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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보좌관이 노동절에 경찰헬멧 쓰고 시민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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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이 경찰용 진압 장구를 착용한 채 노동절 집회에서 한 시민을 폭행하는 장면이 공개돼 마크롱이 궁지에 몰렸다.

야당들은 일제히 "대통령 보좌관이 왜 시위에서 경찰인 척하면서 시민을 폭행한 것이냐. 엘리제 궁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면서 공세에 나섰다.
 
일간 르몽드는 1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사복 차림에 진압용 헬멧을 쓴 채 노동절 시위에 참석한 한 남성을 폭행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작년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수행 경호팀장이었던 알렉상드르 베날라 보좌관(오른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수행 경호팀장이었던 알렉상드르 베날라 보좌관(오른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시민이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영상을 보면, 후드티에 청바지의 사복 차림에 경찰의 진압용 헬멧을 쓴 한 남자가 다른 경찰들과 함께 노동절 시위대로 보이는 한 여성을 끌고 가다가 젊은 남성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헬멧을 쓴 남성은 청년이 흥분하지 말라고 간청하면서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그의 목을 붙잡고 수차례 가격했다.

프랑스 경찰들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하는 등 주위에 있었고 문제의 남성이 폭력을 쓰는 모습도 봤지만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당시 집회에 참석해 상황을 목격한 낭테르대 역사학과 강사 제레미 페레르 바르토뮈 씨는 르몽드 인터뷰에서 "경찰들은 이런 집회에 흔히 나타나는 검은 복면을 한 시위대와 무정부주의자들을 쫓지도 않았고 폭행 사태를 방관했다"면서 "그 시민들은 카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일 수도 있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시위가 벌어진 곳은 파리 시내 라탱 지구로 팡테옹과 소르본대학 인근의 고풍스러운 카페가 많은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영상에서 다른 한 목격자는 상황을 보다 못해 "저 사람의 얼굴을 봐라. 그가 사람을 마구 때렸다"고 소리쳤고, 이에 놀란 헬멧 쓴 남성은 어디론가 황급히 사라졌다.

이 영상은 이후 소셜네트워크에 널리 공유됐으나 가해자의 신분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르몽드는 두 달간의 취재 끝에 문제의 가해자가 마크롱 대통령의 보좌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임을 확인했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 캠프에서 수행 경호팀장을 지낸 뒤 마크롱 집권 후 엘리제 궁의 안전문제를 담당하는 보좌관으로 입성했다. 그는 마크롱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제 궁의 해명에 따르면 그는 노동절 직전 경찰 옆에서 대규모 도심 집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펴보겠다면서 상관에게 승인을 요청했고 담당국장은 단순히 관찰만 하는 조건으로 이를 허가했다.

그러나 영상이 공개된 뒤 베날라가 문제의 인물임을 파악한 엘리제 궁은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파면된다"는 조건으로 그에게 15일 정직 처분을 내렸다.

베날라는 정직 이후에는 복귀해서 국가 주요 행사의 경호 문제를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을 한 뒤 벌인 국가대표팀의 대대적인 환영행사 경호 총괄도 그가 담당했다고 한다.

엘리제궁 측은 르몽드의 보도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파면 직전의 단계로 보면 된다"면서 그를 곧 파면할 것임을 시사했다.

야당들은 일제히 마크롱 대통령과 엘리제 궁을 공격하고 나섰다.

공화당 브뤼노 르타이요 상원의원은 "경찰관 신분이 아닌 사람이, 그것도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인 보좌관이 집회 참가 시민을 폭행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로랑 보키에 당 대표도 사태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엘리제 궁을 궁지로 몰았다.

파리 검찰청은 베날라의 시민 폭행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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