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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화영’ 이환 감독, 10대들만의 이야기 아냐...“관심받지 못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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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희주 기자) 이환 감독이 자신의 첫 장편영화 ‘박화영’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3가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박화영’의 이환 감독을 만났다.

영화 ‘박화영’은 들어는 봤지만, 본 적은 없는 지금 이 땅의 10대들의 생존기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으로 동갑내기 친구들로부터 엄마로 불린 소녀 박화영이라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

이환 감독은 2002년 독립영화 ‘실종자들’로 데뷔한 배우다. 그는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의 영재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영화 ‘암살’과 ‘밀정’ 등에서 꾸준히 연기자로 활약해왔다. 그런 그가 여러 편의 단편작 연출 이후 최근 첫 장편영화 ‘박화영’으로 관객들을 찾아온 것이다.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배우 출신 감독인 이환 감독에게 연출의 계기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편협한 이유였다”라고 운을 뗐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갈 때 연애를 지독하게 하다가 헤어졌다. 헤어진 감정 정리가 안 돼서 여러 방황을 하던 중에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박화영’을 두고 자신의 10대를 정리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표현한 그는 “‘박화영’은 10대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관심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10대들을 통해서 했다. 또 내가 경험했던 것들, 취재하고 들었던 것들, 그리고 내가 느끼고 있는 사회적인 것들을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다”라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환 감독은 “다큐멘터리, 성장 영화를 좋아한다”라며 10대 중 특히 여성의 감정선을 주로 담은 ‘박화영’을 두고 “내가 여자가 아니여서 조심스럽기도 했다. 배우들과 연기를 발전시키면서도 그 부분을 예민하게 신경을 많이 썼다. 남성 우월주의로 비칠까 봐 걱정했다”라며 작업 시의 고충을 전했다.

극 중 박화영은 자신을 ‘엄마’라고 표현하며 친구들의 ‘엄마’가 되려고 노력한다. 왜 그토록 박화영은 자신을 ‘엄마’로 상징화시키려 했을까.

“이건 개인적인 건데, (스스로에게) ‘성장’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됐다. 그 성장에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필요한데, 그 안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게 아버지보다는 엄마라는 존재였다. 사회적으로 봐도 ‘엄마’라는 두 글자, 한 단어가 누군가에게는 먹먹함을, 또 누군가에게는 증오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10대의 리얼한 삶을 그린 이환 감독에게 왜 10대의 삶에 이토록 큰 관심이 생겼는지를 물었다.

그는 “박화영처럼 치열하게 살진 않았지만, 나도 소위 말하는 말 안 듣는 아이들 중 하나였던 것 같다”라며 “사실 과거 아버지 세대에도 그럴 것이고 모든 10대는 다 치열하다고 생각한다. 또 영화와 같은 그런 10대들은 항상 존재해왔다. (영화 ‘박화영’은)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답했다.

이어 이환 감독은 10대를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인간이 성장하면서 만나는 첫 번째 사회. 하지만 이건 교과서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라며 “두 번째로는, 생각보다 더 처량하고 처참한 것. 그래서 10대에게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박화영’ 속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여러 요소 중 돋보인 건, 단연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력. 

그는 “배우들과 연기적인 측면보다는 그 친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같은 거라든지. 배우의 기준보다는 자기 정서와 자기표현, 설득을 많이 살리려고 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또 본격적인 촬영 전 배우들과 3개월간의 워크샵을 가지며 트레이닝 기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그는 이 영화를 소년원, 또 엄마의 부재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사람들이) 한 번 정도는 박화영 같은 친구들에 대해 곱씹어 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가 영화 ‘박화영’으로 10대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환 감독은 “딱히 메시지라고는..”이라고 운을 뗀 후 “제가 만들기를 ‘희망이 없다’라고 했지만, 그들에게 이렇게 극단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현재를 가장 자기 자신답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의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라며 10대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조심스레 전했다.

영화 ‘집’ 속 박화영 캐릭터의 확장판 격인 작품 ‘박화영’. 2편에 이어 박화영의 세 번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

이에 이환 감독은 단호히 “아니다”라며 “박화영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10대 영화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20대의 성장을 다루고 싶다”라며 “박화영 말고 세진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세진이가 만나는 세상은 대체 어떨지 궁금하다. 또 은미정이 만나는 처참한 사회는 어떨지도 생각한다”라며 그가 선보일 또 다른 성장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이환 감독/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이환 감독은 영화 ‘박화영’을 “기형적 관계, 인간, 외로움”에 관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이환 감독의 깊은 성찰이 담긴, 리얼 10대 생존기 ‘박화영’은 현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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