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1933년 킹콩이 지금까지 어떻게 달려왔는지 알게 되면 혀를 내두를 것이다.
콩의 아들(1933)에 이어서 최초로 리메이크된 킹콩(1976)과 킹콩2(1986)는 잘 알려진 고전이지만 킹콩의 영향을 받은 영화들은 코웃음을 칠 정도다.
킹콩 제작진이 내놓은 마이티 조 영(1949)은 그렇다 쳐도 킹콩의 역습(1967)은 로봇 고릴라와 싸우는 설정을 두고 있다. 퀸콩(1976) 포스터에는 리본 장식을 한 암컷 고릴라까지 등장한다.
비평과 흥행 면에서 성공을 거둔 피터 잭슨의 킹콩(2005)이 있었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여전히 킹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콩 스컬 아일랜드는 스핀오프로 제작됐지만 괴수 유니버스의 시작도 알리는 영화로 이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와 ‘고질라 vs 킹콩’ 시리즈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 ‘킹콩 vs 고질라’(1962)의 흥행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는 베트남 전쟁 당시 알려지지 않은 남태평양 미지의 섬을 꺼내놨다. 그리고 캐슬 브라보(Castle Bravo) 핵실험의 책임을 이곳으로 돌린다.
방사능이 누출됐던 최악의 핵실험이 미지의 생태계를 파괴하기 위해서 추진됐다는 설정이다. 그 근거로 미스터리하게 파괴된 미 군함 등도 제기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천연자원, 암 치료제, 지질학적 발견, 대체 에너지 등을 이유로 무조건 이 미지의 섬에 갈 것을 강요한다. 그래야 우리의 킹콩을 만날 수 있으니까.
러시아가 당시 최고 기술인 위성을 통해 먼저 발견할 것을 우려하는 것도 큰 의지로 작용한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미국의 수뇌부와 베트남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군인들이다. 물론 그런 복잡한 신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전직 군인과 ‘반전’ 사진 기자까지 포함됐다.
시작은 거창한 듯 보이나 킹콩을 만나면 속전속결이다. 조던 복트-로버츠 감독은 올드보이 오마주를 얘기하고 있지만 오락영화로 전개되면서 여러 클리셰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단점은 확실하고 명확하다. 그로 인해 치러야 했던 영화 속 위기와 긴장감은 괴수 영화의 일면에 불과해 보인다.
이 영화가 피터 잭슨의 킹콩과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괴수 유니버스라는 큰 그림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