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효진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해 검찰의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내놨다. 그러면서 화살을 당시 국정원 쪽으로 돌렸다.
해당 보도의 배후에는 국정원이 있었다며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자고 제안했지만 검찰이 거절했다는 추가 폭로도 내놨다.
오늘(25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은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배후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지목한 내용을 보도했다.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뒤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입장문을 보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이메일 입장문에서 자신의 주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명과 정황을 추가로 공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한 보도에 검찰의 계획이나 개입이 없었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대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배후로 지목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내용이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KBS가 시계 수수 사실을 처음 보도한 2009년 4월 22일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저녁 식사 중 보도 내용을 보고 받고 “원세훈 원장이 이런 파렴치한 짓을 꾸몄다”고 욕을 하며 화를 냈다는 내용이다.
이 자리에는 김영호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과 정순영 국회 전문위원 등 고위 공무원 5명이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해당 보도가 국정원 대변인실의 개입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를 했던 SBS는 보도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주장으로 명예가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논두렁 시계’ 관련 의혹은 2009년 대검 중수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중 불거졌다.
KBS와 SBS의 보도를 통해 ‘고가 시계 수수’와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 등이 보도되면서 검찰은 피의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오늘(25일)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SBS의 보도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국정원의 행태와 보도 내용, 원세훈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 볼 때 그렇다는 내용이다.
이에 SBS는 “아무런 구체적 근거가 없고 순전히 자신의 추정에 불과한 것임을 인정했다”며 자체 조사에서 해당 보도의 취재원은 대검 관계자로 파악됐고 이인규 전 중수부장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논두렁 시계 보도 경위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전화를 직접 받았다는 주장이 나온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다음에 연락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수사 당시 국정원 직원들이 찾아와 혐의 사실을 언론에 흘리라고 제안해 화를 내며 이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JTBC 뉴스룸’은 매일 오후 8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