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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웃으며 안녕”…장기하와 얼굴들, 10년 활동의 마침표 ‘모노(mono)’ (종합)
  • 김은지 기자
  • 승인 2018.11.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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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진짜 멋있게 한 것 같다”

오는 12월 31일 공식 해체를 선언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10년 활동을 돌아보며 이와 같이 말했다. 

독특하면서도 독보적인 팀 컬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들이기에, 더이상 장기하와 얼굴들의 신곡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이들은 새 앨범 ‘모노(mono)’를 “우리 음악의 최정점”이라고 자평하며, 마지막 밴드 활동을 앞둔 소감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했다. 최고치의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후회없이 활동했기에 가능한 ‘장얼’다운 헤어짐이었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위워크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5집 ‘모노(mono)’발매 기념 음감회가 진행됐다. 2008년 싱글 ‘싸구려 커피’로 데뷔해 10년 간 활동해 온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는 남에게 훈계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씩씩한 척하며 제 갈 길 가자는 의미를 담은 곡이다.

신곡 역시 장기하와 얼굴들의 매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곡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재치있는 가사가 귀를 사로잡는다.

장기하는 ”노래 중간 부분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를 샘플링했다. 친분은 전혀 없었는데, 이 기회에 수소문해서 연락처를 알아냈다. 이메일을 드리고, 데모를 드리면서 허락을 구했는데, ’리스펙하는 뮤지션이 샘플링한다니, 멋지게 해보시게 바란다’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출연자가 무려 100명이 넘는다. 장기하는 ”가사가 잘 들리셨는지 모르겠지만 좋아보이는 사람이건, 어떤 사람이건 각자 나름의 길을 가면 된다는 내용이다. 각자 걸음걸이는 다 다르니까 100명 이상 되는 사람들의 걸음만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 만들게 됐다”고 제작 과정을 밝혔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수록곡 ’거절할 거야’는 유병재가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했다. 이에 장기하는 ”흔쾌히 해주겠다고 하셔서 완성이 된 상태다. 빠른 시일 안에 보실 수 있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5번 트랙 ’등산은 왜 할까’는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로 만들어진 곡. 장기하는 ”친구중에 한 명이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또 하나는 어머니가 ’등산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내려올건데’라고 이야기를 하셨다. 두 가지가 같이 생각나서 만들어 본 노래다”고 소개했다.

6번 트랙 ’아무도 필요없다’는 매력적인 멜로트론 사운드가 담긴 곡. 장기하는 ”그 동안 멜로트론을 사용한 곡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게 사용했다고 자평하는 곡이다. 멜로트론은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s forever’ 인트로에 등장해 유명한 악기. 녹음해놓고 듣는데 ’이렇게 까지 슬픈 노래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 혼자’에 대해 장기하는 ”앨범의 전체 주제를 담은 곡. 인생 독고다이 아니겠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지난달 25일 선공개된 ’초심’은 ‘범죄와의 전쟁’, ‘공작’ 등 굵직한 작품으로 사랑 받아온 윤종빈 감독이 직접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다. 

장기하는 ”뮤직비디오를 큰 화면으로 보기는 처음. 저것도 ’추억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24시간 동안 촬영을 했고, 이런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를 찍어본 적이 없어서 ’저때 재밌었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종빈 감독님이 노개런티로 찍어주셨다. 그동안 너무 거물이 되셔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느낌으로 전화를 드렸는데, 곡도 들어보시기 전에 ’당연히 해야죠’라고 말씀해주셔서 ’진짜요?’라고 몇 번 물어봤다. 그때부터 일사천리로 회의 몇 번 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찍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균, 이선빈을 비롯해 박성웅도 ’초심’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화면을 빛냈다.

장기하는 ”모두들 흔쾌히 카메오로 출연을 해줬다. 박성웅 배우님은 촬영 당일까지 섭외가 된 상태가 아니었다. 뮤직비디오를 인천 호텔에서 찍었는데, 마침 인천에서 촬영이 끝나셨다고 해서 윤종빈 감독님이 ’일단 와라’고 하셨다. ’한 컷 찍고 가라’해서 갑자기 찍고 가셨는데, 그 짧은 컷에서도 연기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셔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유독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이번 앨범. 장기하는 ”노래는 활동 마무리를 결정하기 전에 만들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자’고 결정하고, 노래를 들으니 의미심장하게 들려서 사후에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1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밴드 활동을 마무리하게 된 각자의 소회도 밝혔다.

장기하는 ”여태 10년을 하면서 추구해온 건 ’어떻게 하면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앨범에 담을 수 있을까?’였다. 그런 기준에서 생각을 했을 때, 이번 앨범이 완성되어 가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5집보다) 6집이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흥행과는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음악적으로는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좋은 타이밍일 것이라 생각해서 멤버들에게 제안했고 뜻을 모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음악적으로 자부심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헤어지니까 훈훈할 수 있는 것 같다. 내리막길을 가고, 서로 간의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헤어지는 건 웃으면서 헤어질 수 없는 것 같다. 우리도, 팬들도 아쉬울 때 마무리를 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스 정중엽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하고, 그게 이렇게 잘 끝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희박한 확률인 것 같다. 즐겁게 그리고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걸 이뤘다. 밴드가 보통 사건, 사고 등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지는 않지만, 재밌었던 기억을 가지고 ‘또 다른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기타 이민기는 ”아쉬운 감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밴드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은 들었다.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하는 게 먼저고, 활동 마무리는 부차적인 것. 그것에 대한 소회는 12월 31일 자정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타 하세가와 요헤이는 ”해체, 헤어짐 같은 생각이 안 든다. 저희 6명이 10년 동안 가족처럼 지내왔다. ’독립하자. 또 만나면 되지’라는 정도로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럼 전일준은 ”나는 중간에 합류한 멤버고, 이전에는 장기하의 얼굴들의 팬이었다. 함께 하게 돼 정말 기뻤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많이 남아 우울한 마음이 든 것 같은데, 해체를 발표하고 생각해보니 또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더라. 지금의 할 일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밴드로 활동하며 자부심을 느낀 지점에 대해 장기하는 ”진짜 멋있게 한 것 같다”고 짧고 굵게 말했고, 키보드 이종민은 ”밴드를 하면서 미국 투어도 가보고, 민간인으로 시작해서 많은 행운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이민기는 ”꿈 같은 10년이었다”다며 “우리 노래를 커버하는 영상을 꽤 많이 봤지만, 우리와 똑같이 하는 팀은 한 팀도 없었던 것 같다. 우리를 똑같이 재현할 수 있는 팀은 없다는 게 자부심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일단 양평이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웃음). 음악적으로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가장 오래한 밴드다. 더 나이를 먹어 할아버지가 됐을 때, ’젊었을 때 뭐하셨어요’라고 물으면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밴드 활동을 한 것. 어렸을 때 동경했던 밴드 뮤지션과도 함께 공연을 하며 꿈을 이뤘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전일준은 ”20대를 같이 보낸 형, 친구들이라고 생각해서 기쁘다.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게 자부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 / 톱스타뉴스 최시율 기자

새 앨범이 나온 만큼 당분간은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의 계획 역시 “아직은 없다”고.

장기하는 “앞으로 두달 간은 음악을 가지고 재밌게 살아보려 한다. 미래에 대한 계획은 딱 두달만 세우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음악·사운드에 매료되고, 가사를 쓰게 될지는 여기서 제가 제일 궁금하다”고 웃어 보였다.

2년 만에 발표하는 신보이자, 최정점을 찍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 ‘모노(mono)’. 장기하는 “밴드의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앨범 이야기를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며 공들여 만든 음악에 대한 사랑을 당부했다.

총 9곡이 수록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5집 ‘모노(mono)’는 1일 오후 6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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