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등학교 국어교사, 고전문학 ‘구지가’ 수업 중 ‘성희롱 발언’으로 교체당해…해당 고교 졸업생들 반박

(톱스타뉴스 김현서 기자) 인천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고전문학 수업을 진행하던 중 ‘성희롱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교체됐다.

16일 인천시교육청 측은 인천 모 사립학교 교사가 국가인권위원회에 학교 측으로부터 받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A교사는 “고대가요 구지가 의미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거북이 머리’라는 특정 단어가 남근을 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한 학생 학부모가 성희롱이라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항의했다.

또한 그는 “교과서를 가르치던 중 수메르어에서 바다를 뜻하는 ‘마르(mar)’라는 단어가 자궁을 뜻하기도 한다고 했는데 이를 자궁 얘기를 했다고 치부했다”며 “광한루에서 춘향이 그네 타던 곳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이몽룡은 아마 춘향이 다리 정도만 보고 그에 반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성희롱으로 판단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A 교사는 이같은 조치가 “수업의 전체적인 맥락을 배제한 채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학교는 사안을 조사하는 성고충심의위원회에 조사 보고서를 내기 전 양측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하지만 그런 과정도 없었다”고 한탄했다.

앞서 학교 측은 학부모 민원을 받고 학생들으 상대로 전수조사를 진행한뒤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A 교사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결론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2학기 동안 해당 학급 국어교사를 다른 교사로 교체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이와관련 학교 졸업생들은 A 교사 페이스북에 이같은 학교 측 조치가 부당하다며 반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학생은 “수업 중 나온 단어와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말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였다며 “(선생님이) 뜬금없이 성 얘기를 꺼내신 게 아니고 수업 내용 일부인데 몰아가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다른 학생은 “문학은 사람마다 해석하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는 과목이라 선생님이 이미 나와 있는 말들로 그런 부분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신 것 같다”며 학교의 판단을 반박했다.

이와관련 시교육청은 A 교사의 감사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학교가 A 교사에게 교체 조치를 내린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아래는 문제가된 ‘구지가’의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