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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당’ 조승우 “메시지 전달할 수 있는 작품에 마음 움직여”
  • 김노을 기자
  • 승인 2018.09.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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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을 기자] 배우 조승우가 작품 선택 기준을 밝혔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명당’의 개봉을 앞둔 조승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2009), ‘퍼펙트 게임’(2011)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 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천재 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조승우는 영화의 매력에 대해 “퓨전 요소 없이 정통으로 가는 묵직함이 좋았다”며 “박재상은 도드라지지 않는 인물이지만 대립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묵직하게 받쳐내는, 중심이 되는 역할이라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와 박희곤 감독은 영화 ‘퍼펙트 게임’ 이후 7년 만에 재회했다.

오랜만에 만난 박희곤 감독에 대해 조승우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감독님”이라며 “‘퍼펙트 게임’ 때 비해서 현장의 리더로서 능숙함과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한 번은 세팅하는 것 때문에 촬영이 딜레이가 됐는데 그때 감독님이 가방에서 뭘 꺼내시더라. 그게 라면이었다. 라면을 부숴 스태프들에게 한입씩 주며 돌아다니셨다. 굉장히 따뜻하고 귀여운 분”이라며 소소한 일화를 전했다.

영화 ‘명당’은 초중반부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며 흥미를 끌어올린다.

조승우는 완성된 영화에 대해 “시나리오로 봤을 때보다 영화가 몇 배는 더 잘 나온 것 같다”며 “당대 혼돈, 소용돌이 같은 모습들이 중반까지 휘몰아치는 느낌이 들었다.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쳐서 좋았다. 절정으로 갈 때까지 정교하게 잘 다듬어진 것 같다. 허구의 인물인 박재상을 비롯해 김씨 부자, 흥선, 헌종 같은 캐릭터들이 시나리오보다 입체적으로 잘 산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선 후기 중 권력 다툼이 극심했던 시기를 배경 삼은 영화 ‘명당’.

자신과 후손들이 누구보다도 잘 살아야 한다는 본능적 욕망을 품은 인물들 사이에서 박재상은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고 정진한다.

극 중 박재상이 신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조승우는 “처음에 박재상은 개인적인 복수심을 가진 상태로, 대립되는 인물들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 그러던 중 흥선을 만나며 개인의 복수심에서 더 큰 명분이 생긴다. 그 후로 박재상 인생의 2막이 펼쳐지게 되고 개인의 복수심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땅을 찾는 데 자신의 능력을 쏟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영화의 에필로그 역시 그것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박재상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조승우의 존재감은 더할 나위 없지만 박재상이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다소 정적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조승우는 “박재상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힘을 빼자고 생각했다”며 “다른 인물들이 폭풍 같다면 박재상은 태풍 정중앙에 있는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이어 “감독님이 처음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박재상은 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캐릭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 선에서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의 데뷔작은 2000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이다. 어느덧 데뷔 18년 차가 된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은 ‘메시지’다.

조승우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 좋다. 그래서 메시지가 있는 작품만 하고 싶어 한다”며 “그런 점에서 ‘명당’의 에필로그를 좋아한다. 애초에 시나리오에 있던 장면인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좋더라. 의미가 컸다”고 밝혔다.

영화 ‘명당’에서 조승우는 지성과 첫 호흡을, 유재명과는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흥선 역을 맡은 지성에 대해 “지성 형과는 처음 연기해봤는데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현장에서 흐트러짐이 없더라. 배우로서 많이 반성했다. ‘사람들이 이래서 지성지성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캐릭터나 영화 전체에 대한 책임감이 상당하다”고 극찬했다.

이어 “만약에 제가 감독이나 제작자의 입장이라면 지성 형 같은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자기 몫을 다하는 성실함이 있다. 될 때까지 하는 사람이다.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유재명에 대해서는 “세 작품째가 되니 말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뜻이 통하고 공감대가 많이 형성된다. 실제로 많이 친하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조승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야망을 품은 흥선과 김병기의 대립이 절정으로 치닫는 화엄사 액션씬은 그 자체로 화려하다.

지성과 김성균의 액션 연기를 지켜봐야 했던 조승우에게 아쉬움은 없었을까.

조승우는 “여러 버전의 대본이 있었는데 한 번은 박재상이 검을 잘 쓰는 설정으로 바뀐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다 싶더라. 그래서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런 설정은 하고 싶지 않다. 원래의 시나리오로 돌아가서 머리와 마음으로 싸우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며 액션씬에 얽힌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이어 “가야사(화엄사)에서 불이 났을 때 갑자기 박재상과 흥선이 칼을 들고 싸우면 웃겼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끝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조승우는 “‘명당’을 본 관객들이 ‘이 작품 볼 만하다’ ‘이 작품은 곱씹어 생각할수록 여운과 의미가 전달되는 작품이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고 작은 소망을 전했다.

‘믿고 보는 배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이원근 그리고 백윤식이 스크린을 수놓는 영화 ‘명당’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126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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