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함께 살면 살아진다”…‘어른이 되면’…잠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유쾌한 위로(종합)

(톱스타뉴스 신아람 기자) ‘어른이 되면’이 혼자서 버텨내기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유쾌한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4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어른이 되면’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장혜영 감독, 장혜정, 윤정민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어른이 되면’은 같이 산 것보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더 많은 생각 많은 둘째 언니 혜영과 흥 많은 막냇동생 혜정이 18년 만에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일상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자신의 삶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고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을 다룬 장 감독.  

이날 현장에서 장 감독은 정말 우연히 만들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원을 알아보던 중 최소 6개월은 우리끼리 서울 한복판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안 되더라. 그걸 알게 되면서 그 6개월을 오롯이 감당해보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감당할 과정이라면 우리만의 시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다”

우리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지원은 많지 않았다. 

혜정 역시 시설 도움을 받기 위해선 서울 거주 기간이 6개월이라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던 것.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장 감독은 동생 혜정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많았을 터. 이에 장 감독은 “작년 탈 시설을 했고 작업을 마무리한 건 올해 2월이라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 안에서 혜정 변화를 느끼는 부분은 입체적이다. 한마디로 말하긴 힘들지만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이 없어졌다. 자신의 색깔로 세상을 만나 가고 있다. 언니보다 친구들을 좋아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 영화는 단순히 남다른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장애를 극복하고 혜정의 성장 과정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장애를 극복한 위대한 이야기가 아닌 혜정 다운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고 혜정을 돌보며 깨달아가는 과정을 균형감 있게 담아냈다.

이 부분에 대해 촬영감독을 맡은 윤정민은 그동안 장애인을 대해왔던 편견에 대한 고민을 그린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관객 입장에서 이 작품을 볼 때 캐릭터 성장을 기대하고 봤을 수 있다. 그런 기대가 무너지는 작품이다. 혜정이 성장하는 스토리가 아닌 그동안 장애인을 대해왔던 우리의 시각, 기존 시각에 대한 편견에 대한 고민, 내가 바라보는 시점이 어른이 되는 과정에 와닿는 작품이다”

완성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본 주인공 혜정의 반응은 어땠을까. 

“혜정이 출연하는 것을 싫어하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했는데 유튜브에서 브이로그 작업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혜정이 찍히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찍힌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영화를 보면 가끔 일어나고 나가고 싶어 하는데 ‘어른이 되면’은 끝까지 보고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에서 춤을 출 정도다”

혜정도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안이 된다는 것을 아는 듯 현장에서 초지일관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이처럼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좌충우돌의 과정을 생동감 넘치게 담아낸 영화 ‘어른이 되면’은 오는 12월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