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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조윤선, “전경련에 지원 강요”…박준우-현기환-허현준 등 강요 혐의 유죄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8.10.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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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정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다시 구속됐다. ‘블랙리스트’ 혐의로 구속됐다가 기간 만료로 풀려난 지 61일 만이다. 

함께 재구속 기로에 섰던 조윤선 전 문화부장관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는 지난 5일 김 전 실장 등 9명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선고 공판에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함께 재판을 받은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강요 등 혐의 징역 2년에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정관주·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가 내려졌다.  

보석 석방됐던 허현준 전 국민소통 비서관실 행정관은 강요 혐의 징역 1년에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고 재구속됐다. 

이날 재판부는 ‘화이트리스트’ 혐의와 관련해 이들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아닌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특정 시민단체 자금 지원을 요구한 행위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권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다만 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전경련이 대통령비서실의 영향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며 “피고인들의 강요행위로 전경련은 자율적인 기준에 따라 자금지원 여부를 심사하고 결정할 의사결정의 자유가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최초로 보수단체 자금지원을 지시했고 구체적인 지원단체명과 지원금액을 보고받고 승인해 실행을 지시했다”며 “신 전 청와대 비서관을 직접 호출해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질책하고 다시 지원을 요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정무수석으로 취임하며 전경련 자금지원 목록을 인수인계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라며 “대통령비서실이 전경련을 통해 보수단체에 자금지원을 하면서 필요 시 보수단체를 활용하는 기본적 구조를 인식하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지휘 관계를 이용한 승인·지시를 통해 강요 범행에 본질적 기여를 했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헌법은 특정 정치 견해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피고인들은 함부로 진보·보수가 불균형 상태라며 보수단체를 지원했다”라며 “이런 행동의 경위와 파장에 비춰보면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라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조 전 장관에게 적용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인사·조직·예산에 관한 사항이 정무수석의 일반적인 업무 범위에 포함된다거나 정무수석이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판단된다”라며 “친분에 따른 활동비 지원 명목이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 뉴시스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 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전경련을 상대로 어버이연합 등 21개 보수단체에 총 23억8900여만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장관 등은 2015년 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31개 단체에 35억여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4년 9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국정원 특활비 총 4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한편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정원 특활비로 불법 여론조사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수석이 총선 관련 여론 조사에 관여하지 않았고 여론조사비 미납 사실을 인수인계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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