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노을 기자) 추상미 감독이 지난 두 편의 단편영화와 입봉작의 공통점을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연출한 추상미 감독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500명의 한국전쟁 고아와 폴란드 선생님들의 비밀 실화를 찾아 남과 북 두 여자가 함께 떠난 치유와 회복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추상미의 장편 입봉작이다.
추상미는 1994년 연극 ‘로리타’로 데뷔한 뒤 연극 무대는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했다. 그러던 중 대학원에 진학해 영화 연출을 공부하고, 단편영화 ‘분장실’(2010), ‘영향 아래의 여자’(2013)를 통해 연출력을 입증했다.
이날 추상미는 두 편의 단편영화와 장편 입봉작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그 상처를 꿋꿋하게 회복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는 “두 편의 단편영화를 통해 자본주의에서 경쟁 구도를 달리며 뭔가를 성취하려는 것이 과연 깊은 상처가 있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담았다”며 “‘폴란드로 간 아이들’과 두 편의 단편영화는 ‘상처’에 대한 관점이 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편영화 두 편은 시니컬한 톤이었다. 당시에는 상처에 대한 실험이었다. 이번 장편은 상처가 선하게 활용될 수 있고, 다른 생명을 살리는 데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담았다. 전쟁 고아들을 사랑으로 품은 폴란드 선생님에게서 그런 것들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 속 거의 모든 씬에는 음악이 빠짐없이 사용된다. 이 음악은 보는 이의 감정을 고조시키기도 하며 차분하게 만들기도 한다.
추상미는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유에 대해 “관객들이 이 영화를 극영화, 씨네다큐처럼 느끼기를 바랐다”며 “드라이하게 팩트를 따지는 역사 다큐로 갈 경우 너무 많은 프레임이 존재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는 정치적 프레임으로 보면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영화”라며 “프레임을 뛰어넘어 연민에 주제를 맞췄다. 연민과 공감은 그 대상이 정의로운지 옳은지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불쌍히 여기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게 바로 이 시대에 필요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아온 만큼 연기적 갈증은 없었을까.
추상미는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서 재미를 못 느꼈다”면서도 “연극 무대로는 돌아가고 싶다. 무대에 섰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영향이 크다. 연극 배우들은 로망으로 두는 역할들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미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시 작품들에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여성 캐릭터가 별로 없었다”며 “제가 나중에 만든 영화에서는 살아 숨쉬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치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오는 10월 3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79분.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