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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빈, 11년 만에 솔로로 돌아온 ‘숙녀’의 이야기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8.06.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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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유빈에게 원더걸스라는 타이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수식어다. 스무 살이던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한 유빈은 11년 만에 솔로로 컴백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첫 솔로 앨범 ‘도시여자(都市女子)’를 발매한 유빈을 만났다.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지난 2007년 9월 원더걸스 정규 1집 ‘The Wonder Years’로 데뷔한 유빈은 2017년 2월 원더걸스 굿바이 음원 ‘그려줘’를 발매했다.

이후 1년 4개월 만인 지난 6일 첫 솔로 앨범 ‘도시여자’의 타이틀곡 ‘숙녀 (淑女)’를 공개하며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했다.

컴백에 대해 유빈은 “고대했던 솔로 앨범이다. 모든 가수들은 솔로 앨범을 내고 싶어 하는 꿈이 있다. 이렇게 좋은 곡으로 나오게 돼서 정말 기쁘다”며 “처음이라 신중에 신중을 가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만큼 더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다. 헛된 시간을 보내진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빈은 이번 앨범에서 랩이 아닌 보컬에 도전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를 걸크러쉬 이미지의 래퍼로 생각하신다. 보컬리스트로 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서 바꾼 건 아니다”라며 “원더걸스 때부터 곡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에는 노래만 부르게 됐다.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했다. 솔로다 보니 디테일한 면을 신경 써야 됐기 때문에 레슨도 받았다. ‘숙녀’만은 완벽하게 부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타이틀곡 ‘숙녀’는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시대상을 반영한 2018년 버전 시티팝(City Pop)이다. 분주한 도시 속 남녀의 감정을 노래함과 동시에 상대방에게 당당하게 표현을 요구하는 도시여성의 모습을 멋지게 그려냈다.

시티팝을 지난해부터 즐겨 들었다는 유빈은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떤 장르가 저한테 잘 맞을지 고심을 많이 했다. 시티팝은 재즈, 펑크, 디스코, R&B 등 다양한 장르가 혼재되어 있다. 저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고 대중 분들도 신선해할 것 같아서 시티팝을 선택했다”며 “대중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첫 솔로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유빈은 시티팝을 구현하기 위해 김완선, 민해경, 이지연, 강애리자 등 국내 80년대 여자 가수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더걸스 때부터 레트로를 하면서 80년대 노래를 많이 들었다. 레트로를 한다면 완벽하게 그 시대를 구현해내고 재해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80년대에 유행한 어깨가 과장된 옷, 블링블링한 느낌, 웨이브 머리 등을 찾고 연구해서 이번 콘셉트가 탄생하게 됐다. 폰트도 옛날 느낌을 살리려고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곡과 콘셉트뿐만 아니라 안무에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됐다. 유빈은 “앨범 작업이 6개월 이상 걸렸는데 안무 구성이 한 달 걸렸다. 포인트 안무도 중요하지만 그 당시의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해서 그 시기를 아는 박진영 PD님과 안무가분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그 당시에는 동작과 박자가 모두 크고 단순화돼서 그때의 동작들을 참고해서 안무를 구성했다. 80년대 무대를 봤던 분들은 향수에 젖으실 거고 어린 친구들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워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숙녀’의 가사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유빈은 “제목은 ‘숙녀’지만 주체적이고 솔직하게 자기표현을 하는 도시여성을 그렸다. 저는 가사 속 주인공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솔직한 신여성이다”라고 밝혔다.

유빈은 ‘숙녀’를 도시여성들이 사랑을 하면서 겪는 일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에 적극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처의 두려움 때문에 머뭇거리는 순간이 담겼다.

그동안 유빈은 작사에도 여러 번 참여했다. 그는 “평소에 영화나 만화 보는 걸 정말 좋아해서 상상을 잘 한다. 지금까지 제가 썼던 가사들 대부분이 100% 상상이다”라며 “머릿속에 스토리텔링을 그려놓고 가사를 쓴다. 제 머릿속에서 그려진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어느덧 30대가 된 유빈. 유빈은 20대 전부를 원더걸스와 함께했다.

팀이었던 원더걸스 활동과 솔로로 컴백한 지금에 대해 유빈은 “많은 게 변했다. 원더걸스 시절의 좋은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나올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멤버들끼리 의지했었다면 이번에는 솔로로 혼자 완벽한 무대를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원더걸스가 했던 레트로는 미국 팝처럼 세련되고 정열적인 빨간색이라면 이번 솔로는 청량하고 도회적인 파란색에 가깝다. 빈티지한 색채가 강해서 비주얼, 청각적으로 차별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며 “예전에는 스무 살이었지만 이제는 제 의견을 피력하고 음악에 제 느낌을 녹아냈다. 음악을 들으면서 예전과는 다른 성숙해진 내면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원더걸스 멤버들은 솔로로 나온 유빈을 위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학업에 매진 중인 혜림은 유빈을 위해 쇼케이스 MC로 나섰다.

유빈은 “원더걸스 멤버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저도 힘이 되고 자극을 받는다. 저도 같은 원더걸스 멤버로서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친구들도 저처럼 힘내고 서로 응원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다. 그동안 멤버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이번 솔로 앨범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대해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각자 활동하지만 이런 면들에서 아직도 팀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월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한 유빈. 당시 유빈과 혜림은 남고 예은과 선미는 떠났다.

재계약에 대해 유빈은 “사실 별생각이 없었다. 처음부터 항상 같이 했고 JYP 식구 분들이 제가 뭘 좋아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특별한 고민이 없었다”며 “워낙 저를 잘 믿어주신다. 집 만한 곳은 없다”며 웃음을 보였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 PD에 대해서는 “회사에 11년가량 있으면서 박진영 PD님이 저를 오래 봐오셨다. 이번에는 ‘항상 열심히 해 왔으니까 평소 해 오던 것처럼 해라. 믿고 무대 올라가면 된다’며 격려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날 유빈은 앨범과 원더걸스 얘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다양한 이야기도 전했다.

최근에는 빈티지 사운드에 빠져 LP만 틀어주는 카페에 가거나 LP를 많이 소장한 지인에게 LP를 빌려 집에서 듣는다고 했다.

유빈은 가수라는 직업 만족도에 대해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배제하더라도 만족도는 99.9%다.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거였고 무대와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고 강조했다.

99.9% 중 유빈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시상식에서 처음 대상을 받았을 때다. 당시 유빈은 꿈에 그리던 시상식에서 상을 받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유빈 / JYP엔터테인먼트

원더걸스 이후 솔로로 나오기까지 유빈은 많은 고민을 거쳤다. 곡의 장르, 자신의 색깔, 어필 등 여러 가지 고민을 거친 후에 솔로로 컴백하게 됐다.

결국 유빈이 가진 색깔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그동안은 원더걸스나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처럼 걸크러쉬를 가진 래퍼의 모습을 보였다면 내면에는 여성스러움과 털털함이 공존했다.

유빈은 이번 앨범을 통해 “다음 앨범이 기대되고 또 듣고 싶은 솔로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컴백과 동시에 다양한 예능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는 유빈. 솔로로 나온 유빈의 다음 색깔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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