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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녀’ 조민수, “프로와 프로가 만나는 과정이 즐거워” ②
  • 안윤지 기자
  • 승인 2018.06.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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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조민수가 ‘마녀’로 돌아왔다. 하지만 역시 이름에 걸맞게 흔하지 않은 캐릭터다. 남자 역할을 연기 한 조민수. 정말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톱스타뉴스는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 조민수를 만났다. 

영화 ‘마녀’는 10년 전 의문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자윤(김다미 분)이 어느덧 고등학생으로 자란다. 어려운 집안 사정을 극복하고자 상금이 걸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그 직후 의문의 사람들이 자윤의 주위를 맴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조민수는 극 중에서 닥터백 역으로,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 후 사라진 아이를 찾고 있는 박사. 자윤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닥터백은 앞서 말했듯 본래 남자가 하려고 했던 역할이었다. 그런 역을 조민수가 맡게 됐다.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내가 첫 번째 캐스팅이라는 게 좋았다. 그동안 활동을 안 했었는데도, 날 제일 먼저 찾았다는 게 행복했다. 글(시나리오)을 봤을 때 ‘나를 왜 결정했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믿었다. ‘마녀’가 만들어지는 과정보다 이게(캐스팅 당시가) 더 행복했다”

조민수는 닥터백을 연기하기 위해서 컬러 렌즈는 물론, 머리카락 색, 걸음걸이까지 모두 다 바꿨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 (닥터백을) 그릴까를 많이 생각했다. 감독님이 능력자들 사이에서 유일한 사람을 원하더라. 그래서 극에 조화로우면서도 닥터백에 어울리는 분장을 하려고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원하는 걸 하게 되면 정체가 된다. 그래서 프로들에게 나를 만지라고 했다. 프로와 프로가 만날 때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말투 또한, 바꿔야하는 영역 중 하나였다. 

“여성 화법은 ‘어땠어?’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떨어진다. 하지만 남성 화법은 ‘어땠나’ 식으로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내가 쓰는 말투에 얹혀 쓰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바꾸지 않고) 남성 화법으로 진행했다”

조민수는 “이런다고 확 뭐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영화란 작은 것들이 뭉쳐서 큰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하는 것들이 뭔지 모르겠지만 닥터백의 몇%라고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하며 캐릭터 형성에 대한 철학을 내비쳤다.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하나부터 열까지 ‘닥터백’의 삶을 만들어낸 조민수. 그가 닥터백으로서 가장 긴장되고, 기대됐던 장면은 첫 등장씬이었다고 전했다.

“첫발을 떼는 순간이 가장 고민되고 기대됐다. 내가 생각한 닥터백의 모습과 감독님이 생각한 닥터백의 모습이 다를 수도 있지 않은가. 이때 잘 들어가야 앞으로 연기의 길을 알 수 있다”

박훈정 감독은 이번 영화로 여성 느와르 장르를 처음 시도했다. 조민수 또한, 이런 액션은 처음이었을터. 

조민수는 “감독 칭찬을 많이 하면 안되는데”라고 말하면서도 박훈정 감독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외형적으로 만든 영화는 잔인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예전부터 조직적이고 규칙적인 삶을 살아왔더라”라며 “원래 모든 작품은 상상하는 재미로 만든다. 현실을 경험하는 사람은 상상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도 그게 상상일 뿐 이란 걸 아니까 미안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박훈정) 감독님은 규칙적인 생활을 했으니 밑바닥까지 상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민수는 끊임없이 ‘마녀’의 현장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마녀’ 이외에 가장 행복했던 촬영 현장이 또 있을까.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그는 함께 ‘모래시계’로 호흡을 맞췄던 故 김종학 감독을 떠올렸다.

조민수는 “TV 안에서 마지막 감독이 돌아간 것 아닌가 생각한다. 현장에서의 연출력이 대단하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이어 “장례식을 찍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컷’ 소리가 나도 감정이 멈춰지지 않더라. 그때 (김종학) 감독님이 내 어깨를 두 번 두들기고 ‘주변에 철수’라고 말했다. 이때 조명부터 시작해서 다 빠지기 시작했다”며 “감독님의 말씀은 배우로서 이 감정을 더 느끼라는 것이었다. 당시 상황과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연기의 슬럼프가 있을 때 고비를 넘기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조민수는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 김종학 감독이 남아있는 듯 살짝 눈물을 지었다.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조민수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최근 드라마 혹은 영화의 흐름에서 여성 배우들을 주연으로 한 작품이 꽤 보였다. 이번에 ‘마녀’에서는 조민수가 남자 역할을 맡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현상들은 미래로 본다면 의미 있는 일이다.

그 또한 “작은 소명이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커리어우먼의 역할은 의사, 변호사가 다였다. 그런데 이후에 의상 디자이너 또 지나서 나 까지 오게 된 것이다”라며 “앞으로 10년 뒤에는 역할에 대한 남녀분리가 없어질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천천히 익숙하게 만들면 대중들도 같이 익숙해지고, 또 직업군에 대한 편견에서도 멀어지지 않을까”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4년 만에 ‘마녀’로 돌아온 조민수. 그는 그동안 했던 작품들과 다르게 새로움에 도전했다. 앞으로 그의 도전을 보고 싶다면, 영화 ‘마녀’를 추천한다. ‘마녀’는 오늘(27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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