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15일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해임 결정을 내리지 않는 대신 자진 사퇴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경총 회장단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장충동의 서울클럽에서 조찬 회의를 열고 송 부회장의 거취를 논의한 뒤 “사태 수습을 위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근 송 부회장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송 부회장의 충분한 소명을 들었다"며 "경총 회장단은 이번 사태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문제를 경총이 회원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경제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 조속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오전 7시30분부터 오전9시까지 한 시간반 가량 이어졌다. 회의에는 송 부회장도 직접 참석해 본인의 입장에 대한 소명 기회를 가졌다.
당초 회장단이 이날 회의를 통해 송 부회장의 해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회장단은 송 부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수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송 부회장의) 직무정지 상태는 그대로 가는 것"이라며 "(이사회를 개최하기 전) 조속한 변화와 원만한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송 부회장이 (회의에서) 질의응답도 많이 했고 충분히 소명을 했다"며 "거취를 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 자리에서 해임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회장단이 모여 송 부회장을 경질하는 것보다는 송 부회장이 직접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총 관계자는 “이 자리는 송 부회장의 해임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면서도 “송 부회장이 자진사퇴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손 회장이 여전히 하고 있고 거기에 회장단들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송 부회장에게도 소명 기회를 충분히 줬으니 본인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회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명확한 결론은 밝히지 않은 채 “회장단 일동이 전부 의견을 같이 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도 “계속 일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여전히 물러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에도 손 회장은 송 부회장과 독대한 뒤 최저임금 논란과 관련된 우려를 전하고 자진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회장도 이 자리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입장을 번복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 당시 송 부회장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관련해 노동계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사용자단체인 경총에는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후 송 부회장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은 채 재택근무를 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자 경총은 지난 11일 송 부회장에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송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결국 경총은 송 부회장의 경질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를 소집한 뒤 해임안을 의결하고 이를 임시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식이다. 총회에서 의결이 되면 공식적으로 송 부회장 해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경총은 오는 7월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8일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시행을 앞두고 고용노동부에 “개정법 시행 후 최소한 6개월의 계도 기간을 가지고 제도 연착륙을 도모해 달라”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