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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영화 ‘22’, 잔잔한 일상에 담긴 그때의 진실…다큐멘터리의 힘
  • 김노을 기자
  • 승인 2018.08.1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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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을 기자] 다큐멘터리는 감춰진 이면을 파헤치며 진실에 다가간다.

다큐멘터리 영화 ‘22’는 중국 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관조적으로 담아내며 진실을 조명한다.

영화 제목 ‘22’는 2014년 촬영 당시 중국 내 생존해 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숫자로, 총 22명의 할머니들이 영화에 등장해 평범한 일상을 전한다.

그중에서도 중국에 남아 있던 한국인 박차순 할머니와 이수단 할머니의 모습은 스크린에 비춰지는 것만으로도 저릿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영화 ‘22’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22’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1922년 한국에서 출생해 다섯 살 무렵 부모를 잃은 박차순 할머니는 18세였던 1941년에 “일본인이 중국 한커우에 큰 공장을 열었는데 그곳에 가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한커우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한 일상을 보내던 할머니는 과거의 기억 앞에 결국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훔친다.

전쟁이 끝난 뒤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 후베이성 샤오간에 거주하던 박차순 할머니는 2017년 1월 18일 눈을 감았다.

1925년 12월 항일투사가 된 후 일본군에게 생포돼 일본군 기지에 갇혔던 린아이란 할머니는 “억지로 시키고 안 하면 때렸다”고 증언한다. 당시 린아이란 할머니의 완강한 반항에 일본군은 그의 오른쪽 다리를 잘라버리기까지 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하이난 농촌 소재 양로원에서 생활하던 린아이란 할머니는 2015년 12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시종 담담한 시선을 유지하는 카메라는 진실을 알리는 창구가 되면서도 결코 격앙되는 법이 없다. 그건 증언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역시 마찬가지다.

할머니들의 하루는 지극히 평범하다. 동이 터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한다.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어린 손주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한다. 관객들은 그들의 생활 공간,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지나온 시간을 짐작하게 된다.

영화 ‘22’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22’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는 할머니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차분하게 담아내는데, 그들의 식사를 보고 있으면 금세 마음이 먹먹해진다. 인간의 삶에서 밥을 먹는다는 행위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궈커 감독은 관객의 눈시울을 붉힐 절절한 서사를 억지로 끌어다 놓지 않는다. 이러한 연출로 할머니들은 각각의 서사 그 자체로 존재하며 과거를 증명한다. 

영화 촬영 당시 중국에 남아 있던 위안부 피해자는 22명. 하지만 현재 7명밖에 남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나이가 90세를 넘겼다.

궈커 감독이 “이분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기 전에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것이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할머니들의 삶에서 역사의 지혜를, 인생의 의미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연출 의도를 통해 밝혔듯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과 역사를 간단히 무시하고 침묵하는 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세계 위안부 기림일인 오는 8월 14일 개봉. 러닝타임 98분.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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