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이른바 ‘논두렁 시계’ 의혹을 언론에 알려 보도가 되고 조롱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으로 의심받는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일명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하면서 이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언론에 흘린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
그 보도 이후 논두렁 시계라는 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덕성과 자존심에 큰 타격을 주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가는 계기 중 하나가 됐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2009년 4월 22일 KBS에서 먼저 명품시계 수수 의혹을 보도했고 5월 13일 SBS는 ‘권양숙 여사가 당시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가 두려워 고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며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평생 지켜왔던 자존심과 도덕성에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을 내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보도가 나가고 10일 뒤 5월 23일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주기 위한 원세훈 국정원의 기획이었다. 이를 밝히면 다칠 사람이 많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정원 개혁위원회도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국정원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측근이었던 국정원 간부가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 ‘고가 시계 수수’ 건을 노무현 전 대통령 ‘망신 주기’ 선에서 활용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에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올해 5월 이 논두렁 시계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조사를 위해선 이인규 중수부장에 대한 조사가 1순위다.
그런데, 이인규 중수부장이 미국에서 발견된 것이다.
미주지역 여성 커뮤니티 미시USA(MissyUSA)에 지난 19일 '이인규'라는 제목의 사진 2장과 함께 다음 내용이 게시됐다.
"버지니아 애난데일 장원반점에서 와이프랑 딸이랑 밥먹네요. 침을 뱉어줘야 하나..
비오는데 기다렸다가 보니 이 차 타고 가네요. 파킹랏에 차들 사진 다 찍어놨다가 뭐 타고 가는지 확인하고 올립니다"
차량 넘버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독일산 외제차의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누리꾼들은 검찰이 이 사건을 조사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논두렁 시계와 관련해 검찰 조사가 예상되자,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황상 ‘도피성 출국’으로 비쳤다.
당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 조사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받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금까지 검찰이 이인규 중수부장에 대한 조사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2009년 5월 당시 KBS 보도국장은 고대영 KBS 전 사장이었고 당시 SBS 사장은 하금열 전 이명박정부 대통령 실장이었다. 지난 해 국정원 개혁위는 하금열 전 실장이 2009년 SBS 사장 당시에 국정원 직원과 접촉했다고 밝혔고, 하금열 전 실장은 이를 부인했다.
당시 논두렁 건을 최초로 보도한 SBS기자는 검찰을 통해 해당 사실을 취재했다고 국정원 개혁위에 밝혔다고 전했다.
논두렁에 버렸다는 식의 내용을 SBS 기자에게 흘린 검찰 당사자는 도대체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