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만지도, 동서로 길게 누운 출렁다리 섬…’13억 2천만 원 들어가’

(톱스타뉴스 김효진 기자) 경남 통영에 위치한 섬 만지도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도서 ‘한국의 섬-통영시’에 따르면 면적 0.233km2, 해안선 길이 2km의 만지도(晩地島)는 통영시에서 남서쪽으로 15km, 산양읍 달아항에서 3.8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섬으로, 인구는 15가구 33명(2015)이다.

동쪽에는 연대도와 자란목도라는 암초로 연결되고, 북동쪽에는 곤리도(昆里島), 서쪽에는 추도, 남쪽에는 내외부지도 등이 있다. 서쪽의 만지산을 중심으로 산지가 발달하였다. 만지산을 큰산이라고 부르는데 만지마을에서 하나밖에 없는 가장 큰 주산이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바로 앞에 있는 저도는 닭, 연대도는 솔개, 만지도는 지네에 비유되어 서로 먹이사슬로 돼 있기에 함께 번성할 길조라고 전해진다. 만지도는 약 200년 전 박씨, 이씨가 처음으로 입도하여 정착하였으며 주변의 다른 섬보다 늦게 주민이 정착하였다 하여 만지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큰 마을 저도동과 학림동을 병합하면서 저도동의 ‘저’ 자와 학림동의 ‘림’ 자를 따서 저림리(楮林里)라 칭한 것에서 유래했다.

배에서 바라보는 섬은 동서로 1.3km 정도 길게 뻗은 형태이며, 서쪽의 만지산을 중심으로 산지가 발달하였다. 동쪽의 반도부는 암석해안을 이루고 있다.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마을은 작고 아담하다. 오른쪽으로는 대부분의 집들이 드러나 있지만, 왼쪽의 집들은 높은 곳에 위치한 탓에 나무들로 가려진 상태다. 이 섬에는 마을이 하나뿐이다. 주민들은 대부분어업에 종사한다. 마을 앞에는 가두리 양식장이 있다. 멸치와 참돔, 갈치 등이 많이 잡히고, 굴양식이 활발하다.

배가 정박하는 선착장 부근 물양장에서 주민들이 가두리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섬의 주민들은 상주하는 사람이 보통 5-10명 정도이고, 수시로 통영에 드나드는 분들이 10명 정도 된다고 한다.

방파제 시작점에 승선장이 있다. 경사제 앞으로는 두 개의 컨테이너가 있고 그 옆으로 오르막길인 계단길이 이어진다. 계단길 오른쪽에는 공동우물이 있는데 ‘비누사용금지’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일대의 섬들은 다 상수도 시설이 들어서 있다.

두 개의 방파제 사이의 계류장에는 자갈해변이기 때문에 호안이 없다. 물론 물이 빠져서이기도 하겠지만 물이 들어와도 배를 접안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배 접안은 두 개의 방파제에 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왼쪽으로 가정집 같은 마을회관이 있고 그 앞에 ‘만지마을’이라는 마을표지석이 있다. 여기서 조금 오른쪽으로는 서쪽으로 이어지는데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시멘트로 포장된 이 길을 따라 가면 보이지 않던 폐가들도 더러 보인다. 폐가 앞에도 우물터가 있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것 같다.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붉은 벽돌로 된 두 기둥이 있다. 이 기둥 뒤로 잔디가 깔린 마당이 있고, 조립식 건물과 함께 그 뒤로 벽돌집이 있다.

그 왼쪽으로는 경사진 잔디밭이다. 바로 앞으로는 바다가 훤히 내다보인다. 평상도 있고 간이 파라솔도 있어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경사진 잔디밭 뒤로 특이한 건물이 보인다. 돔 형식의 건물로 강화패널로 만들어진 조립식이다. 이 뒤로 언덕길이 있는데 조금 더 가면 반대편 해안이 나온다. 반원형의 자갈 해안이다. 그 앞에는 양식장이 있다.

특이한 펜션이 있는 곳에서 마을을 바라보면 완만하게 경사진 곳에 집들이 모여 있다. 그렇게 많은 집들은 아니지만 평안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예전에 집이 있었을 공간은 마당으로 변해 버렸다. 계속 가면길은 갑자기 좁아진다. 나무로 뒤덮인 폭 1미터 정도의 시멘트포장길을 올라가면 능선에 이르고 그 안부지점에는 쓰레기소각장이 있다. 이 주위로 밭이 있는데 밭에서는 앞뒤로 바다가 보인다.

높지 않는 산 정상쪽으로 난 길이 있다. 나무와 숲이 우거져서 이름 모를 새들이 날아다닌다. 계속 올라가면 100년 정도 된 노송과 고목들이 많이 있다. 그곳을 조금 지나자 산 중턱에 건물이 하나 있는데 폐가가 아니라 폐교였다. 담 너머로 녹슨 철봉과 국기 게양대가 보였다. 학교를 뒤로하고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가니 왼쪽에는 바위로 된 해안이 쭉 펼쳐져있고, 오른편에는 자갈밭과 하얀 부표의 양식장이 보인다.

여기서 남서쪽으로 보이는 섬들이 연화도와 욕지도이다. 정면을 보면 동쪽에 연대도가 암초로 연결되고, 북동쪽에 학림도와 저도, 북쪽에 대소장도와 곤리도, 서쪽에 추도, 남쪽에 내외부지도 등이 자리한다. 소각장에서부터는 길이 반원형으로 동쪽으로 이어진다.

조금 더 가면 나무 숲속에 가린 집들이 보인다. 계단길로 된 이 숲길에 들어서면 이어 목재로 된 계단이 있는데 이곳에 위치한 집은 파손되어 방치되어 있다. 목조로 된 조립식 건축물로 예전에는 꽤 괜찮았던 집이었을 것 같다.

여기서 내려오면 또 다른 길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아래쪽에 있는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통나무로 된 계단길인데 입구에 우편함이 있다. 여기서 바로 내려가면 오른쪽 선착장 입구가 나온다. 주말에는 갯바위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온다. 외해권으로 많이 뻗어나간 형국으로, 포인트는 연대도를 마주보는 곳이다. 만지도는 수중에 있는 암초가 잘 발달되어 있어 감성돔과 우럭, 볼락 등의 최고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낚시를 즐기면서 만지도와 연대도 사이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일몰을 구경할 수 있다. 통영의 아름다운 해넘이는 통영의 남쪽 미륵도의 산양일주로에 위치한 마을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여기뿐만 아니라 학림도, 만지도, 연대도, 오곡도, 비진도, 추도, 매물도, 욕지도, 노대도, 두미도 등의 섬에서 일몰의 장관과 함께 낚시와 그 절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만지도를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낚시꾼들이며 최근에 만지도와 연대도의 출렁다리 개통으로 일몰을 보려고 오기도 한다.

한려수도의 수많은 섬들이 다리로 이어지고 있다. 통영의 해간도가 연륙이 되었으며 앞으로 한산도도 연륙의 계획을 하고 있다. 섬과 섬을 잇는 연도교는 한산도와 추봉도가 지난 2007년에 건설되었고, 사량도의 상도와 하도가 2015년에 완공되었다.

이제 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연도교가 2015년 1월에 개통되어 명품 중에 명품으로 등장하였다. 통영과 경계선을 이루고 있는 거제도의 철천도와 가조도, 황덕도가 연륙되었으며, 산달도에는 현재 다리를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연결하는 출렁다리는 13억2000만 원이 들어갔다. 이 다리는 길이 98.1m, 폭 2m 규모로 사람만 건널 수 있고, 차는 다니지 못한다. 2010년 연대도가 전국적으로 ‘명품섬 10’에 선정되면서 건설계획이 확정됐다. 그 후 설계를 마친 후 2013년 10월에 착공하여 14개월 만인 2015년 1월에 완공된 것이다.

통영시는 출렁다리 개통으로 만지도와 연대도의 에코관광에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바라고 있다. 친환경 섬인 연대도를 돌아보고 해넘이로 유명한 출렁다리를 지나 만지도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힐링을 할 수 있다. 이제 연대도는 출렁다리 건설에 따라 ‘푸른 통영 21’이 조성한 국내 최초의 ‘에코 아일랜드’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전국 200여 개의 지자체와 기타 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할 정도다.

3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만지도는 전혀 개발되지 않는 원시적인 섬으로 자연미가 두드러진다. 다리 수십 미터 아래의 짙푸른 바다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고 잔잔한 감동과 전율마저 가져다준다.

이곳이 이처럼 잘 개발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장점은 바람이 불어도 영향을 받지 않고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비용도 적게 들고 단번에 두 개 섬을 돌아보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 하절기에는 해가 길기 때문에 마지막 배의 출항시간을 더 늦추어 주면 좋겠다.

통영시 여객선터미널에서 정기여객선이 1일 2회 운항하였지만, 2011년 12월부터 통영 미륵도의 남쪽 달아마을 선착장에서 1일 4회 운항한다. 오전 8시, 10시, 오후 2시 10분, 4시 40분 등이며 차도선 섬나들이호가 다닌다.

이곳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배로, 연대도를 비롯해 만지도, 저도, 송도, 학림도를 순회한다. 매번 순서를 바꿔 일대의 5개 섬을 돌아서 운항하는데 곧장 가면 15분 정도 걸리지만, 이 섬 저 섬들을 거쳐서 가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달아항 앞에 있는 다섯 개 섬을 묶어서 ‘오도호’로 배 이름을 정하기도 했으나, 섬 주민들이 섬나들이를 편리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섬나들이호’로 이름을 확정지었다. 이름의 아이디어는 ‘푸른통영21’의 윤미숙 국장이 냈다.

이 배는 33톤 규모로 주민들 자부담 6천800만원 등 총 6억8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승선인원 30명, 차량 2대를 실을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여객선이다. 달아항에서 학림도까지는 10분 정도 걸리며, 각 섬마다 5~10분가량이 더 소요된다.

섬나들이호의 취항으로 학림도 정보화마을(바지락 캐기 등 어촌체험마을), 연대도 에코 아일랜드(생태섬) 등과 연계하여 통영 시민들과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은 이 배의 취항을 환영하지만 나이가 든 노인네들에게는 불편하다.

종전에 50분 정도 여객선을 타고 통영의 서호동 여객선터미널에 내리면 서호시장, 병원과 행정적인 일을 보기가 편리했다. 그러나 지금은 섬에서 배를 타고 달아항에 내려 다시 시내버스를 30분이나 타고 시내를 가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예전에는 모든 여객선이 통영시를 향하여 취항을 했지만 지금은 육로의 발달로 섬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움직인다. 그것은 시간 단축과 운임의 절약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욕지도행 여객선이 통영항에서 삼덕항으로 옮겨 갔다.

사량도행은 가오치항으로 옮겨가서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하였다. 편리를 따르고 경제성을 추구한다. 그러다보니 잃은 것도 적지 아니하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내야 할지는 사는 우리들의 몫이건마는 늘 버릴 것만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달아항과 함께 2016년 4월 연명항에서 만지도까지 직항하는 만지도 노선 홍해랑1호 27톤 75명, 홍해랑 2호 29톤 99 명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 매 1시간 마다 운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