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스터 션샤인’ 호타루 역 김용지 “구동매, 이제 떠나보내려 한다”

(톱스타뉴스 김희주 기자) 김용지가 드라마 속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톱스타뉴스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미스터 선샤인)’에서 타로 카드로 점괘를 보는 묘령의 여인 호타루 역의 배우 김용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용지는 ‘미스터 션샤인’에서 말 한마디 없이 묘한 매력을 풍기는 점성술사로 낭인 구동매(유연석 분)의 곁에서 타로카드로 점을 봐주는 호타루로 열연을 펼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김용지는 ‘미스터 션샤인’으로 첫 연기 데뷔를 했다.

“연기 활동은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처음에 모델로 사진 작업을 하다가 영상 작업을 하고 뮤직비디오나 광고 작업 등을 하면서 조금 더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공부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미스터 션샤인’의 첫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용지. 지금까지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드라마 이름 옆 연관검색어로 ‘호타루’가 뜰 정도로 그는 매회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최근 인기를 실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아직 인기를 몸소 체감하진 못했다며 “제 생각엔 극 중 호타루와 평소 제 모습의 싱크로율이 낮다. 평소 저는 머리도 질끈 묶고 메이크업도 안 한다. 또 제가 반려견 두 마리를 키우는데 개를 산책시키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 외엔 특별한 대외 활동이 없어서 그런지 많이 알아본다고 느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제가 주변을 많이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가족, 친구들의 반응은 좋았다며 자신이 드라마에 나오자 모두 “신기해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드라마에 처음 등장했을 때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극에 몰입을 못 했다. 내가 나오니까 낯설고 그래서인지 호타루라는 인물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낯설고 신기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모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성술사 ‘호타루’. 특히나 말을 못 하는 설정 탓에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은 드라마 중후반부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대본 전체가 나오지 않아서 제 상상력에 많이 의지했고 대본이 나오면서 호타루라는 인물을 제대로 준비했다. 호타루라는 인물이 준비할 게 많았다. 말을 하지 못해서 타로를 본다는 것, 그리고 일본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 그래서 준비하는 동안 많은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했고 붓글씨도 배우러 다니고 타로카드도 배웠다”

또 그는 “원래는 타로카드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호타루라는 역할을 하면서 관심이 생겼다”라고 덧붙였다.

김용지는 캐릭터 준비를 위해 다양한 작품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영화 ‘명량’ 속 이정현 배우의 연기를 비롯해 영화 ‘아멜리에’, ‘쉐이프 오브 워터’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보며 연기 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말없이 표정과 행동만으로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터.

“너무 어려웠다. 처음부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회차가 지날수록 호타루의 감정도 고조되는데 표정으로만 연기해야 해서 어려웠다”

실제로 만나본 김용지의 목소리는 극 중 호타루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역시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처음 들으면 “상상했던 그 목소리”라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극 중 캐릭터의 영향으로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를 지니게 된 김용지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실제로는 털털하고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수다스럽기도 하다.(웃음)”라고 말했다.

‘미스터 션샤인’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주, 조연 배우들이 출연한다. 실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용지는 “저는 배우분들과 많이 마주치진 않았다. 그래서 아쉬웠다”라며 “사실 저번 21화를 박아인, 김병철, 김혜은 선배와 모여서 봤다. 제 주변에 연기자 친구들, 선배들이 많이 없었는데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정말 잘 챙겨주시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구동매 역의 배우 유연석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너무 좋았다”라며 “현장에 대해 많이 배웠다. 정말 제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로 현장에 갔는데 유연석 선배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줬다. 연기적 지도보다는 현장에서 카메라의 위치에 따른 시선 처리 같은 것들을 알려줬는데 저에겐 그게 너무 중요했다. 너무 몰랐으니까”라며 연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극 중 김용지는 구동매(유연석 분)와 러브라인 아닌 러브라인을 연기했다. 구동매를 위해 밀고를 하고, 구동매 또한 호타루를 위해 칼을 내들기도 했다. 시원하게 밝혀진 적 없는 호타루의 감정은 어떤 색깔이었을까.

이에 대해 김용지는 “너무 복잡했다. 어떤 하나의 감정으로 정의가 끝나면 혹은 좀 단순했다면 표현할 때 제 고민의 무게가 덜어졌을 거 같은데 너무 어려웠다. 이걸 정의하기가 힘들고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매를 그냥 남자로서 사랑한다고 보기엔 이게 단순한 감정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나의 주인이고 나를 지켜주는 사람인데 그렇기에 더 헌신적으로 그를 위해서 점괘를 쳤다. 나의 세상이 동매였는데 그 세상이 점점 무너지니까. 그게 또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보다 더 아끼는 사람이 생겨서 동매가 그러는 모습을 보는데 저는 동매가 불쌍했다. 그래도 이제 동매가 본인의 의지에 따라나섰으니 저는 이제 떠나보내려 한다.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쉽지 않다”라며 여전히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촬영은 끝났지만, 여전히 호타루 그 자체인 듯했던 김용지. 그는 후유증에 대해서 “그것보다 방송으로 볼 때 제가 사라지는데 제가 동매 인생에서 빠지고 동매의 홀로 선 인생을 보는데 너무 쉽지 않더라. 너무 가엾고, 그냥 안쓰러운 마음이랄까”라며 작품에 푹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