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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홍준표 나무’ 뽑혔다...‘기념 나무 앞 표지석은 제거 안 해’

  • 김희주 기자
  • 승인 2018.06.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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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기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016년 6월 취임 이후 3년 6개월 만에 1조3488억원에 달하던 채무를 모두 갚은 것을 기념해 경남도청 화단에 심은 ‘채무제로 나무’가 지난 27일 전격 철거됐다.

이날 오후 3시 포크레인을 동원해 작업 시작 5분여 만에 뿌리채 뽑혀 트럭으로 이송됐다.

이 나무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채무 제로’를 내세우며 재직 당시 심었던 기념식수로, 나무 앞에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남도지사 홍준표’라고 새긴 표지석이 자리하고 있다.

기념 나무 앞의 표지석은 제거하지 않았다.

홍준표 전 지사는 재임 시절 ‘채무제로 기념수’로 처음에 사과나무를 심었으나 5개월 만에 말라죽자 다시 주목으로 주목으로 교체해 심었다.

그러나 이 나무도 6개월 만에 시들어가자 지난해 4월 진주의 경상남도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기고, 이날 철거한 40년생 주목을 다시 심었다.

세 번째 심은 주목 역시 경남도의 관리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잎이 말라가자 보기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전격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부담(?)을 들어주기 위해 철거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경남운동본부 김영만 상임대표 등은 이날 ‘채무제로 나무’ 철거에 앞서 ‘허깨비 채무제로 표지석을 제거하라’, ‘채무제로 나무 보다 표지석이 더 문제다’는 문구의 펼침막을 들고 표지석도 제거하라고 요구했다.

김영만 상임대표는 “무상급식 중단, 진주의료원 폐쇄, 각종 기금 폐지 등을 통해 채무제로를 만든 것이다. 그것에 대해 우리는 지속해서 지적했다. 나무는 병들거나 말라 죽기도 하지만 표지석은 백년이고 천년이고 간다. 그런데 경남도가 오늘 반 일만 했다. 반 밖에 안 한 것이다. 표지석도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 도가 안 하면 우리 시민단체들이 삽하고 곡괭이 가져와서 강제로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016년 6월 1일 도청 정문 가운데에 심은 ‘채무제로 기념 나무’가 철거된 자리에 작업자들이 잔디를 심고 있다. 2018.06.27. / 뉴시스

이 단체는 지난해 9월 5일 ‘채무제로기념식수’ 표지석 앞에 ‘홍준표 적폐나무 즉각 철거하라’는 팻말을 세워놓았으며, 이날 나무 철거 전에 뽑혀져 도청 정문 경비실 옆에 놓여 있었다.

홍준표 지사 시절 행정부지사를 지낸 자유한국당 윤한홍(마산회원구) 국회의원은 이날 ‘채무제로 기념 나무’ 철거를 비판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윤 의원은 “김경수 도지사 당선자가 전임 홍준표 도지사의 업적이 눈에 거슬리는가 보다. 취임도 하기 전에 채무제로 기념 나무를 뽑아버린다고 한다”며 불편한 마음을 내비췄다.

윤 의원은 “과거 임명직 도지사, 시장 시절에는 지방자치단체에 채무가 거의 없었다. 임명된 도지사, 시장이 선출직이 아니니 세금으로 표를 얻어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며 “선택은 새로운 도지사 몫이겠지만 채무는 일단 생기면 계속 늘어나기 마련이기에 누가, 어떻게 갚을 것인지 심사숙고해서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전임 도지사가 정말 힘들게 이루어낸 채무제로 정책을 단지 흠집내기를 위한 정치적인 의도로 폐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일 밖에 모르는 아버지가 피땀 흘려 집 대출금 다 갚았더니 호의호식하던 자식이 물려받은 집을 담보로 흥청망청 쓰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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