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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국군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사찰·팽목항 구조현장·단원고’서 조직적 기무 활동 벌여…보수단체 맞불집회 열도록 정보 제공도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8.07.0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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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기자] 국군 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참사에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이 발견됐다. 기무사가 사고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팽목항 구조현장뿐만 아니라 단원고에서도 기무활동을 벌인 정황이 확인됐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TF는 2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활동 등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던 중, 기무사가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사TF는 이번 문건이 "'예비역 사이버 전사(戰士)' 운용 계획, 시위정보 제공 등 안보 단체를 동원한 여론조작 정황을 발견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조사TF가 이번에 발견한 '세월호 180일 간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사고발생 13일째였던 지난 2014년 4월28일 세월호 관련 현장상황 파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같은 해 5월13일 참모장을 TF장으로 하는 '세월호 관련 TF'로 확대 운영해 10월12일까지 약 6개월간 운영했다.

기무사 '세월호 관련 TF'는 당시 참모장(육군 소장)을 TF장으로 사령부와 현장 기무부대원 등 60명으로 구성됐으며, 유가족 지원, 탐색구조·인양, 불순세력관리 등으로 업무를 나눴다. 

특히 참모장은 기무사령관에게 직접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직위로서, 당시 이재수 기무사령관도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았을 개연성은 있다. TF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하기 제한된다"며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전 사령관은 TF활동이 끝난 10월13일 이임식을 가진 후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발견된 자료에는 세월호 탐색구조와 선체인양 등 군(軍) 구조작전 관련 동정 보고 문건뿐만 아니라, '실종자 가족 및 가족대책위 동향',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상 탐색구조 종결 설득 방안', '유가족 요구사항 무분별 수용 분위기 근절', '국회 동정' 등 보고 문건이 포함돼 있었다고 조사TF는 전했다.

문건별로 살펴보면 '실종자 가족 및 가족대책위 동향' 문건은 실종자 가족과 가족대책위 대표 인물의 성명, 관계, 경력 등을 정리하고 성향을 강경·중도 등으로 분류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상 탐색구조 종결 설득 방안' 문건은 실종자 가족 대상으로 탐색구조 종결을 설득할 논리 및 방안이 서술돼 있었다. 

'유가족 요구사항 무분별 수용 분위기 근절' 문건은 유가족들이 무분별한 요구를 한다는 전제로 유가족들에게 국민적 비난 여론을 전달해 이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또 구조 현장인 팽목항 뿐 아니라 안산 단원고에도 기무 활동관이 배치돼 일일 보고를 한 정황도 발견됐다.

특히 국군기부사령부령에 따라 기무사의 직무범위에 민간인 사찰은 포함되지 않는 만큼, 국방부 검찰단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대해서 추가적인 조사를 할 방침이다.

이수동 국방부검찰단장은 "유가족 동향을 파악한다는 것은 기무사의 직무범위를 넘는 걸로 상식적으로 보여진다"며 "세부적으로 조사해야 하지만, 어떤 식으로 동향을 파악하게 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무사가 보수단체들이 좌파집회에 대항하는 맞불집회를 열 수 있도록 소위 '좌파집회'(시민단체 집회 등) 정보를 달라는 요청에 응해 세월호 사건 관련 시국 집회 정보를 제공한 문서도 확인됐다.

국방부는 "조사TF는 이번에 확인된 의혹에 대해서 국방부검찰단으로 이첩, 위법사항 여부에 대해 확인 예정"이라며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해 특별법에 의해 활동 예정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관련 자료 제공 등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군기무사령부가 보수세력인 안보단체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예비역 사이버 전사(戰士) 육성 계획을 수립해 실시하는 등 안보단체를 활용한 전방위적인 정치관여 의혹이 드러났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TF는 2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활동 등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던 중, 기무사가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에 나온 문건(왼쪽)은 실종자 가족 대상으로 탐색구조 종결을 설득할 논리 및 방안을 서술한 것이다. 오른쪽은 단원고에서 기무 활동관이 일일보고한 정황 / 뉴시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TF는 2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활동 등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던 중, 기무사가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에 나온 문건은 실종자 가족 및 가족대책위 대표 인물의 성명, 관계, 경력 등을 정리하고 성향을 강경·중도 등으로 분류한 것이다 / 뉴시스

국방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TF는 2일 최종결과(5차)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TF에 따르면 기무사는 지난 2008년 3월께 청와대 지시로 특정현안에 보수세력으로 대응할 안보단체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비영리 민간단체 정부예산 지원에 개입하고 지역별 안보협의회 결성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유명 예비역이 기고문을 작성하면 사례비를 지급하고 예비역·보수단체 관계자 명절선물 제공과 해외 예비역 초청행사 등을 하기도 했다.

또 기무사는 지난 2012년 2~12월 '예비역 사이버 전사(戰士) 육성 계획'에 따라 예비역 단체 홈페이지 관리자에 대한 교육 및 격려 활동을 했다. 

2009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기무사가 작성한 국방·정부정책 홍보기사를 보수단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웹진 형태로 발행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2014년 4월께 세월호 관련 유가족 모니터링 등 현장지원 TF를 6개월 간 운영하고 세월호 추모 집회 등에 대응한 안보단체의 맞불집회를 위한 좌파 시위 정보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무사는 2014년 1월에 논란이 됐던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지지 확산을 위해 안보단체 등에 접촉해 여론지지 요청을 하기도 했다. 

TF관계자는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채택되도록 기무사 요원들이 안보단체를 방문해서 내용을 숙지해서 지지할 것을 요청했다"며 "다만 그 이후에 안보단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TF는 2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활동 등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던 중, 기무사가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에 나온 문건(왼쪽)은 실종자 가족 대상으로 탐색구조 종결을 설득할 논리 및 방안을 서술한 것이다. 오른쪽은 단원고에서 기무 활동관이 일일보고한 정황 / 뉴시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TF는 2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사이버 댓글활동 등 여론조작 행위를 조사하던 중, 기무사가 온라인상의 여론조작을 넘어 세월호 사건에도 조직적으로 관여한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에 나온 문건(왼쪽)은 실종자 가족 대상으로 탐색구조 종결을 설득할 논리 및 방안을 서술한 것이다. 오른쪽은 단원고에서 기무 활동관이 일일보고한 정황 / 뉴시스

이 밖에 기무사는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방위사업청 고위공무원 등 국방과 관련해 이전 정권과 연계된 사람들에 대한 척결 명단을 작성하고, 전교조 관여 교육공무원 인적쇄신 명단을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정부 인사정책에 관여한 정황까지 확인됐다.

특히 국방 관련 척결명단에는 당시 KIDA(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었던 서주석 현 국방부 차관도 포함돼 있었다. 4대강 사업 관련 홍보가 '정치적 사안'이라 주저한다는 이유로 국방부 교육정책관 이모씨에 대한 인적 쇄신 조치를 건의한 문건도 확인됐다. 명단에는 현역장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 국방부 내에서 소문으로만 돌았던 이른바 '좌파장교 리스트'가 이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문건들이 2008년 말에 작성된 것들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이와 관련된 인물들을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8년 3월~2010년 4월 기무사령관을 지낸 김종태 전 의원의 경우에도 정치관여·직권남용 혐의의 공소시효가 각각 5년, 7년이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TF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소시효가 지난 측면 있어서 적극적으로 확인하기에는 제한된다"며 "국방부 검찰단에 넘어오더라도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제한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10년 1월~2012년 3월 청와대 뉴미디어홍보비서관실 지시로 해외 국정홍보 활동 등에 기무사령부 소속 어학병 등을 동원한 사실도 추가적으로 확인됐다.

어학병 34명과 간부 4명 총 38명으로 구성된 '해외홍보팀'은 2010년 서울 G20정상회의,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홍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파리 7대학 명예박사 수락 연설문 홍보, 위키피디아 인물정보 검색·수정 등 활동을 했다.

이 밖에 TF는 사이버사령부에서 강제전출된 고(故) 김모씨가 양심선언 준비 중 지난 2014년 6월 의문의 교통 사망사고를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김씨의 근무상황, 사망상황 등을 조사한 결과, 통상의 교통사고 사망으로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국방부는 "현재 군사법원에 기소 중인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을 엄정히 수행할 예정"이라며 "추가 확인이 필요한 내용 등은 조사TF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인계해 남은 의혹에 대해서도 민간 검찰 및 경찰 등과 원활히 공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과거 정부에 있었던 군의 정치적 개입과 같은 불법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시키기 위해 국방개혁2.0에 군인의 정치적 중립 준수 및 보장 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법령과 조직, 제도를 철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30일 한차례 활동연장을 했던 조사TF는 이날 2차로 연장된 활동기한이 만료됐다. TF는 그동안 사이버사령부 댓글활동 관련 청와대·김관진 전 장관·국정원 관여 의혹, 사이버사령부 댓글사건 관련 부실수사 의혹, 기무사 댓글 활동 등 사이버 공간상 정치관여 의혹 등에 대해 4차에 걸쳐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TF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 중순까지 댓글활동 등에 관여한 인원은 약 600여 명이고, 이 중 정치댓글을 작성한 인원은 약 170여명, 정치댓글은 2만1363건으로 확인됐다.

TF 활동은 종료되지만 관련 조사는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첩돼 계속 진행된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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