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나사제조기 속에 필로폰 112㎏을 밀반입하고 거래한 국내외 마약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대 필로폰을 압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장모(25)씨 등 대만 마약조직원 3명과 정모(32)씨 등 일본 마약조직원 2명, 한국 마약조직원 이모(63)씨를 포함한 국내외 마약조직원 총 6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경찰은 일본 마약조직에 속한 한국인 김모(43·여)씨와 정모(36·여)씨 등 두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장씨 등 조직원들은 2018년 7월6일부터 8월20일까지 부산항을 통해 필로폰 112㎏(시가 3700억원)를 밀반입해 그 일부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만인 장씨는 대만 마약 조직 총책 A씨(27)로부터 지시를 받고 지난 7월6일 필로폰 112㎏이 숨겨져 있는 나사제조기를 태국 방콕항 부산항으로 밀반입했다. 해당 제조기는 가로·세로·높이가 60㎝·70㎝·55㎝로 무게는 380㎏이다. B씨는 또다른 대만 마약 조직원인 절단 기술자 양모(27)씨와 나사 제조기를 해체해 필로폰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보관했다.
장씨는 A씨와 일본 마약 조직 총책의 필로폰 거래 계약에 따라 7월29일부터 8월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일본 마약 조직원인 한국인 정모(47·여)씨 등 5명에게 필로폰 22㎏을 전달했다. 남은 필로폰 90㎏은 보관했다.
정씨 등은 자신이 속한 일본 마약조직 총책 병씨와 한국인 마약 총책 B씨(62)가 맺은 필로폰 계약에 따라 장씨에게서 넘겨받은 필로폰 22㎏을 한국 마약조직 운반책인 한국인 이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같은 조직의 또 다른 운반책인 한국인 C(54)씨에게 필로폰을 넘겨줬고, B씨는 이들을 통해 일본 마약조직에게 대금 11억 을 지불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범행에 가담한 해외 마약 조직은 조직원들에게 밀반입·판매·대금전달(회수)·활동비 제공 등의 필요한 역할을 주고, 채팅앱을 통해 개개인에게 지시해 조직원들 서로가 정체를 모르도록 했다. 또 필로폰 거래시 상대가 가지고 있는 지폐 일련번호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
처음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장씨는 범행 넉달 전인 올해 3월 입국해 자신이 묵을 숙소와 필로폰을 은닉할 장소 등을 사전에 알아본 뒤 총책에 보고, 부동산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필로폰을 보관하는 대만인 장씨와 양씨는 같은 조직원인 심모(23)씨 등 자금 운반책 2명으로부터 활동비를 받으며 생활했다.
이번 수사는 국정원이 지난 4월 필로폰 밀반입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국정원,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대만·일본 마약 조직의 접선 현장을 추적하던 중 또다시 국정원으로부터 소량의 필로폰이 서울 모처 커피숍에 은닉돼있다는 첩보를 받았다.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은닉 피의자인 대만 마약 조직원 장씨를 특정했다.
관세청은 지난 8월 초 대만인이 화물로 필로폰을 밀반입했다는 국정원의 첩보를 전달받고 의심되는 수입물 5건을 모니터링하다가 장씨가 들여온 나사 제조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대만으로 출국하려던 장씨를 출국 직전에 검거하면서 보관하고 있던 필로폰 90㎏(시가 3000억원)을 압수했다.
이번에 압수한 필로폰량은 3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연도별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국내 수사기관이 압수한 필로폰 양은 2015년도 56.6㎏, 2016년도 28.7㎏, 2017년도 30.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