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무비포커스] ‘너의 결혼식’ 속임수 없이 정직하게 담아낸 첫사랑의 기억
  • 김노을 기자
  • 승인 2018.08.22 01:54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노을 기자]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사랑은 다양한 이미지와 감정으로 기억된다. 함께한 사랑의 시간이 누군가에게 아련함과 추억이라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우고 싶은 기억일 수 있듯이 말이다.

듣기만 해도 아련한 단어 ‘첫사랑’에 ‘결혼식’까지 합쳐지면 멜랑꼴리한 감상에 젖을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된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첫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목격하고도 울적하지 않을 수 있음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영화 ‘너의 결혼식’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너의 결혼식’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우연’에게 있어서 ‘승희’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드는 귀하디 귀한,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첫사랑이다.

교무실에서 벌을 서던 우연(김영광)은 전학생 승희(박보영)를 본 순간 사랑에 빠진다. 이후 끊임없는 애정 공세를 펼친 끝에 서로의 마음이 닿는 듯 했지만 승희는 짧은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고교 졸업 후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우연은 명문 한국대학교 홍보 책자에서 우연히 승희의 모습을 발견하고 피나는 노력으로 입학을 따낸다.

재회한 우연과 승희가 이대로 꽃길을 걷나 싶었지만 의외로 일이 쉽게 안 풀린다.

승희는 고교 시절 우연과 나눈 풋풋한 감정을 잊은 듯 보이고 심지어 남자친구까지 있다. 하지만 매일을 투닥투닥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오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더욱 애틋하게 여기기도 하며 짙은 첫사랑으로 자리잡는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에 이르기까지 10여 년에 걸친 연대기를 담아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이석근 감독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플롯팅을 택했다.

이러한 구성을 취할 때 흔히 발생하는 ‘뒤통수치기’식 어설픈 반전이 없음은 ‘너의 결혼식’의 큰 장점으로 남는다.

여기에 남녀를 더욱 애틋한 상황으로 몰고 가기 위해 서로가 몰랐던 비밀을 굳이 부여하지 않으며 속임수도 두지 않는다. 또한 인물들은 함께한 시간을 착실히 믿으면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성장한다.

그 결과 우연과 승희의 이야기는 현실성 있게 다가오며 동시에 담백하다.

영화 ‘너의 결혼식’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너의 결혼식’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너의 결혼식’은 남자인 우연의 시점에서 여자인 승희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 때문에 박보영은 ‘너의 결혼식’ 인터뷰에서 “남녀의 시각차가 극명한 영화라서 관객 반응이 가장 궁금한 작품”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보영이 연기한 승희는 주관이 뚜렷하고 당차면서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캐릭터다. 이러한 승희에게 행여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우연은 어떻게든 해결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

여기서 아쉬운 지점은 우연이 승희를 돕는 모든 상황들이 자로 잰 듯 영화의 목적에 맞게 딱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비슷한 장면들이 나열됨에 따라 극 후반에는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임수 없이 인물들의 사랑을 담백히 그려낸다는 점에서 ‘너의 결혼식’은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로맨스 영화다. 8월 22일 개봉. 러닝타임 110분. 12세 관람가.

 

별점

★★★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