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49)이 ‘월드 클래스’ 방탄소년단을 위한 곡을 만든다. 그는 ‘방알못'(방탄소년단을 알지 못하는 사람)임을 밝히고 스터디를 한 뒤, 이들의 성장점이 된 곡들과 멤버별 목소리 톤을 분석한다. 이어 원하는 리듬을 찾고 자칭 '아미'인 작곡가 퍼센트가 만든 기타 리프 위에 멜로디 라인을 수차례 흥얼거린다.
재미있는 점은, 방탄소년단이나 소속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 보통 작곡가는 가수의 의뢰를 받아 작업한다는 점에서 다소 엉뚱하다. '발라드 장인'이 힙합, EDM, 레게 등 트렌디한 장르를 섞는 방탄소년단의 곡을 만든다는 것도 잘 매칭되지 않는다.
그는 이 과정을 유튜브 채널 ‘월간 윤종신’에서 1인 방송으로 보여주고 있다. 방송 제목은 ‘탈곡(曲)기’. 곡식 껍질을 벗기는 농기계 탈곡기는 요즘 세대엔 친숙하지도 않다. 낟알을 떨어내듯 ‘곡을 탈탈탈탈 턴다’는 의미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저도 방송에서 ‘구독’,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하게 되더라”고 웃었다. 그는 이 공간에서 1인 방송을 하고 있다.
‘탈곡기’를 통해 본격 ‘유튜버’가 된 윤종신은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본인이 ‘픽’한 가수에게 줄 곡을 ‘무턱대고’ 작업한다. 그 대상은 에드 시런, 샘 스미스, 비욘세 등 “평생 만날 일 없을 듯한” 세계적인 팝스타까지 제한이 없다. 팝스타의 경우 완성곡을 전달하고 거절당하는 과정까지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5편까지 공개되자 '월간 윤종신' 채널 구독자 수는 약 5만명이 늘어 13만 명을 돌파했다. 번역 플랫폼을 통해 외국어 자막으로도 볼 수 있어 글로벌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의 응원 댓글이 쏟아진다.
29년 차 가수인 그의 도전은 지난 8년간 매월 신곡을 낸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만큼 참신하다. 베테랑 프로듀서에, 방송가를 누비는 예능 MC로 입담까지 갖췄으니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