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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비극으로 끝난 ‘야간고 출신 신화’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8.12.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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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엘리트 판사’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게 검찰이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야간고 출신 신화’로 불리며 법원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이들의 추락에 법원 내부에서는 참담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환일고가 배출한 첫 서울대 법대생인 박 전 대법관은 판사임용 후 뛰어난 재판능력을 인정받아 주요 보직을 담당했다.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법원행정처 기획담당관 등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판사였다.

특히 법원행정처 송무국장과 사법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치면서 특유의 기획력을 아낌없이 발휘해 ‘사법행정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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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2011년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대법관에 임명됐고, 2014년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법원행정처장직을 맡게 됐다. 대법관 시절 내내 양 대법원장을 이을 차기 대법원장 후보 ‘0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고 전 대법관도 법원행정처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한 엘리트 판사다. 사법행정에 밝아 건설국장과 차장 등 법원행정처 요직을 맡았다.

재판능력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그가 1991년 작성한 유성환 전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 면책특권 인정 판결은 근대사법 백년사의 100대 판결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과 사법행정 분야 모두에서 뛰어난 능력으로 후배 판사들의 존경을 받은 두 전직 대법관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파헤쳐 온 검찰의 수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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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 시절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등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내용의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 위기를 맞았다.

박 전 대법관에 이어 법원행정처장을 맡은 고 전 대법관도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정보를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는다.

사법부 최고 명예를 누리던 자리에서 재판개입과 법관 독립 침해라는 최악의 오명을 뒤집어쓸 처지에 놓인 두 전 대법관의 운명은 이번 주 영장심사에서 후배 판사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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