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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혜화’ 정은지, 자신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타인을 향한 위로로 승화한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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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정은지는 실로 좋은 ‘가수’가 됐다.
 
16일 에이핑크 정은지는 논현동 스타힐 빌딩에서 미니 3집 ‘혜화’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니 3집 ‘혜화’의 타이틀곡 ‘어떤가요’는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젖어드는 정은지의 목소리만으로 완성해 가을의 정취를 잘 드러낸 곡이기도.
 
정은지는 지난 콘서트 ‘혜화역’에서 “제가 나중에 가수가 된다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 것 대해 안부를 묻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떤가요’라는 제목을 짓게 됐습니다”라며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정은지의 세 번째 솔로 음반 ‘혜화’는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으로 이제 막 꽃을 피우며 반짝이는 청춘들을 소중하게 지칭하는 말이자, 정은지가 삶에서 느꼈던 감정, 기억, 감성을 줄기로 삼아 ‘청춘’을 향한 메시지를 노래하는, 시집과도 같은 앨범이다.
 
특히 그의 이번 앨범은 빌보드에서도 주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빌보드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이핑크 정은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어떤가요’ 뮤직비디오로 돌아오다(Apink's Jeong Eun Ji Returns Home In Nostalgic Music Video ‘Being There': Watch)”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에이핑크 정은지/PlanA 엔터테인먼트
에이핑크 정은지/PlanA 엔터테인먼트

 
빌보드는 신곡 ‘어떤가요’에 대해 “고향에 대한 감상으로부터 나온 위로를 주는 곡”이며, “감미로운 포크 팝 발라드인 ‘어떤가요’는 그녀가 살면서 사랑을 느꼈던 곳을 떠올리며 노래한 곡으로 정은지의 따뜻한 보컬과 부드러운 스트링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곡”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가사가 사랑 노래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어떤가요’는 정은지가 출근길 갑자기 빠져 나와 고향으로 향하는 직장인으로 분한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정은지는 고향에서 엄마의 집밥을 먹고, 어린 시절 공간을 찾고, 나무 아래 앉는 등 소소한 기쁨들을 즐긴다”고 설명해 정은지가 곡에 담아내고자 했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정은지의 미니 3집 ‘혜화’에도 주목하며 “‘혜화’는 스스로를 향한 ‘공감’을 주제로 한다. 정은지는 코리아헤럴드에 ‘제가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저 자신을 비춰 앨범 작업을 시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고 설명했다.
 
빌보드는 여성 솔로 가수로서 정은지의 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혜화’는 에이핑크 완전체 이후 솔로로 낸 음반이다. 정은지는 지난 2년간의 시간을 거쳐 달콤한 노래와 감성적인 보컬로 뚜렷한 정체성을 발전시켜왔다”고 덧붙였다.
 
빌보드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가요’는 가수 그리고 인간 정은지가 가지고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나온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어머니로 대표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도 연결된다.

정은지 /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정은지 /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8년차 가수인 에이핑크 정은지는 부산 출신 아이돌이다. 근 7년 동안 서울에서 숙소 생활을 하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는 정은지. 8년은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이따금 느껴지는 쓸쓸함이 ‘익숙함’으로 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은지는 ‘그리움이 익숙해진다’는 표현이 이번 ‘어떤가요’의 ‘귀한 구절’이라고 소개했는데, 그의 인생 한 부분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문장은 없을 듯싶다.
 
다만 이번 앨범과 타이틀곡의 프로듀싱에 있어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있었냐고 하면 그것은 결코 아니다.
 
정은지는 “나도 고민이 많다. 청춘이 영원하지 않을 거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끝까지 똑같을 수는 없지 않나. 모든 사람은 자기 미래를 모른다”고 말했다. 청춘을 위로하는 앨범을 만든 정은지 본인 역시 고민이 많은 청춘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밝힌 셈.
 
이어 “80살까지 일한다는 사주를 듣고 위로가 됐다. 사실 아이돌로 시작하다보니 불안한 게 많다. 잘하는 아이돌들도 많고 편견도 많이 줄었지만 아이돌은 한계가 있고 생명의 마지노선이 있다고 하지 않나. ‘내가 잘 깨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8년차이긴 하지만 초년생 같은 느낌이다. 부딪치는 것들은 다 처음이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정은지 본인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별의 아쉬움 역시 그의 내면 안에 적잖이 누적된 듯했으며 그러한 감정도 이번 앨범에서 음악으로 승화한 것 같았다.
 
이번 앨범 ‘혜화’를 준비하면서 스텝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정은지. 그는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스텝들(정확한 워딩은 ‘스텝 언니들’이었다)과 친한 편이라고 얘기했다. 그런 그는 “친하게 지내던 스텝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 인스타에 여행사진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앨범 설명 도중하게 됐는데(퇴사한 스텝들한테 “어이 퇴사자 여행하니까 좋아?”라고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실제론 ‘누구나 떠나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 한 것이었지만 그 안에서 기자는 ‘이별의 아쉬움’이라는 감정도 느꼈다.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

 
근 8년 동안 고향과 가족들로부터 떨어져 사는데 서울에서 정붙인 동료들과도 이별해야한다는 것이 사람 좋아하기로 유명한 정은지에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고 인생을 살다보면 겪게 되는 ‘익숙한’ 일 일뿐. ‘그리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이별’에 익숙해진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순간의 이별이든, 영원한 이별이든.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격, 좋은 입담으로 유명한 ‘연예인’ 정은지. 하지만 그 역시도 한 명의 사람이고 청춘이기에 가지는 고민이 있었고 쓸쓸함이 있었고 그리움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발생한 ‘감정’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는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쓸쓸함과 그리움을 ‘남을 위로하는데’ 쓰기로 했다. 타인의 일이라고 하면 사실 이 문장이 크게 별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겠으나 ‘자신’의 일이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같은 감정을 가지고도 누군가는 파괴적인 선택을 하고, 누군가는 타인의 감정을 다치게 하며, 누군가는 타인의 위로를 구걸하기도 한다. 나의 아픔을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데 쓴다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정은지는 처음으로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한 이번 앨범을 작업함에 있어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썼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뮤직비디오의 컨셉을 잡을 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면모를 상당히 드러냈는데, 그는 “2000년대 뮤직비디오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스토리가 있는 뮤직비디오를 찍기로 했고, 풍경을 잘 보여주기 위해 촬영도 풀샷으로 많이 했다(보는 사람의 눈이 편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4분이 좀 짧은 것 같아서 뮤직비디오 길이도 길게 했다”(어떤가요 뮤직비디오는 총 8분이다. 4분짜리 노래 두곡 분량인 셈)고 설명했다. 통상 팬들이나 기자들이 상상할만한 수준 이상으로 세밀하게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부산에서 올라온 장난기 많고 사투리가 심한 고등학생(정은지는 이번 앨범의 이름이기도 한 ‘혜화여고’ 출신이다)은 이제 청춘의 고민과 외로움을 충분히 체험한,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고 깊어진 ‘어른’이 됐다.
 
자신의 진심을 음악으로 승화해 타인을 위로하는 것이 가수라는 직업의 정의라면, 정은지는 이미 ‘좋은 가수’이지 않을까.

 
쓸쓸해지기 좋은 계절 가을. 정은지의 ‘혜화’를 친구로 삼아 잠시 잠깐이라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br>
플랜에이 엔터테인먼트<br>

 

정은지는 지난 13일, 14일 양일간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콘서트 ‘혜화역’을 성료해 강력한 솔로 파워를 입증했으며, 오는 11월 3일 대구, 11월 10일 부산 공연에서 팬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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