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신아람 기자) 유해진, 윤계상이 뜨거운 동지애로 지켜낸 우리말의 소중함을 전한다.
‘말모이’는 우리말이 금지된 1940년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했던 시대의 경성을 무대로 한다.
이 독특한 제목의 출처는 우리말이 사라질 뻔했던 우리 역사다. 주시경 선생이 한일 합병 초기인 1911년에 시작했으나, 선생의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은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 말이다.
영화는 ‘택시운전사’ 각본을 맡은 엄유나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통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던 엄유나 감독의 사람 이야기는 ‘말모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평범하다 못해 글도 못 읽는 판수와 지식인 정환을 주축으로 해 ‘말모이’에 뜻과 마음을 보태는 이들의 이야기는 역사가 위인들의 것이 아니라 결국 보통 사람들이 모여 이뤄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자칫 신파로 비춰져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바.
그러나 유해진, 윤계상 두 배우의 진정성 가득한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유해진은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다 조선어학회 사환이 된 까막눈 김판수 역으로 분해 1940년대 조선의 사람을 실감 나게 완성해냈다.
윤계상이 연기한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은 판수를 통해 비로소 한 사람의 열걸음은 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크다는 ‘말모이’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인물이다.
전과자 출신의 까막눈 유해진과 독립운동을 하는 지식인인 조선어학회 대표 유해진은 출신과 나이, 성격 등 모든 것이 극과 극이다.
앙숙관계의 두 사람이 만나 ‘말모이’ 작전에 함께 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재미와 감동을 그려내는 것도 두 배우의 몫이었다.
더불어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조선어학회에 심부름하는 사환으로 취직한 까막눈과 회원들을 주축으로 해 ‘말모이’가 펼쳐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극적이고 흥미롭다.
나이, 성별을 떠나 마음을 모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말이 왜 민족의 정신인지, 사전을 만드는 것이 왜 나라를 지키는 일인지 자연스러운 공감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을 따라가 그린 이야기, ‘말모이’는 관객들에게 감동과 따뜻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1월 9일 대개봉. 러닝타임 135분.
# 완성도
★★★★
# 연기력
★★★★★
# 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