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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원들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20명을 부정 합격시켜’

  • 강태이 기자
  • 승인 2018.10.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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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이 기자] 국민은행 채용과정에서 응시자들의 점수를 조작하는 등 부정 채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은행 전·현직 직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노미정 판사는 26일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위반으로 기소된 국민은행 인사팀장 오 모 씨와 전 부행장 이 모 씨, 인력지원부장이던 HR총괄 상무 권 모 씨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HR본부장 김 모 씨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또 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겨진 국민은행에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국민은행은 이른바 ‘VIP 리스트'를 관리하며 최고경영진의 친인척 등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 수사를 받았다.

오씨 등은 2015년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합격자 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남성 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또 2차 면접전형에서 청탁대상자 20명을 포함해 28명의 면접점수를 조작해 이 가운데 20명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어 2015년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과 2015∼2017년 인턴 채용과정에서도 수백 명의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청탁대상자를 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 판사는 “최근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채용의 공정성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하고 있다”며 “공개채용은 채용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것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일차적으로 사기업이나 다른 사기업과 달리 정부의 지원과 보호를 받고 은행업계 1·2위를 다퉈 사회적 책무도 있다”며 “피고인들은 심사위원이 부여한 점수를 사후에 조작하는 방법으로 여성을 채용에서 배제하고 청탁으로 특정인을 합격자로 만들어 채용 절차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또 “이로 인해 등락이 바뀐 지원자 규모가 상당하고 지원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라며 “가장 큰 피해자인 지원자들이 느낄 허탈감과 배신감은 보상받을 길이 없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다만 노 판사는 “피고인들이 경제적 이득을 취득했다고 볼 사정이 없고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이를 개인적 책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채용 심사위원과 국민은행이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고 일부는 선처를 탄원한 점, 범행 동기를 보면 국민은행의 영업상 필요에서 기인한 부분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4일 오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 이씨와 김씨, 권씨 등 3명에게는 각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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