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뺑반’ 공효진-류준열-조정석, 관객들 기대 기분좋게 배신할까…“상상하는 것과 다른 영화 될 것” (종합)

(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뺑소니 전담반을 다룬 영화 ‘뺑반’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서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제작 호두앤유픽쳐스, 쇼박스)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한준희 감독, 배우 공효진, 류준열, 그리고 조정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진행은 박경림이 맡았다.

‘뺑반’은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특히나 국내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소재인 ‘뺑소니’를 전면에 배치해 신선함을 더한다.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뿐 아니라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염정아와 전혜진, 남다른 개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손석구, 김기범 등이 뭉쳐 재미를 더한다.

‘차이나타운’ 이후 처음 관객을 찾는 한준희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까. 그는 “경찰은 룰을 잘 지키는 사람이고, 범죄자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 괴물을 잡으려면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테마가 많이 쓰이지 않나. 그걸 좀 뒤집고 싶었다. 정상적인 모습으로도 괴물을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또한 “‘경찰 영화’라는 테마 안에서 ‘뺑반’이라는 타이틀에 갖는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찍었다”면서 “감정적인 카체이스 영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차량 액션보다는 인물이 잘 보이는 카체이싱 영화다”라고 덧붙였다.

범죄 오락 액션 장르에 처음 도전한 공효진은 “출연을 결정할 때부터 촬영하는 순간까지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촬영하면서 ‘아, 이런 재미구나. 남자 배우들은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화려하고 화끈하고 통쾌한 장르여서 재밌었다”고 고백했다.

공효진은 나쁜 놈을 잡으려다 뺑반(뺑소니 전담반)으로 좌천된 엘리트 경찰 은시연 역을 맡았다.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은시연 캐릭터가 재미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감독님 디렉션이 정확한 편이다. 테이크마다의 은시연이 종합돼 보니 무섭더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에 후시 녹음을 해서 영상으로 보니까 제가 지금까지 여자 배우치고는 와일드한 면이나 터프한 면들이 있었다. 항간에 욕을 제일 차지게 하는 배우라고 하던데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선 욕 한마디 안 하는데 세상 너무 무섭다”라며 웃어 보였다.

얼마 전 개봉했던 ‘도어락’에서의 조경민 캐릭터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공효진은 “약자 역할을 맡다가 내 위에 몇 명이나 더 있을까 싶은 엘리트 여성을 연기하게 되니 재밌었다”고 답했다.

류준열은 팀원이라곤 하나뿐인 뺑소니 전담반서 말단이자 에이스인 순경 ‘서민재’ 역을 맡았다.

올 한해 ‘리틀 포레스트’, ‘독전’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류준열은 ‘뺑반’에서 연기한 서민재에 대한 기대 포인트가 있는지 질문을 받자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답변했다.

그는 “영화 작업을 하면서 감독님과 함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누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런 과정에서 감독님으로부터 영화를 대하는 자세,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를 많이 배웠다”면서 “감독님께서 하셨던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영화는 관객을 기분좋게 배신해야 한다’는 말인데, 우리 영화가 그런 지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서민재를 연기했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진지하게 답했다.

또한 “캐릭터 자체가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게 아닌, 독특하고 튀는 인물이라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민재라는 캐릭터에 끌리게 된 이유도 궁금했다.

이에 류준열은 “리얼리티 측면보다도 순경인데도 매뉴얼 없이 수사하는 방식 같은 모습이 매력적이었고, 인물 뒷편에 깔려있는 불우한 과거 등이 새로운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조정석은 한국 최초의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 역을 맡았다.

악역 도전이 처음이라는 조정석은 “새로운 도전이고 시도였는데 굉장히 좋았다”며 “이런 역할이 잘 들어오지 않는데, 이 역할을 제안해주신 한준희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에 한준희 감독은 “뮤지컬배우로 활동하실 때부터 (조정석의) 팬이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초연 당시 모리츠 역으로 연기하신 걸 눈여겨봤었다. 그런 역할을 영화에선 아직까지 보여준 적이 없어 어떻게 연기할지 굉장히 궁금했다”며 “맨 처음 시나리오 작업할 때부터 정재철 역은 조정석 선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안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훈훈함을 더했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인 정재철을 연기하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았다는 말에 조정석은 “고민이 많았지만, 의상이나 헤어 같은 디테일은 모두 감독님이 컨펌을 주셨다”면서 “악역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접근했다. 정재철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지만, 그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번 작품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공효진과 류준열의 케미는 현장에서도 느껴졌다. 공효진은 인터뷰 도중 류준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류준열을 가까이서 보니 프로포션이 좋고, 키도 커서 놀랐다. 목소리도 극에서 볼 때는 이렇게 저음인 줄 몰랐는데 사적으로 대화할 때도 저음이길래 신기했다. 그것도 역할에 맞는 설정인 줄 알았다. 그런데 목소리 조절이 되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뺑반’ 홍보를 하면서 류준열의 실체를 하나씩 파헤쳐내도록 하겠다”며 “(류준열이) 애교가 많다”고 깜짝 폭로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는 공효진의 답변에 “사실 저희는 ‘프로듀사’라는 드라마에서 처음 만났다”고 답한 류준열은 “그 날 촬영이 나에겐 첫 드라마 촬영 현장이었다. 우리 둘 모두 첫 촬영날이었는데, 데뷔 전부터 사모하는 선배였기에 함께 촬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대됐다. 연기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니 정말 감탄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중간에 “(촬영 위해 만난) 첫 날 기억난다고 하시고는 다른 말씀을 하시니 서운하다”며 귀여운 푸념을 늘어놓자, 공효진은 “그땐 뭐 기억이 없어서”라고 밝혀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류준열은 “선배님은 모르셨을테지만, 저는 그 때부터 ‘공블리, 공블리’ 하면서 선배님 옆에서 좋다고 했었다. 선배님이 처음에는 어색해하셨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지셔서 ‘나도 알아’라고 하시더라”며 웃어보였다.

이렇게 두 사람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자 조정석은 “이번 작품 현장은 언제나 외롭네요”라며 귀여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레이서 출신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직접 F3 머신을 운전하며 연습했다는 조정석은 “열심히 했는데, 선수로 활동하라는 러브콜을 받았다. 그래서 립서비스라도 그런 말씀 말라고 했더니 정말이라고 하시더라”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만큼 열정적으로 운전을 배웠고, 운전하면서 쾌감도 느꼈지만 촬영을 위해 고사했다”며 선수 제의의 아쉬운 결말을 공개했다.

이어 그는 “촬영 중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며 “칼치기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흥분해서 나를 막 때리고 그러다가 정신을 잃을 뻔했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가 바로 앞에 있어서 급하게 핸들을 꺾었는데, 그게 오케이 사인이 나더라”며 머쓱하게 웃어보였다.

이에 한준희 감독은 “정말 좋은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하면서도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촬영 때마다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찍었다”며 좌중을 안심시켰다.

마찬가지로 운전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는 류준열은 “원래 보험을 들지 않은 상태에선 운전을 하지 않는데, 이번엔 보험을 들어주셔서 연습용 차량으로 운전을 하고 다녔다”며 “스턴트맨이 연기하시는 것과 내가 직접 연기하는 것의 차이가 굉장히 크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정석은 “얼마 전 ‘마약왕’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연초에 ‘뺑반’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됐다. 영화 촬영 후 갖는 첫 공식적인 자리라서 굉장히 떨리고 감사드린다”며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해 모두를 웃음짓게 했다.

공효진은 “영화를 볼 때 어떤 내용일지도 궁금하지만, 배우들의 앙상블이 기대하는 편이다. ‘뺑반’에 나오는 배우들의 앙상블은 흥미롭다”며 “관객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영화다. 기분좋은 배신감을 느끼실 거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화 ‘뺑반’은 2019년 1월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