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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패러디와 오마주에 숨겨진 히어로무비의 정수 - ‘레고 배트맨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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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본 기사는 해당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4년 개봉한 ‘레고 무비’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이다. ‘레고’라는 세계적 완구를 가지고 1시간 40분짜리 가족영화를 만든다는 걸 누가 생각하겠는가.

물론 이전에도 레고를 주제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은 존재했지만, 이토록 ‘레고스러운’ 작품은 없었다. 레고 특유의 감성이 작품의 분위기와 매우 잘 맞아떨어져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다.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이어서 나온 스핀오프작 ‘레고 배트맨 무비(2017)’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다. 2013년 ‘맨 오브 스틸’로 시작된 DC 확장 유니버스(DCEU)는 2016년 ‘배트맨 v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낮은 완성도로 점차 내리막을 걷게 됐다(특히 ‘저스티스 리그’로 완전히 고꾸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레고 배트맨 무비’는 레고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속해 특유의 유머를 갖고도 히어로무비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위엄을 보였다.

아예 오프닝부터 ‘데드풀’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연출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본작은 배트맨 시리즈에 대한 철저한 오마주와 패러디로 점철되어 있다.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작품 속 핵심 주제는 ‘세상을 더 좋게 바꾸고 싶다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변화하라’다. 사실 마이클 잭슨의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의 가사 중 일부를 따온 내용인데, 극중 배트맨이 오프닝에서 언급한다. 작중에서 노래도 몇 차례 나오는 등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트맨이 조커를 다루는 태도와 그가 평소 행동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
조커는 스스로 배트맨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배트맨은 그 질문에 ‘슈퍼맨’이라고 답하는 등 조커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또한 배트맨은 언제나 홀로 활동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은 트라우마 탓에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정을 가지고 작품이 진행되는 덕분에 영화는 ‘배트맨’ 시리즈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었다.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이 작품에서는 ‘도시에 악당이 사라졌을 때 자경단인 배트맨이 필요한가’와 ‘과연 배트맨은 가족을 이뤄서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데, 두 가지 모두 배트맨 시리즈의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전자의 경우 ‘다크 나이트’에서 다룬 적이 있고, 후자의 경우 원작 코믹스와 애니메이션이서 수도 없이 다뤄진 바 있다.

하지만 워낙에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가진 배트맨이기에 제작진은 이를 가볍게 풀어내는 방식을 취했다. 대표적으로 빌런의 등장이 있다. 작품에는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빌런들이 출연하는데, 심지어 몇몇은 원작에서 일회성 출연에 그친 D급 빌런임에도 작품에서 나름대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들은 결국 후반부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배트맨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은 레고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점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군의 빌런들을 출연시키기에 이른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볼드모트,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사우론, ‘킹콩’의 킹콩,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티렉스와 랩터, 심지어는 ‘닥터후’의 달렉까지 등장해 ‘빌런 올스타’ 라인업을 빛낸다. 이들은 분명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운명을 가진 빌런임에도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작품에서도 꽤나 중요하게 다뤄진다.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 네이버영화

이렇게만 놓고보면 상당히 정신없는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배트맨’ 시리즈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넋놓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배트맨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 ‘배트맨’ 시리즈의 주요 주제를 다룸은 물론이고 주요 대사, 연출법까지 패러디하거나 오마주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그만큼 ‘레고 무비’에 비해 ‘덕력’을 요구하는 범위가 넓어 배트맨 시리즈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히어로무비로서는 손색이 없으며, ‘레고 무비’를 즐겁게 본 기억이 있다면 2019년 ‘레고 무비 2’가 개봉하기 전에 이 작품을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토리
★★★★

#패러디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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