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하연 기자) 혼자 사는 사람, 특히 여성이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영화 ‘도어락’이 베일을 벗었다.
‘도어락’은 열려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공포를 그린 스릴러다.
영화의 시작은 혼자 사는 여성의 퇴근길로 시작된다. 이 여성은 컴컴한 길거리를 걸어가며 뒤따라오는 남자를 보고 경계한다. 바쁜 걸음으로 안식처인 집을 향해 가던 그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뒤늦게 따라 탄 남성으로 인해 또 한 번 긴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허나 길거리에서 마주쳤던 사람과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남성 모두 그에게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았다. 이후 안전하게 집에 도착한 여성은 집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와 마주치고 이내 화면은 대문 밖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듯한 문 두들기는 소리와 미친 듯이 돌아가는 문고리, 마지막으로 완벽하게 닫힌 도어락 소리가 또 한 번 공포감을 조성하며 영화의 포문을 연다.
‘도어락’은 첫 장면부터 이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현실 공포’로 이끌었다.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그는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불안한 마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한다. 하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누군가 그의 도어락을 열기 위해 비밀번호를 누른다.
소리를 듣고 놀란 경민은 위협이 될 수 있는 물건을 손에 들고 조심스레 대문 밖을 살펴본다. 하지만 문 밖에는 아무도 없다. 공포감에 휩싸인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들은 경민의 잦은 신고를 귀찮아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면서 그들이 하는 말.
“사건이 일어나야 접수가 된다. 지금은 아무 일도 없지 않냐”
그리고 얼마 뒤 경민의 원룸에선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과 함께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경민은 자신도 안전하지 않음을 직감하고 직접 사건의 실체를 쫓게 된다.
이처럼 ‘도어락’은 사건이 터져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경찰, 늦은 밤 혼자 다니는 길거리에서 느끼는 공포 등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두려움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경민은 소심하고 겁도 많지만, 살아남기 위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위협을 받아 한껏 겁을 먹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고, 범인을 쫓기 위해 움직일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은 ‘스릴러’ 영화라는 특성상 빠질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였을 것이다.
또한 ‘아직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경찰의 태도는 비단 영화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그때문에 아무도 날 지켜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경민의 모습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경민은 다른 공포 영화와는 다르게 낯선 집에 들어갈 때도 문을 활짝 열어두거나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등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임을 표현했다. 이는 스릴러 장르 속 뻔한 클리셰를 피하기 위해 공효진이 직접 감독에게 의견을 내며 조금씩 바꾼 장면이라는 후문.
또 눈에 띄는 캐릭터는 바로 경민의 직장 동료이자 든든한 조력자 효주. 김예원이 분한 효주는 경민과 함께 낯선 자를 쫓는 인물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자에게 받은 공포에 질려갈 쯤 등장하는 효주는 극의 긴장감을 풀어줌과 동시에 숨통을 트이게 한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공효진과 김예원의 케미스트리 역시 이 영화의 포인트가 아닐까.
아쉬운 점은 후반부 갑자기 격해지는 감정과 격한 상황들이다. 공포의 정체에 다가갈수록 높아지는 수위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기 구멍 하나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것은 분명하다.
스릴러 영화를 보기엔 다소 낯선 계절 12월, 즐거울 것만 같았던 ‘나 혼자 산다’의 이면을 그린 ‘도어락’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러닝타임 102분. 15세 관람가)
# 완성도
★★★☆☆
# 연기력
★★★★★
# 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