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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리병원 허가, 실제 운영 중인 해외 사례에 이목 집중…‘美 개인 파산 60%가 의료비 때문’

  • 강태이 기자
  • 승인 2018.12.0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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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이 기자] 제주도가 5일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한 가운데 실제 영리병원을 도입, 운영 중인 해외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리병원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경우 개인 파산의 60% 이상이 의료비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리병원이 확산하기 전에 공공의료체계를 탄탄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 서구 국가 대부분은 공공병원과 영리병원, 비영리병원을 복합적으로 허용·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전체 병원 중 영리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이들 국가는 국내와 달리 전체 의료기관에서 공공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절반 이상이 공공병원이고, 미국도 20%가 넘는다. 의료의 공공성을 해치지 않기 위한 마지노선인 셈이다.

반면 국내 공공보건의료기관 비중은 2016년 보건복지부 집계 기준으로 전체 의료기관의 5.4%에 불과하다. 병상 수 기준으로도 10.3%에 그친다.

공공병원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리병원이 허용되고 확산할 경우 심각한 의료 격차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만을 진료하므로 당장 국내 환자의 즉각적인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진 않겠지만, 이런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당장 “녹지국제병원 개원은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반대 성명을 냈다.

지난해 공개된 ‘영리의료법인 도입에 따른 장단점에 대한 고찰’(저자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김신복)에서도 공공성 확보가 먼저라는 조언이 나온다. 공공병원 운영을 늘리지 않은 상황에서 영리병원이 도입될 경우 공공의료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사례를 들어 영리병원 허용이 의료 파산자 증가 및 의료 사각지대를 확산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봤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공공병원 비중이 높은데도 영리병원의 확산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미국 국민의 경제적 파산의 62.1%는 의료비 때문이라는 해외 연구결과도 인용했다.

데보라 손 아이다호주립대학 교수팀의 ‘미국 파산의 고령화’ 논문에서도 1991년부터 2016년 사이 65세 이상 파산보호 신청자 중 60%가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를 원인으로 꼽은 것으로 보고됐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저자는 “우리나라 의료공급자의 주체가 민간 자본 위주로 편중된 불균형을 우선으로 해소해야 할 것”이라며 “영리병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도출된 바 있다.

앞서 한국법제연구원은 영리병원 허용과 관련한 이슈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영리병원 도입과 관련해 나쁜 예로 드는 미국은 공공병원 비율이 30% 내외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며 “국내에 영리병원을 허용하기 전에 공공병원 비율을 장기적으로 늘리는 등 의료서비스의 공공성 측면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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