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인터뷰] 배우 정인선, “‘내 뒤에 테리우스’…터닝포인트같은 작품”

  • 김현서 기자
  • 승인 2018.11.23 18:39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서 기자] ‘내 뒤에 테리우스’ 속의 경단녀이자 김본의 이웃해 살고 있는 고애린 역을 맡은 정인선을 만났다.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내 뒤에 테리우스’ 정인선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 요원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리고 있다.

극 중 정인선은 의문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경력마저 잃어버린 두 아이의 엄마 고애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정인선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되게 큰 작품이었다”고 입을 연 그는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사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번 ‘내 뒤에 테리우스’가 큰 작품의 주연으로 들어간 첫 작품이라고 이야기한 정인선. 그는 “걱정과 압박감이 셌다. 캐릭터 자체가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특히 더 그랬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첫 방송이 나간 후부터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쭉 달려도 괜찮겠다는생각이 들었다. 좋은 평가를 받다보니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감독님과 감정선에 대해 상의도 하며 애린이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호평을 받았던 정인선. 두번째 엄마 역에 대해 자신감이 있지 않았는지 물었다. 이에 부정의 뜻을 보인 그는 “다만 안심했던 부분은 시청자들에게 내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거부감이 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희한하게도 이번년도 작품은 다 사랑을 받았다”면서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크게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스스로 기대를 꺽고 시작했다”고 웃음 지었다. 

한 아이만을 키워냈던 전작과 달리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던 정인선은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경우 갓난아이가 보니 잘 안고 있어야 하고 잘 살펴봐줘야했다. 미숙함이 허용됐던 엄마였다”면서 “이번 작품은 아이들과 소통이 가능해서 좋았다. 아이들의 성별이 다르다보니 서로의 성격을 파악해가는 재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듯 다른 캐릭터이기에 도전을 결심했다는 그는 “윤아의 경우 아직까지는 청춘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 부담감이 덜 했다”면서 “이번 고애린 역할은 6년의 세월을 거친 프로엄마이자 아내의 모습이 있어야했다는 점, 6년치의 속앓이를 표현해야했다는 점 등 농도다른 연기를 펼쳐야했다”고 털어놨다.

정인선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인선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 현실적인 모습을 상상으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는 그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역할을) 몸으로 뛰면서 준비했다”고 웃음 지었다. 친구들과 플레이카페를 찾아가 커피를 마신다거나 결혼한 친구를 만나는 등 노력을 이어갔다고.

그는 “여진 선배가 도움을 많이 줬다. 특히 내가 애엄마인 모습을 보는 분들이 납득할 수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 ‘괜찮아. 너같은 엄마도 많아’라고 다독여주셨다”고 이야기헀다. 

아직까지도 호평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그는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다. 첫 방송을 먼저 보고 시작했으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 더 유쾌하고 슬퍼하고 그랬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젊은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애엄마’ 캐릭터를 두번 연속 맞은 이유에 대해 “애린이를 맡은 이유는 캐릭터 자체만의 매력이 큰 점도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전작의 경우 엄마라는 부분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때문에 부담을 가질 요소가 아니였다”고 답헀다.

그저 전 작과의 차이점을 명백히 느끼고 촬영에 임했다는 정인선은 “만약 엄마 역할로 또 다른 매력을 표출해낼 수 있다면 할거다. 물론 인식이 무섭기는 하다. 인식을 깨부셔야하는건 내 몫”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정인선은 극 중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라는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역할을 연기했다. 공감을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그런 부분은 오히려 미혼 여성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나조차도 고민했던 부분이다”라면서 “인터넷 글을 많이 봤다. 모르는 사람들의 속앓이를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무서움’이었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읽어나가다 보니 마음 상태도 동화됐다면서 “싸우는 장면 등 대사 옆에 서브 텍스트로 속마음을 적었다. 그걸로 혼자 연습하다가 원래 대본으로 연기했다.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정인선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인선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나 공감이 갔던 대사가 있는지 묻자 곧바로 “나 정말 일 잘하던 여자였는데..”를 언급한 그는 자신의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고 고백했다. 정인선은 “여진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아이를 낳고 아이와 놀이터를 간 적이 있다고. 당시 지나가는 사람들을 봤는데 경외심이 들었다고 했다”면서 “아주머니들이 낯선 이에게 선뜻 말을 거는 이유를 알게된 것 같다. 공감능력이 많이 상승한 작품이다”고 전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끝내고 직업이 있는 역할을 맡고 싶었다는 그는 “결국 경단녀가 되어 면접을 많이 봤다. 말이 씨가 된다는 걸 느꼈다”고 웃음 지었다. 때문에 차기작을 어떤식으로 이야기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고.

그는 “지금의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 사실 끝내고 나서 이 정반대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걸 해볼까 생각도 했다”면서 “그 생각 끝에서 시선을 의식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이점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코믹하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한 이번  ‘내 뒤의 테리우스’와 관련해 정인선은 “전작에서 배운걸 잘 쓴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착각한게 코미디에서의 슬픔은 정극의 슬픔이 아닌 재미를 놓치지 않아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따끔하게 혼났다”고 고백하며 “사실 힐링드라마와 첩보가 만난 작품이지만 나는 힐링 쪽에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고 웃음 지었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서로 다른 세계에 녹아드는 모습에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같다는 그는 “되게 재밌었다. 열심히 각자의 일을 해나가다보니 완성이 됐다. 큰 그림을 찍은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1996년 드라마 ‘당신’ 당시 아역으로 데뷔한 정인선은 이번 작품으로 ‘성인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것 같다고. 그는 “수혜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전작에서는 ‘폭풍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많았는데 이번에 사라졌다. 내 입장에서는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상대역인 소지섭과 데뷔 동기라는 말에 웃음을 터트린 그는 “어느 날 대기실에서 지섭오빠가 연기 언제부터 했는지 물었다. 그러더니 똑같다고 이제부터 선배라고 부르지 말라고 농담했다. 그 이후 제작발표회에서 ‘평생 선배로 모시겠다’고 선을 그었다. 장난을 많이 치는 사이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캐스팅 당시 소지섭의 상대역이라는 말에 현실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밝히며 “나조차 납득이 안됐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싶었다”고 털어놨다. 현재까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부담감이 있었지만 내가 캐스팅된 이유를 확대해석하고자 했다. 정인선이 아닌 고애린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정인선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년을 한달 남겨두고 있는 이시점에서 올해가 만족스러운지 물었다. 정인선은 “만족 그 이상”이라면서 “내 앞에 벌어진 일들이 과분한 것 같다. 사실 바빠서 생각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희한하게도 2018년도에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나 조상신이 도우셨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웃음 지었다. 올해가 터닝포인트 같다는 그는 “자세나 연기에 대한 생각을 재정리해야하는 단계같다. 사실 연기를 얇고 길게 하고 싶어 큰 역할을 경계하는 타입이었는데 점점 욕심이 생긴다. 이 욕심을 어떻게 컨트롤 할지를 생각해야할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시상식에 대해 언급하자 “기대가 안된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한 그는 “마지막까지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주연상) 생각안하고 있다. 작품이 좋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다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얘 아니면 상상이 안가’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되게 기분 좋다. 매 작품마다 듣고싶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정인선은 “캐릭터를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같다. 내 스스로는 뿌듯하다. 처음과 끝의 고애린이 다르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나름대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웃음지었다.
 
한편 ‘내 뒤에 테리우스’는 지난 15일, 총 32부작으로 막을 내렸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