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박원순 여의도·용산 개발보류…집값 상승하자 자진철회 수순 밟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양인정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그 계획을 다시 시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수립 계획을 발표한 뒤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타자 1개월여 만에 백기를 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박 시장의 지난달 10일 싱가포르 출장 당시 발언으로 촉발됐다. 박 시장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여의도를 통째로 재개발하고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 철로는 지하화한 뒤 지상은 마이스(MICE) 단지와 쇼핑센터, 공원 등으로 개발하겠다”며 여의도와 서울역∼용산역 구간 개발 청사진을 밝혔다. 

박 시장의 이 발언은 ‘여의도 재구조화 종합구상’ 등으로 해석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9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 가격이 0.10% 상승하며 전주(0.08%)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여의도와 용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7월 셋째주 각각 0.24%, 0.20%로 전주 대비 0.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서울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부활 등을 앞세워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꾀하던 국토교통부가 발끈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의 팟캐스트인 ‘서당캐’에 출연해 “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종합적 가이드라인과 마스터플랜 아래 개발이 진행되는 게 좋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지역별·주제별로 (개발계획을) 잘 정리하자는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땅값이 오르고 난리가 났다”며 부동산 시장이 자신의 계획을 왜곡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김 장관과 박 시장 간 갈등이 격화되자 서울시와 국토부는 접점 찾기를 시도했다. 

진희선 행정2부시장 등 서울시 부동산 관련 담당 공무원들과 손병석 1차관 등 국토부 고위 공무원들은 이번 달 3일 ‘국토부-서울시 정책협의체’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주요 개발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양 기관이 함께 관리하자”고 합의했다. 또 시와 국토부는 ‘시장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격주로 회의를 열어 이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처럼 균열이 봉합되는 듯 했지만 박 시장 쪽에서 다시금 갈등의 불씨를 제공했다. 1개월간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생활한 박 시장이 이번 달 19일 옥탑방을 떠나며 수조원대 강북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박 시장의 강북 우선투자계획에는 경전철 사업 재추진, 빈집 매입 후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공급, 공공기관 강북 이전 등 내용이 담겼다. 이 계획은 강북지역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됐다. 

당초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으로 자극을 받았던 여의도와 용산 외에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동작구, 동대문구, 은평구, 중구 등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뉴시스
뉴시스

지난 15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47%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언이 나온 7월부터 오름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의 발언이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대책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상황이 악화되자 박 시장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은 현재의 엄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자신의 발언이 부동산시장을 자극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 플랜이 과거의 재개발 관점으로만 해석되고 관련 기사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이런 과열 조짐이 생긴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