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양 저유소 화재 관계자 5명 형사 입건…스리랑카인 중실화 혐의 여부는 확정되지 않아

(톱스타뉴스 이나연 기자) 풍등에 의한 화재에서 인재(人災)로 번진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관계자 5명을 형사 입건을 하기로 했다.

6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조사 과정에서 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장 A(51)씨와 안전부장 B(56)씨, 안전차장 C(57)씨를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화염방지기를 설치한 것처럼 허위로 공문서를 꾸민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근로감독관 D(60)씨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저유소 인근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 E(27)씨를 중실화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까지는 관계자 5명에 대한 형사 입건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법처리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대한송유관공사의 안전 관리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고 조사과정에서 저유소 탱크 주변에 건초더미가 쌓인 채 방치돼 있었고, 인화방지망도 일부 뜯기거나 벌어져 있는 등 관리 상태가 부실했던 것을 확인했다.

또 사고 탱크의 유증환기구 10개 중 단 1개에만 화염방지기가 설치돼 있는 등 법정 설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서류상에는 모두 설치된 것처럼 허위로 기재돼 있었던 사실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고양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풍등 낙하지점을 3D 입체영상으로 제작해 발화지점과 풍등 낙하 추정지점과의 거리가 10m 가량이었다고 결론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양경찰서는 다음주 중 스리랑카인 E씨와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E씨에게 중실화 혐의를 그대로 적용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7일 오전 10시56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소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의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최종 피해 금액은 화재로 소실된 휘발유 282만ℓ와 설비 등을 포함해 총 117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