 보단 잭이 ‘거위 전현무’가 됐다고 보는 쪽이 올바를 듯.
짐작이 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그중 하나는 전현무가 인기예능 ‘나 혼자 산다’의 간판이기에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디렉팅 단계에서 전현무와 잭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결론이 났기에 이런 방향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둘 중 후자의 경우엔 실제로 전현무가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다. 담당 피디가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전현무를 잭에게 입히는 쪽으로 연기 주문을 했다고. 전현무 본인도 “까칠하지만 실제 속은 깊은 츤데레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나와 잭이 비슷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연예인이 셋이 더빙하는 애니메이션이긴 하나 전체 대사량(전 출연진의 모든 대사량을 다 합친 것을 의미한다)의 70% 이상을 전현무가 소화하기 때문에 그의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영화 전체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것이다. 애니메이션 자체가 사실상 주인공 잭 원탑 영화라서 전현무의 존재감이 매우 크다.
박성광이 연기한 칼의 경우에는 아예 캐릭터를 새롭게 만든 수준.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칼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는 시간이 길지 않다보니 임팩트를 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거의 ‘쇼미더머니’에 출전해야할 것 같은 힙합 다람쥐로 캐릭터를 새롭게 입혔다.
다소 놀라왔던 것은 오마이걸 유아 쪽.
마케팅 포인트를 ‘오마이걸 유아가 출연한다’는 쪽으로 잡지 않았다면 목소리 듣고 누가 연기한지 모를 뻔했다. 본래 본인 목소리가 굉장히 강하게 드러나는 전현무(전현무의 경우에는 말투도 그냥 전현무 말투), 박성광과는 다소 다른 모습.
아이돌로 활동할 때 유아는 목소리에 다소간의 웃음과 애교가 담겨 있는 편인데, ‘구스 베이비’에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하바나’나 ‘코뿔소’ 같은 노래를 부를 때 느낄 수 있던 허스키한 저음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맑고 깨끗하면서도 제법 성숙한 목소리였는데, 유아 나름대로 캐릭터 해석을 위해 제법 고민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동생 오리 도키에게 의지가 되는 캐릭터 오키의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한 목소리 톤 조정이 아니었을지.
아이돌 유아로서 목소리 연기를 했다면 절대 ‘구스 베이비’에서 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언급된 것은 아니나, 잭의 여자친구인 진을 연기한 김서영 성우의 톤을 많이 참고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성우로서 어느 정도 역량을 보여줬느냐에 대해선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연예인이 성우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신인 성우’로서 진지하게 녹음한 것은 확실하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개봉되면 독자 분들도 한번 귀 기울여 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