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근로자가 근무시간에 업무와 무관한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받았더라도 회사가 해고 통보서에 구체적인 사유를 알리지 않았다면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유진현)는 A피트니스센터 운영자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헬스트레이너 B씨는 지난 2016년 9월 A피트니스센터에 입사해 2017년 8월31일까지 근무했다. B씨는 일을 그만둘 무렵인 그해 7월26일 직원회의에서 근무시간에 전기기능사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는 문제로 질책을 받았다.
회의 직후 퇴직 권고 통보서를 받은 B씨는 서울중앙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라는 판단을 받았다. 그러자 피트니스센터 측은 노동위 판단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 역시 B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가 아닌 A피트니스센터 일방적 의사에 따라 2017년 8월31일자로 종료됐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B씨를 해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통보서는 B씨에게 권고사직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문서”라며 “B씨와의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회사 입장만이 대략적으로 기재돼있을 뿐이어서 근로자인 B씨 입장에서 해고의 원인이 된 구체적인 비위사실이 무엇인지 여부를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 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피트니스센터 측 주장처럼 이 사건 회의에서 상호간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면 불과 며칠 후에 회사가 구태여 B씨에게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취지의 통보서를 교부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는게 재판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