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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사망한 화곡동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원생 5명 이불 덮어씌우고 눌러…상습 학대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7.27 11:42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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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 어린이집 11개월 영아 사망 사건
경찰 수사 중 원생 추가 피해 4건 포착
7월 한 달 동안만 10차례 이상 학대 정황

[김명수 기자] 서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생후 11개월 된 영아를 재우겠다며 이불을 씌우고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같은 학대가 반복돼온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7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강서구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59·여)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김씨의 쌍둥이 자매인 원장 김모씨를 아동학대치사 방조 등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어린이집의 폐쇄회로(CC)TV 자료와 동료 보육교사의 진술 등을 토대로 보육교사 김씨가 숨진 영아를 포함한 원생 5명에게 이불을 머리 끝까지 씌우고 팔이나 다리로 누른 정황을 포착했다. 이같은 학대 행위는 7월 한 달 동안에만 최소 10차례 이상 벌어졌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이 과거 CCTV 자료를 추가로 분석하면 학대 횟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생후 11개월 된 영아에게 이불을 덮고 짓눌러 사망하게 한 혐의(아동학대 치사)로 긴급체포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가 20일 오전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8.07.20 / 뉴시스
생후 11개월 된 영아에게 이불을 덮고 짓눌러 사망하게 한 혐의(아동학대 치사)로 긴급체포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가 20일 오전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8.07.20 / 뉴시스

김씨는 잠을 재우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원장 김씨가 운동을 시킨다며 손으로 한 아이의 다리를 잡아 거꾸로 올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아동전문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런 행위가 학대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 이후에도 해당 어린이집 원생들에 대한 전수조사 및 CCTV 분석을 통해 추가 학대 혐의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지난 18일 오후 원장 김씨로부터 "이불을 덮고 자는 아기가 계속 잠을 자고 있어 이상하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 생후 11개월 된 남아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몸에서 눈에 띄는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김씨가 아이를 엎드리게 한 채 이불을 씌우고 올라타 온몸으로 누르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문제가 된 장면을 본 직후 김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사망에 이를만한 외상은 보이지 않으나 정황상으로는 비구폐색성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 비구폐색성질식사는 코나 입이 막혀 숨진 것을 뜻한다.

한편, 25일 참여연대 등 8개 시민단체가 주최한 긴급좌담회에서 어린이집 및 통학차량 관계자들은 동두천 어린이집 통학차량 사망 사건, 화곡동 영아 학대 치사 사건 등 잇따른 어린이집 사건을 바라보며 "올 것이 왔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순천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는 김호연 보육시설비리·고발센터장은 "우리 교사들이 살인자가 됐다"며 "(어린이집의) 환경 자체가 아동학대를 위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보통 어린이집이 3~4개 반을 운영하는데 정식 교사는 한 두명이다. 원장이 장보고, 운전하러 나간다"며 "결국 유아교육과 나온 20살짜리 교사, 아이가 좋다는 경력 단절 여성들이 6~11개월짜리 아이 5~6명을 본다. 애들이 죽지 않는 것이 이상한 환경이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잘 살펴보면 건전한 어린이집이 없어지는 단계가 있다며 먼저 어린이집 비리 사건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장에게 대거리할 수 있는 연륜 있는 교사가 있어야 한다. 옆에서 학대를 지적하는 선배 교사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교사가 없어졌을 때 비리 사건이 나타나며, 그 결과로 이런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통학차량 업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통학버스에 방치된 어린이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목하는 구조적인 시스템 문제보다는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어린이집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홍정선 한양관광버스협동조합이사장은 "어린이집 사망 사건이 자꾸 어린이집 교사의 책임으로 나오는데, 차량 사고의 경우 교통정책의 문제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동두천에서 폭염 속 숨진 4살 아이 사망사건의 운전자가 평소에도 차 뒤편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며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은 하루에 10건씩 이런 운전을 할 것이다. 더 이른 아침엔 중·고교생, 낮에는 전세버스, 어린이집은 그 10건 중 하나다"라고 실태를 전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이 무용하다고 지적하며 운전기사 관리제도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렇게 사고를 저지른 운전기사가 다른 회사에 취직을 하면 아무도 모른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며 "운전자의 운행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빠르게 정책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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