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민성 기자) 영화 ‘밤치기’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솔직한 매력으로 극장가를 찾아온다.
지난 22일 오후 용산CGV에서 영화 ‘밤치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정가영 감독, 박종환, 형슬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밤치기’는 영화감독 가영이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 진혁에게 호감을 갖고 다가가는 솔직 발칙한 원나잇 토크 무비다.
메가폰을 잡은 정가영 감독은 “첫 번째 작품 개봉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 ‘밤치기’를 개봉하게 돼서 감회가 뜻 깊고 새롭다. ‘밤치기’를 만들게 된 이유는 멜로라는 장르를 워낙 사랑하고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떤 사랑 이야기를 그릴까 고민했는데 실패담을 그리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 감독은 “평소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도 처절하면서도 비참한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들이었다. 저도 여러번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나면 매력을 어필하고 호감을 표시하는 과정들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각본 작업하는데 큰 동력이 됐었다”며 작품을 연출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는 ‘이 남자를 꼬셔야겠다. 이 남자랑 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 그리고 누구나 매력적인 사람 앞에서 본인이 자연스럽게 재밌는 말도 하게 되고 그동안 상상해왔던 말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한 연출에 대해서는 “촬영 때는 종환 오빠가 굉장히 편하게 해주셨던 것 같다. 종환 오빠만큼 편했던 사람이 없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평소 오빠를 대하는 것처럼 편해서 저희 둘 다 연기가 편하게 나왔고 그것이 연출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어 연기와 연출을 동시에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냐고 묻자 “‘밤치기’는 힘든 게 없었다. 그런데 세 번째 작품은 너무너무 힘들더라. 사람들이 왜 그렇게 힘들지 않냐고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번에 깨달았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이제 동시에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리고 최근에 그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내가 저 자리에 없었으면 모니터를 좀 더 열심히 보고 뭐가 문제였는지 짚었을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좋은 여배우분을 만나면 저도 연출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환을 진혁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극 중 가영이가 진혁에게 여러 번의 구애를 하지 않나. 그러려면 진혁이 가영을 비참하게 할 정도로 매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던 중 종환 오빠를 사석에서 몇 번 뵙고 알게 됐는데 미친 매력의 소유자였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었다. 고민도 생각도 안 하고 시나리오 보냈더니 오빠가 다행히 허락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역시나 작업을 하고 나서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행복한 호흡이었다. 형슬우 오빠는 제 동료 감독님이신데 감독님이 영찬과는 또 다른 느낌이시다. 평소 긍정적이고 에너지를 넘치신다. 영찬 역을 누구로 할까 고민했는데 강하게 어필을 해주셨다. 저도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영찬 역에 캐스팅하게 됐다. 흥미로웠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형슬우는 “가영 감독과는 단편 영화에서 만나서 친분을 쌓았다. 그러다가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재밌는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빠르게 수락했다. 저를 술자리에서 자주 봤는데 재밌게 봤나보다. 그래서 캐스팅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박종환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흥미롭고 진행되는 얘기들이 사실적이면서도 약간 예측이 잘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제가 웃는 장면들이 있는데 실제로 정말 웃음이 났었다.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고 답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1년 만에 개봉하게 된 소감과 당시 수상 소감을 묻자 “뭔가 쑥스럽고 떨렸다. 그리고 상을 받을 때 정가영 감독도 감독상을 함께 수상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감독이면서도 연기자였던 정가영 감독은 배우들에게 과연 어떤 디렉션을 줬을까.
이에 형슬우는 “배우로서 디렉션을 받아 본적은 별로 없다. 정가영 감독은 대본에 충실한 스타일이더라. 대본 숙지를 많이 했지만 긴장이 됐었다. 기본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많은 얘기는 하지 않고 테이크로 가면서 서로의 감정을 맞춰가는 형식으로 진행을 했다”고 답했다.
박종환은 “한 씬을 30~40분 내외로 쭉 촬영했다. 그렇게 진행하려면 사전에 써 있는 대본을 다 암기할 수 밖에 없었다. 정가영 감독과 서로 대사를 숙지하면서 어느 정도 상대방이 연기할 수 있는 범위를 파악했던 것 같다. 때문에 촬영할 때는 할 얘기가 많지는 않았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믿으면서 촬영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또한 정가영 감독의 배우로서의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재기 발랄하고 약간 예측 불허한 캐릭터다. 같이 연기하면서 새롭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에 반응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새롭게 반응할 수 있었던 것이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유독 술을 마시면서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씬이 많았던 ’밤치기’.
이에 박종환은 “이미 술을 마시면서 촬영을 하기로 얘기했었다. 계속 마시다보면 취하니까 얼음이랑 물을 많이 넣긴했다. 그래도 촬영 중간에 볼이 빨갛게 올라는 게 보였다. 촬영 끝나고 얼굴이 빨개져 있으면 1,2시간 정도 쉬다가 다시 진행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노래방 씬에 대해서는 “노래방 애창곡은 처음엔 김동률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노래 말고는 다른 건 없을까 고민했다. 다른 노래 이것저것 불러보다가 정가영 감독이 마지막에 부른 노래 ‘스탈리안’이 좋다고 하길래 그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형슬우 또한 영화 속 캐릭터 모습을 언급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모습은 제가 평소에 하고 다니는 모습이다. 뿔테도 나름 가격대가 있는 안경이었는데 영상을 보고 ‘내가 실제로 저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충격을 먹었다. 그래서 다이어트도 했다. 사투리는 실제로 부산 출신이어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그런데 처음엔 사투리가 고쳐지지 않아 부산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핸드폰 파는 캐릭터로 설정을 다시 했다”고 답했다.
이어 “의상은 직접 찍어서 정 감독에게 확인을 받았다. 그날 준비를 해서 진짜 제 옷으로 준비했다. 핸드폰을 파는 업자이기 때문에 추리닝 보다는 캐주얼한 느낌의 가디건으로 입게 됐다. 노래방 씬은 실제 노원의 노래방에서 촬영이 진행됐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박종환 또한 “저도 실제 제 옷을 입고 촬영했다. 진혁과 어울릴 것 같은 옷들을 고민하며 정가영 감독에게 사진을 통해서 보여줬었다. 약간 생활감이 있는 옷들이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까다로웠다. 본인이 원하는 진혁의 스타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고 답했다.
정 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요구했냐고 묻자 “청바지의 핏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엉덩이, 허벅지 실루엣이 느껴지는 청바지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드티는 진혁의 캐릭터인지 정 감독의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정 감독이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형슬우는 “룸카페에서 두 사람이 계속해서 대사를 치고 받는 것이 영화에서 40~50분 정도 된다. 때문에 두 분이 두 번 밤을 새신 것 같다. 두 사람이 대사를 계속하는데 컷이 안 끊겼다. 이런 식으로도 영화 만드는 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진기한 경험이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종환은 “힘든 것은 별로 없었다. 밤에 촬영해서 해가 뜨기 전까지 촬영 했던 것 같은데 평소 제 생활 패턴과 비슷해서 불편함도 없었고 재밌게 촬영했다”며 웃어보였다.
한편, 영화 ‘밤치기‘는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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