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허스토리’ 민규동 감독, “또 위안부 영화? 이제 시작” 그의 진심이 담긴 영화

(톱스타뉴스 김하연 기자) 민규동 감독이 ‘허스토리’를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허스토리’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민규동 감독을 비롯해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준한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총 6년의 기간 동안 23번의 재판을 치른 10명의 원고단과 13명의 변호인 이야기를 그렸다.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 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 

민규동 감독은 “10년 전부터 위안부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누가 보겠냐’, ‘불편한 이야기를 굳이?’라는 질문들 속에서 좌절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다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부끄러워서 더는 이러고 싶지 않단 생각에 시나리오를 세 편 정도 썼다. 그 시나리오들 모두 다 40년 전 위안부 관련 이야기였다. 그렇게 조사를 하던 중 관부 재판 기록을 보게 됐고, 이 이야기가 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하다가 그 안에 많은 서사가 있는 걸 발견하고 영화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관부 재판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와 과정을 밝혔다. 

앞서 90년대 초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행동이 가슴 속에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달아주었다고 말한 민규동 감독.

그는 “위안부를 주제로 한 영화라고 하면 보통 ‘민족의 대표적인 희생양’이나 ‘꽃다운 처녀’, ‘짓밟힌 자존심’ 등 민족 전체의 큰 상처로 언급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위안부에 대해 잘 알 것으로 생각한 게 많은데 ‘허스토리’에서는 우리가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는 할머님들의 개별적인 아픔을 다루고 싶었다”라며 ‘허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이야기 했다. 

상징적인 존재가 아닌 한 명의 여성으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라는 후문. 

특히 민규동 감독은 “이런 영화를 만든다고 세상이 달라지냐”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세상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조금씩 바뀌니까. 그게 세상이 바뀌는 작은 신호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게 될 대중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위안부 관련된 영화가 굉장히 많이 만들어진 것 같은데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또 위안부 영화야?’ 이렇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며 “이 영화는 법정 드라마기도 하고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니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의 기간, 23번의 재판, 10명의 원고단과 13명의 무료 변호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허스토리’는 6월 27일 개봉한다.