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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일베, 노회찬 사망에 잇따르는 조롱글…‘오늘의 재기’ ‘노노 브라더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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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노을 기자) 23일 세상을 떠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두고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패륜적인 고인 능욕이 막무가내로 벌어지고 있다.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워마드와, 패륜적인 게시글로 여론의 비난을 받아온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엔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글들이 연이어 게시됐다. 노 원내대표가 남자, 또는 진보라는 이유에서다. 

노 원내대표는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모(49)씨 측으로부터 5000만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노 원내대표가 남긴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적법한 후원절차를 밟지 않은 데 대한 후회와 당원들을 향한 죄책감도 적혀 있었다. 

워마드엔 노 원내대표를 ‘햇님’과 비교하며 노 원내대표를 비꼬는 글들이 무분별하게 올라오고 있다. 햇님은 한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성별 때문에 탄핵당했다고 주장하며 박 전 대통령을 최고의 대통령이라 한다.

한 이용자는 “한남충들이 얼마나 소심하고 심약한 새가슴인지 알겠다”며 “의심받고 추궁만 받으면 다 죽어버린다. 그새를 못 견디고 그냥 개복치 XX듯 팍팍 XX버린다. 의지도 없고 근성도 없고 궁지에 몰리면 목숨을 내던지는 게 버릇”이라고 비꼬았다. 

‘햇님무죄’라는 문패를 달고 “다음 재기할 XX를 고르시오”란 글도 올라왔다. 해당 글엔 유명 남성 정치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보기로 제시됐다.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또 다른 이용자는 노 원내대표의 사망을 “오늘의 재기”라고 명명했다. 재기는 지난 2013년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마포대교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건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남성의 자살을 비하할 때 쓰인다.  

한 게시자는 “아파트 투신자살=회찬하다”라는 공식을 만들어 게시했다. 해당 글엔 동조댓글이 20개 넘게 달렸다.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에도 상식 선을 넘어선 글들이 잇따랐다. 

일베의 한 이용자는 ‘노회찬 XX기념 잔치국수 맛집 모음집’이라는 제목의 글에 서울 근처 10곳의 국수집 목록을 첨부했다. 해당 글에는 노 원내대표가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일을 맞아 잔치국수를 먹는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또 노 원내대표가 출연하던 시사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우리나라에서의 해고는 옥상에서 떨어지는 충격이다”라고 한 장면을 두고 “뇌물죄로 국회의원 해고당하려니까 바로 옥상에서 떨어져 버렸다. 언행일치”라고 조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을 거론하며 “덕분에 노노 브라더스 탄생”이라고 쓴 이용자도 있다. 

노 원내대표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애도의 댓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막말도 포함됐다. 

한 이용자는 “누가 너(노 원내대표를 가르키는 말)를 밀었냐”며 “아무튼 이왕 먼저 죽은 김에 영겁의 세월 고생하라. 오늘 너 덕에 많이 웃는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자살 축하한다”고 했다.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전문가들은 워마드와 일베 유저들의 인정욕구와 냉소주의로 조롱 글이 남발된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워마드와 일베는 우리 사회에서 고립된 집단이며 이에 따른 상실감과 박탈감, 불안함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이 욕구를 유명인을 조롱하며 실시간 검색어 등에 오르는 것,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채운다”고 봤다.

임 교수는 “이런 행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이들은 사회 내 존재감을 키웠다는 데 만족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택광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워마드와 일베의 놀이문화는 ‘진지함’을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조롱하는 것 또한 정치적 목적이나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냉소주의적 문화가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이런 냉소주의적 문화는 ‘이 세상은 썩었고 나만이 진리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들은 사회적으로 가해지는 비판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고 오히려 그 행동을 우습게 본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9시38분께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원내대표는 4장의 유서에서 드루킹 사건 수사와 관련한 심정과 가족들에게 미안함 마음을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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